[꿀딴지곰 겜덕연구소] 카드로 만나는 무한한 판타지의 세계!! TCG의 역사적 발자취!

(해당 기사는 지난 2021년 4월 1일 네이버 포스트 게임동아 꿀딴지곰 겜덕연구소를 통해서 먼저 소개된 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 [꿀딴지곰 겜덕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조기자입니다. 이번에도 지식인에서 고전게임 전문 답변가로 활동하고 계신 꿀딴지곰님을 모셨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카드 게이머들이 사족을 못쓰는 게임 장르인 TCG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했던 그 시절 TCG!]

꿀딴지곰 : 카드가 어지럽게 널려있는 테이블, 그리고 손에 든 카드를 두고 치열한 눈치싸움을 하고 있는 두 사람. 당신이 가지고 있는 카드는 함정카드와 마법공격을 할 수 있는 카드뿐. 거대한 몬스터를 소환할 수 있는 카드를 꺼내든 상대에 맞서 당신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겠습니까?

이는 트레이딩 카드 게임(Trading Card Game), 많은 이들에게 ‘TCG’로 불리는 게임을 즐길 때 펼쳐지는 흔한 상황 중 하나입니다. 전국의 초등학생들을 ‘듀얼리스트’로 만들어 버린 유명 애니메이션 ‘유희왕’을 통해 국내 게이머들에게도 잘 알려진 TCG는 다양한 능력을 지닌 카드로 ‘덱’을 만들어 상대와 카드 대결을 펼치는 독특한 방식으로 진행되는 게임이죠.

조기자 : 사실 어렸을때 직접 카드를 들고 상상력을 뿜으며 대결을 펼쳤던 분들이 상대적으로 많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반면에 푹 빠져들면 도저히 헤어나올 수 없는 매력을 가진 게 또 이 TCG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꿀딴지곰 : 음.. 그렇군요. 그래도 저는 생각이 좀 다른게, 저는 이 TCG가 상당히 대중적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얼핏 생각하면 카드를 사용해 대결을 펼치는 장르로 한정해서 생각될 수도 있지만, 테이블에서 게이머가 직접 대결을 펼치는 ‘보드게임’부터 영화, 만화 등의 유명 작품의 등장인물 혹은 캐릭터를 카드화시켜 대전을 펼치는 ‘캐릭터 TCG’, 그리고 ‘스포츠 매니지먼트게임’에 이르기까지 수 많은 인기 게임에서 사용되는 장르하고 생각하거든요.

특히, 포켓몬스터와 같은 다양한 스킬을 지닌 캐릭터 간의 대전을 벌이는 방식의 ‘육성 RPG’를 비롯해 주사위를 굴리며 다양한 시나리오를 탐험할 수 있는 TRPG가 콘솔, PC, 온라인 등에도 진출할 수 있는 요소(캐릭터 수치의 일반화, 아이템의 객관적인 분류)를 제공한 것은 물론, 전략, 액션, 스포츠 등의 장르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봅니다. TCG가 게임에 미친 영향은 실로 방대하다고 할 수 있겠죠. ^^

[게임의 소중한 한 단면, TCG의 발자취를 살펴보자!]

꿀딴지곰 : TCG의 가장 큰 특징은 거대한 시나리오 즉 ‘캠페인’이 지속적으로 제공되며, 해당 ‘캠페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카드 덱’이 정해져 있고, 매 게임마다 덱을 자유롭게 교체하며 전투를 벌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확산성 밀리언아서’, ‘하스스톤’과 같이 오로지 자신이 보유한 카드만을 사용하는 ‘카드 배틀’ 식의 게임과는 다소 차이가 있어 최근에는 ‘수집형 카드 게임’(Collectible Card Game) 이른바 ‘CCG’로 따로 분류하는 추세이기도 하죠.

조기자 : 네. 확실히 시대가 지나면서 발전도 했고 플랫폼도 변했고요.. 그래서 여러가지로 장르에 대한 설명도 다르고 또 논란도 생길 수 있는 부분이라 봅니다.

