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훤 부사장 “민트로켓은 넥슨이 가진 혁신과 참신함을 되살리는 조직이 될 것”

넥슨의 새로운 브랜드인 ‘민트로켓’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민트로켓’은 넥슨이 내부 개발자들의 창의력과 재미에 집중해 게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만들어진 일종의 서브 브랜드다.

‘민트로켓’의 가장 큰 특징은 개발자들이 최소한의 제약 속에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표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민트로켓
민트로켓

‘민트로켓’으로 출시되는 게임은 별도 프로젝트 발표나 심사 절차 없이 내부 테스트와 이용자들의 반응을 바탕으로 개발된다. 여기에 그래픽, BM(유료 콘텐츠) 구조, 사업성 등 내부 기준과 별개로 오롯이 재미와 독창성을 갖춘 게임을 선보인다는 기조 속에 아이디어를 가진 넥슨 직원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조직 구조로 되어 있기도 하다.

실제로 지난 ‘지스타 2018’에서 도트 감성 가득한 수중 어드벤처 장르 게임으로 큰 화제가 됐던 ‘데이브’를 새롭게 제작한 ‘데이브 더 다이버’가 오는 6월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 출시를 앞두고 있고, 팀 배틀 액션 장르 게임 ‘프로젝트TB’ 등 다양한 게임이 개발 중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넥슨은 과연 어떤 과정 속에 ‘민트로켓’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만든 것일까? 넥슨 신규 개발 조직을 총괄하는 김대훤 부사장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넥슨 김대훤 총괄 부사장
넥슨 김대훤 총괄 부사장

Q: 서브 브랜드를 새롭게 만든 이유는 무엇인가?

넥슨에 오래 다니면서 내부 기준을 맞추지 못해 좌초된 프로젝트를 수도 없이 많이 봐왔는데, 그중에 안타까운 것들이 많았다. 넥슨은 이전부터 과감하고, 창의적인 게임으로 성장한 회사다. 하지만 넥슨의 조직이 엄청나게 커진 만큼, 과연 과거처럼 새롭게 과감한 시도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에 많은 토론 끝에 과감하고, 참신한 게임을 선보일 수 있는 독립적인 조직을 별도로 가져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조그마한 프로젝트는 파악하기 쉽고, 특정한 재미를 구현하기 위한 수정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는데, 기획서보다는 아이디어를 제시한 사람을 믿고, 무한한 자유도를 주고, 적절한 인원과 기회를 제공하고자 ‘민트로켓’이라는 서브 브랜드를 만들게 되었다.

Q: 이전에 신규 개발 조직에서 프로젝트 규모에 따라 ‘BIG & Little’로 타이틀을 나눠서 준비 중이라 언급한 바 있다. ‘민트로켓’의 타이틀은 주로 ‘Little’(리틀)에 해당하나?

그렇다. ‘리틀’은 개성 있는 프로젝트를 만들자는 것이 주요 목적이었는데, 참신한 게임을 ‘민트로켓’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사실 넥슨이라는 거대 조직에서 개발자들이 게임을 만들다 보면 “이 게임을 넥슨의 이름으로 출시할 수 있나?”라고 스스로 자문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도전 의식이 위축될 수밖에 없고, 안정성을 위해 이런저런 요소를 붙이다 보면, 본질이 약화된다.

따라서 과감하게 “코어에 집중하고, 검증은 우리가 하겠다”라는 기조 아래 개발팀을 도와주는 것을 주요 과정으로 삼고 있다.

Q: 개발자는 ‘민트로켓’에 어떻게 참여할 수 있나?

핵심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디렉터는 내부에서 발탁할 예정이다. 제약이 별로 없는 만큼 사람을 믿는 것이 중요한데, 그렇다면 그 사람을 잘 알아야 해서 내부에서 의지와 ‘에지’ 있는 생각을 하는 이들을 과감히 발탁할 예정이다. 개발팀 규모는 20명~30명 사이로, 게임의 역량이 낮더라도 재미만 구현할 수 있는 생각을 가진 이들을 모으려고 한다.

데이브 더 다이버
데이브 더 다이버

Q: ‘민트로켓’의 개발 프로세스는 어떻게 진행되나?

먼저 “어떤 것을 만들자!”라는 합의로부터 출발한다. 프로토타입의 재미를 떠나 어떤 게임을 개발하는지 이해가 됐다면 그때부터 자유도가 주어진다. 실제로 ‘민트로켓’에는 개발자들이 힘들어하는 ‘보여주기식’ 작업은 없고, 개발 중인 작품을 같이 보는 식으로 보고할 수 있다. 심지어 게임이 일정 모습을 갖추기 전에는 내부 공유도 덜할 정도다.

물론, 소규모 인원이 개발하는 만큼 지원을 많이 해줄 순 없고, 일정도 상대적으로 타이트하게 진행될 것이다. 자유도를 준다는 것은 그만큼 내가 할 일이 더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신 그만큼 본인들이 생각하는 아이디어와 재미 요소를 구현하기 위한 테스트 등의 지원은 진행될 것이다.

Q: 정식 출시의 기준은 무엇인가?

항상 내부에서 우리(넥슨 조직)끼리 판단을 하다 보니 기준이 높아졌다. 이 때문에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받고 그들에게 검증받다 보면 그 출시 기준선이 명확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많은 리소스를 들이지 않은 만큼 정식 출시로 과감히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Q: ‘민트로켓’의 게임 중에 어떤 게임이 인상 깊었는지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설명하기가 난감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프로젝트TB’를 꼽고 싶다. 이 게임은 탑 뷰 스타일의 팀 배틀 액션 장르 게임인데, 동종 장르인 MOBA 게임과 비교하면 템포가 엄청나게 빠르다. 40대인 본인이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다. (웃음)

이 게임은 오롯이 전투에만 집중하는 만큼 캐릭터 하나하나의 스킬과 전투 룰만 중요하게 설계되어 있다. 초보가 적응할 수 있는 과정인 튜토리얼도 아주 간단하게 되어 있고, 배경도 이쁘지 않으며, ‘업적 미션?’ 당연히 없다. 게임의 레벨 구조와 룰을 고도화 시키는 데 집중하고 나머지는 배제했기 때문이다. ‘민트로켓’이 말하는 기본적인 재미에만 집중한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다. 초보자들을 배려하고, 대중화에 노력하기보다 게임이 가진 재미를 구현하는 것에 더 집중하고 있다.

데이브 더 다이버
데이브 더 다이버

Q: ‘민트로켓’의 게임은 BM이나 사업성에 대해서 자유로운 것인가?

솔직히 BM은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 ‘민트로켓’의 자체가 경영진 차원에서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시도를 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자