그래서 우선은 이 TCG가 어떻게 생겨났으며, 어떤 작품들이 이 방대한 TCG의 세계에 속해있는지를 먼저 정의하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

(이번 포스팅에 절대 빠질 수 없는 게임, '매직더개더링')
(이번 포스팅에 절대 빠질 수 없는 게임, '매직더개더링')

꿀딴지곰 : 사실 TCG의 근간이 되는 캐릭터를 카드로 등장시킨다는 개념은 ‘메이저리그 베이스볼 카드’와 같이 굉장히 오래된 방식 중 하나였다고 봅니다. 이러한 캐릭터 카드에 특징을 가진 카드를 만들어 ‘덱’을 구성하고 이 ‘덱’을 통해 대결을 펼치는 방식을 고안한 이는 게임계의 인물이 아닌 미국의 수학자 리처드 가필드(Richard Garfield)였지요.

당시 박사과정을 밞고 있던 리처드는 지금으로부터 28년전인 1993년에 다양한 TRPG를 판매하던 ‘위저드 오브 더 코스트’를 방문해 자신이 고안한 게임을 판매하려고 했지만, 인쇄비가 너무 많이 든다는 이유로 거절당하게 됩니다.

하지만 리처드의 게임은 ‘위저드 오브 더 코스트’의 사장이었던 ‘피터 에킨슨’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고, TRPG의 모든 요소를 구현하기 보다는 리처드가 고안한 ‘카드 덱을 통한 대결'을 메인으로 게임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하게 되죠.

그래서 우여곡절 끝에 출시된 게임이 바로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세계 수백 만의 팬을 거느린 게임이자, 세계 최초의 TCG, '원조 유희왕’으로 불리는 ‘매직더개더링’입니다.

(매직더개더링 신들의 피조물 일러스트)
(매직더개더링 신들의 피조물 일러스트)

꿀딴지곰 : 이 ‘매직더개더링’의 묘미는 바로 절묘한 밸런스를 지닌 수 천 종의 카드에 있습니다.

수학자인 리처드는 수 백 가지의 조합을 통해 승부를 가리는 ‘포커’와 같이 카드 배틀 게임에는 다양한 요소가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이에 카드를 사용하는 비용을 지불하고(코스트와 마나 시스템), 서로 물리고 물리는 관계를 지닌 5종의 색으로 카드를 나눔으로써 다양한 조합을 가진 ‘카드 덱’이라는 개념을 탄생시켰죠.

조기자 : 이 부분입니다. 진심 리처드가 천재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에요; 첫 시도에서 이렇게 다양한 조합을 연구하다니.. 테트리스를 개발한 사람도 그런 류의 천재가 아니었을까 생각되고요..;

꿀딴지곰 : 흐흐.. ‘서로간의 명확한 장점과 단점을 지닌 5가지 색을 바탕으로 다양한 카드를 지닌 ‘덱’을 통해 일정 가격(마나)을 지불하고 카드를 선보여 상대와 대결을 벌인다’는 이 획기적인 아이디어는 ‘TCG’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TRPG를 만들던 회사에 불과했던 ‘위자드 오브 더 코스트’가 1997년 ‘D&D’의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는 ‘택티컬 스튜디오 룰스’(Tactical Studies Rules)를 인수할 정도로 성장시키기에 이르게 됩니다.

(택티컬 스튜디오 룰스를 인수한 위자드 오브 더 코스트)
(택티컬 스튜디오 룰스를 인수한 위자드 오브 더 코스트)

꿀딴지곰 : 이렇듯 ‘매직더개더링’은 그 특유의 게임성으로 전세계에 카드 배틀 게임의 문을 활짝 열었고, 1994년과 1995년 사이 수 많은 유사 게임들이 쏟아지기 시작하죠. 더욱이 사실상 TCG의 저작권을 지니고 있던 ‘위자드 오브 더 코스트’가 미국의 ‘해즈브로’에 1999년 3억2,500만 달러(한화 약 3천 615억)에 인수되면서 포켓몬 등 다양한 소재가 등장하며 TCG는 저변을 더욱 넓혀 나가게 됩니다.

(모바일 시대로 넘어와 일본식으로 발전한 TCG들)
(모바일 시대로 넘어와 일본식으로 발전한 TCG들)

꿀딴지곰 : 이렇듯 TCG는 많은 이들에게 인기를 얻었지만, 인쇄된 종이카드를 통해 대결을 펼치는 보드게임 형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즐길 수 있는 게이머가 제안되는 ‘장소의 한계’가 명확한 장르이기도 했습니다.

또 한가지 놀라운 사실은, ‘위자드 오브 더 코스트’가 ‘리처드 가필드’가 고안한 아이디어에 대한 특허를 냈는데, 그것은 바로 ‘카드를 덱으로 만든다’는 개념에 대한 특허였다는 점이죠.

이는 카드를 통해 대결을 펼치는 모든 게임에 적용되는 것으로,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카드 덱’을 활용한 게임의 경우 ‘위자드 오브 더 코스트’와 ‘리처드 가필드’에게 로열티를 내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TCG의 핵심인 ‘카드 덱’에 대한 개념에 대한 특허를 지닌 ‘매직더개더링’이었지만, 이 특허는 북미를 비롯한 서구권에 한정되어 있었고, 특허에 대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일본에서 이 TCG를 활용한 다양한 게임이 쏟아지기 시작한 것이죠.

꿀딴지곰 :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이 카드를 마지막으로 내 턴을 마친다!”라는 대사로 온 동네를 시끌벅적하게 만든 ‘유희왕 오피셜 카드게임’(이하 ‘유희왕 OCG’) 입니다.

‘유희왕 OCG’는 만화가 ‘타카하시 카즈키’가 1996년 일본의 소년 점프에서 연재를 시작한 유희왕의 세계관에서 등장하는 ‘매직&위저드’라는 게임을 그대로 구현시킨 TCG인데요, ‘매직더개더링’과는 달리 카드 별 스킬을 단순화 시켜 보다 객관적으로 카드배틀(유희왕에서는 ‘듀얼’이라 부른다)을 펼칠 수 있게 하여 저연령층도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입니다.

(만화적 연출은 둘째 치고.. 저 머리 스타일은 도대체 어떻게?)
(만화적 연출은 둘째 치고.. 저 머리 스타일은 도대체 어떻게?)

조기자 : 흠.. 아무래도 원작 만화를 즐기는 분들이 저연령층이니까요. 필연적으로 조정된 부분이겠죠. 게다가 TCG가 아직 제대로 보급되기 전이었을테니 진입장벽을 낮출 필요도 있었을 거라 봅니다.

꿀딴지곰 : 그렇죠.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카드 배틀 게임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손꼽히는 유희왕의 카드 듀얼은 사실 만화 속 일회용 에피소드에서 출발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초창기 유희왕에서 카드 듀얼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고, 지금의 카드 듀얼에 대한 명확한 룰도 없는 그야말로 ‘어찌어찌하다가 주인공이 이기는’ 막무가내식 카드 배틀과 비슷한 모양새였거든요. ㅎㅎ

하지만 점차 연재가 장기화 되면서 만화 속 ‘매직&위저드’는 구체적인 룰이 등장하면서 자리를 잡아갔고, 이에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제작사 ‘토에이’를 통해 애니메이션으로 등장하게 되며 그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됩니다. 일본식 TCG의 개막이지요.

(하지만 실제로 구현이 가능한 머리 스타일이라는 게 밝혀졌다... 하하하)
(하지만 실제로 구현이 가능한 머리 스타일이라는 게 밝혀졌다... 하하하)

꿀딴지곰 : 이에 토에이는 1998년 만화 속에 등장하는 ‘매직&위저드’를 실제 TCG로 만들어 출시했지만, 절망적인 판매량을 기록하게 되죠. 그래서 그 후 ‘매직&위저드’의 판권을 모두 일본의 게임사 코나미에게 넘겨주게 되는데요,

이후 코나미는 1999년 ‘매직&위저드’의 이름을 ‘유희왕 듀얼 몬스터즈’로 바꾸는 동시에 애니메이션의 인기에 힘입은 카드 덱을 다수 출시하기 시작합니다. (유희왕 TCG는 새로운 덱이 나올 때마다 타이틀이 계속 변하기 때문에 본문에서는 2014년 확정된 ‘유희왕 OCG’로 표기합니다)

이렇게 인기 만화를 통해 게임의 룰과 대략적인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어 그 어떤 TCG보다 문턱이 낮았던 ‘유희왕 OCG’는 일본 전역의 학생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했고, 이런 인기에 힘입어 유희왕의 카드는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기 시작합니다. 새로운 전설이 시작된 것이지요.

(일본에서의 선풍적인 인기. 애니메이션의 힘이 컸다)
(일본에서의 선풍적인 인기. 애니메이션의 힘이 컸다)

꿀딴지곰 : 1999년으로부터 10년이 지난 2009년 8월, 세계 기네스북에 가장 많은 카드 판매량과 수익을 거둔 게임으로 등재된 ‘유희왕 OCG’는 2011년 카드 판매량 ‘251억 7천만 장’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또다시 기네스북을 경신할 정도로 코나미의 주력 사업으로 우뚝 서게 됩니다.

그리고 ‘유희왕 OCG’는 국내 TCG 시장의 열풍을 불러일으킨 주범이기도 한데, 2003년 대원C&A에서 세계 최초로 라이선스 발매하면서 국내에 상륙한 이후 애니메이션의 흥행과 함께,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게임의 기본 룰인 ‘카드 덱’을 맞추려면 다양한 카드를 구매해야 했고, 당시 초등학생의 구매가 상당했기 때문에 이들의 ‘유희왕 OCG’는 온갖 우려를 받으며 사회 문제시 되기도 했지요.

꿀딴지곰 : 어찌 보면 게임 특성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당시 많은 언론사들과 학부모 단체는 이 ‘유희왕 OCG’를 비롯한 카드 게임에 대한 초등학생들의 열풍에 부정적인 이야기를 쏟아내기에 이릅니다. 일단 초등학생이 빠졌다 싶으면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는 거죠.

조기자 : 공부에 방해가 된다.. 이런 거죠. 일단 배척하는 그 마음. 매번 당해온 게임업계이기에 잘 알지요 ^^ 물론 지금은 시간이 지나 온라인이나 모바일을 통해 TCG 장르의 게임이 등장하면서 카드 게임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긴 했지만요.

꿀딴지곰 : 이처럼 보드게임을 넘어 점차 영역을 넓혀 나가기 시작한 TCG는 수 많은 장르 속 게임에 녹아들어 등장하며 점차 게이머들에게 익숙한 장르로 인식되기 시작하는데요, 특히 공격, 방어 혹은 마법 능력 등의 카드를 통해 캐릭터를 등장시키고, 일정 카드를 모아 덱을 꾸려 전투를 벌이는 단순히 수치화된 카드 배틀 류의 TCG가 서서히 등장하기 시작하게 되죠.

특히, 스마트폰의 대중화를 통해 모바일게임이 붐이 일자 ‘모바일 TCG’를 표방한 게임들이 연이어 대성공을 거두며 TCG는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사이게임즈의 바하무트)
(사이게임즈의 바하무트)

꿀딴지곰 : 이 모바일 TCG의 포문을 연 게임이 바로 일본의 사이게임즈에서 개발한 ‘바하무트’와 스퀘어에닉스의 ‘확산성 밀리언아서’(이하 밀리언아서)였는데요,

이 두 게임 이전에도 일본에는 ‘소셜 게임’과 모바일 장르에서 다양한 TCG가 쏟아지고 있었지만, 이 ‘바하무트’와 ‘밀리언아서’는 특유의 뛰어난 게임성과 차별화를 통해 엄청난 흥행을 거두며, 모바일에 본격적인 TCG의 시대를 여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그렇죠 조기자님?

조기자 : 아 그렇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특히 '확밀아'는 국내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보여줬으니까요.

꿀딴지곰 : ‘사이게임즈’에서 개발한 바하무트는 카드를 통해 배틀을 벌이고, 레벨에 따라 코스트가 달라지며, 이 코스트에 맞춰 카드를 덱을 짜고, 강화와 합성을 통해 카드를 성장시키는 지금의 TCG에 대한 흥행요소를 모두 갖춘 게임이었다고 평가할만 합니다.

특히, 일본에서 내로라 하는 인기 일러스터들의 손끝에서 탄생한 일러스트들은 단순히 카드를 덱의 일부로 보는 것이 아닌 하나의 캐릭터로 인식하는데 부족함이 없었으며, 길드를 통해 다른 게이머들과 함께 카드 배틀을 벌이고, 서로의 정보를 주고 받는 등 소셜 요소까지 더해진 작품이기도 했죠.

꿀딴지곰 : 이러한 요소에 힘입어 ‘바하무트’는 상륙하는 국가마다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했고, 이런 ‘바하무트’의 흥행을 본 국내외 개발사들은 앞다투어 모바일 TCG를 주력으로 개발하기 시작하게 되죠.

다만 한국은 이러한 열풍에서 제외되어 있었는데, 그 이유는 결제가 유난히 불편한 다음 모바게 시스템의 한계과 홍보 부족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소가 더해지며 일어난 결과였다고 봅니다.

꿀딴지곰 : 스퀘어 애닉스의 주력 사업을 콘솔에서 모바일게임으로 전환환 계기가 된 작품이자 한국의 게임사 액토즈게임즈를 일약 중견 게임사로 발돋움 하게 한 모바일 TCG ‘밀리언아서’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게임입니다.

밀리언아서는 행동력과 배틀포인트를 통해 스테이지를 깨나가며 전투를 벌이는 ‘바하무트’ 식의 게임 플레이에 수백만 명의 ‘아서’들이 전투를 벌인다는 가상의 세계를 배경으로 스토리모드와 입수한 카드로 시작되는 캐릭터 시나리오를 등장시키며 단순한 카드 배틀을 넘어 흥미로운 세계관으로 점철된 RPG를 보는 듯한 재미를 게이머들에게 선사했죠.

조기자 : 기억납니다. 당시의 그 압도적인 인기!! 이후 모바일 TCG 붐이 일면서 국내 일러스트레이터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솟는 계기가 되기도 했죠.

(밀리언아서의 미려한 일러스트)
(밀리언아서의 미려한 일러스트)

꿀딴지곰 : 여기에 매 시즌마다 바뀌는 ‘배수 카드’(능력치에 비해 몇 배의 이상의 효과를 지닌 카드)의 등장은 게이머들로 하여금 밤낮을 가리지 않고, 카드 수집의 열을 올리게 만들었으며, 격파할수록 강해짐과 동시에 보상 카드를 제공하는 ‘보스’를 등장시켜 다른 게이머들과 함께하는 레이드 시스템을 선보이기도 했었죠.

조기자 : ㅎㅎ ‘보스전’에서도 배틀 포인트가 소모되기 때문에 가장 낮은 코스트의 카드로 공격해 보상을 노리는, 이른바 숟가락 얹기가 유행하기도 했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

꿀딴지곰 : 사실 밀리언아서가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 중 하나는 높은 등급의 카드를 얻기 위해서는 일정 과금이 필요하긴 했지만, 게이머의 노력에 따라 가장 최상위 카드 덱을 충분히 구축할 수 있었다는 점에 있다고 봅니다.

한계돌파 및 레벨 상승 등 카드를 강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등장해 이후 등장하는 모바일 TCG들의 좋은 과금 모델을 제시하기도 했고요.

조기자 : 으.. 게이머들의 입장에서 볼 때는 마냥 좋은 사례는 아니지만 말이죠.. (-_);;

꿀딴지곰 : 이러한 요소 때문에 밀리언아서는 2012년 4월 일본에서 발매된 이후(한국은 2012년 12월) 밀리언아서는 수 많은 수익을 거두며 일본을 비롯해 한국의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TCG가 주류 장르로 떠오르는 것에 혁혁한 공헌을 했고, 이후 수 많은 양산형 TCG가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밀리언아서 이후, 한국 게임시장의 TCG]

꿀딴지곰 : 온라인게임으로 등장한 TCG는 수려한 일러스트와 함께 카드를 성장시킬 수 있는 RPG 요소를 도입한 것은 물론, 보다 화려하고 다양한 게임 플레이를 선보여 MMORPG 중심의 한국 게임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더욱이 막강한 세계관을 지닌 블리자드와 국내 최대 게임사로 손꼽히는 넥슨에서 TCG 장르의 대형 프로젝트를 선보이는 등 점차 변방에서 벗어나 주류 장르로 발돋움하는 모습을 보였죠.

조기자 : 맞아요. 생각해보면 최근 '우마무스메'로 더 유명해진 사이게임즈도 국내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었고 말이죠.

(판타지 마스터즈)
(판타지 마스터즈)

꿀딴지곰 : 국내 게이머들에게 처음 온라인 TCG의 재미를 선사한 게임은 바로 2002년 3월 출시되었던 제오닉스의 ‘판타지마스터즈’입니다. (지금은 안타깝게도 ...서비스 종료.. ㅠ_ㅠ)

‘판타지마스터즈’는 다양한 스킬과 능력치를 지닌 카드를 육성할 수 있는 것을 비롯해 불, 물, 숲, 대지, 금속, 빛, 암흑 등의 속성을 비롯해 지난 2012년 추가된 무(無)속성까지 서로 상호관계에 있는 8종의 속성을 통해 카드덱을 꾸릴 수 있는 TCG의 기본적인 요소와 온라인 플레이를 결합한 게임이었죠.

여기에 카드를 소환할 때 지불하는 ‘소울’을 통한 전략적인 플레이와 방어&공격로 역할을 나눈 카드인 ‘유니트’, 하나의 카드에 특수 능력을 부여하는 ‘마법’, ‘유니트’ 혹은 ‘마법’을 거쳐야만 발동되는 ‘인챈트’ 등 다양한 콘텐츠가 등장해 여느 오프라인 TCG 못지않은 볼륨을 선보였고,

참여한 일러스트레이터들이 일약 유명인으로 떠오르는 등 국내 게임산업에서 일러스트레이터를 주목하게 만든 계기를 만든 게임 중 하나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소드걸스)
(소드걸스)

꿀딴지곰 : 이러한 ‘판타지마스터즈’의 인기는 보다 노골적으로 남성 게이머를 타겟으로 한 여성 캐릭터를 등장시킨 온라인 TCG인 ‘소드걸스’까지 이어지기도 헸습니다.

비록 지금은 수 많은 후발주자들에게 밀려 이전의 명성을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침체에 빠져있는 상황이지만, ‘판타지마스터즈’는 여전히 끊임 없는 업데이트를 이어가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죠.

그리고 이런 ‘판타지마스터즈’ 이후 온라인 TCG는 좀처럼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는데요, 더욱이 게임시장의 흐름 역시 빠르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모바일게임이 온라인게임을 넘어 대세로 자리매김하면서 더욱 자리를 잃어가는 듯 보였습니다.

(블리자드의 하스스톤)
(블리자드의 하스스톤)

꿀딴지곰 : 이러한 온라인 TCG에 다시금 카드 배틀의 열풍을 불러온 게임이 바로 블리자드의 ‘하스스톤: 워크래프트의 영웅들’(이하 하스스톤)입니다.

그 어느 게임보다 방대한 시나리오를 지니고 있는 블리자드의 수작 워크래프트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개발된 하스스톤은 전세계 게이머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수 많은 영웅들과 등장인물을 카드화 한 것은 물론, 스킬, 공격, 방어력 오로지 세 가지 요소로 공방을 벌이는 간편한 플레이를 선보이며 게이머들을 열광시켰죠.

꿀딴지곰 : 또 사이게임즈의 '섀도우버스'도 출시가 되었는데요, 이 게임은 '바하무트:배틀 오브 레전드'의 화려한 일러스트를 활용한 CCG 장르의 게임으로, 사전등록 30만 명을 기록하며, 출시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습니다.

이 게임은 각 7가지 캐릭터의 특색있는 클래스를 경험할 수 있는 메인 스토리 모드와 편의성을 배려한 직관적인 유저 인터페이스(UI)를 통해 진입장벽을 낮춘 모습이었는데요, 2017년도 말에 이미 전세계 1천만 다운로드를 달성할 정도로 기대를 모았죠.

조기자 : 국내에서 크게 잘되진 않았지만 별도의 e스포츠 리그를 진행하기도 했었습니다. 흐.

(섀도우버스 월드 그랑프리 2019 sasamumu 선수)
(섀도우버스 월드 그랑프리 2019 sasamumu 선수)

꿀딴지곰 : 이처럼 다시 부활의 조짐을 보인 TCG의 인기는 국내 게임사들의 주목을 끌기 충분했는데요, 하지만 방대한 세계관과 게이머들을 만족시킬 만한 독창적인 카드 시스템 그리고 다양한 매력을 지닌 카드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요소를 모두 담고 있는 대작 TCG를 개발하기란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죠.

이러한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게임이 바로 넥슨에 출시한 '마비노기 듀얼' 입니다.

(넥슨의 마비노기 듀얼)
(넥슨의 마비노기 듀얼)

꿀딴지곰 : ‘마비노기 듀얼’은 ‘마비노기 온라인’, ‘마비노기 영웅전’ 등의 게임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넥슨의 독보적인 게임 스튜디오로 꼽히는 ‘데브캣’에서 개발한 모바일 TCG인데요, 데브캣은 카드가 무작위로 뽑히는 ‘드로우’을 배제하고, ‘운’이라는 요소를 없앤 객관적인 플레이 시스템으로 전략적 플레이를 진행하도록 룰을 바꾸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여하튼, 이렇게 보드 게임, 콘솔, PC, 온라인, 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TCG는 자신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는 중입니다.

최근 좀 주춤하다곤 하지만 TCG는 여전히 글로벌 적으로도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여지고요, 앞으로는 과연 어떤 스릴 넘치는 방식의 TCG가 우리들을 즐겁게 해줄지 기대가 됩니다. ^^

조기자 : 휴.. 오늘은 이렇게 TCG에 대해서 속성으로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타이핑을 얼마나 했는지 손가락이 얼얼할 정도네요; 흐. 오늘도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교수님.

꿀딴지곰 : 네. 조기자님도 고생하셨습니다. 이전까지 TCG를 제대로 소개해본 적이 없어서 마음 한편에 빚이 있는 것 같았는데, 이제 해결이 된 것 같네요~

조기자 : 네에 교수님. 저도 그렇습니다. 오늘도 고생하셨습니다~ 이렇게 이번 시간에는 'TCG의 역사 및 발자취!’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았는데요, 혹시나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조기자 (igelau@donga.com)나 어릴적 추억의 고전게임 이름이 궁금할때 꿀딴지곰 지식인 질문하기http://kin.naver.com/profile/valmoonk 로 문의주시면 해결해드리겠습니다!

꿀딴지곰 소개 :

꿀딴지곰
꿀딴지곰

레트로 게임의 세계란 '알면 알수록 넓고 깊다'며 더욱 매진해야겠다는 레트로 게임 전문가. 10년째 지식인에서 사람들의 잊어버린 게임에 대한 추억을 찾아주고 있는 전문 앤서러이자 굉장한 수준의 레트로 게임 헌터이기도 하다.

조기자 소개 :

조기자
조기자

먼산을 보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나니 레트로 게임에 빠지게 되었다는 게임기자. MSX부터 시작해 과거 추억을 가진 게임물이라면 닥치는대로 분석하고 관심을 가지며, 레트로 게임의 저변 확대를 위해 레트로 장터나 네오팀 활동 등을 하고 있다. 다양한 레트로 게임 개조를 취미삼아 진행중이며 버추어파이터 쪽에서는 igelau로 알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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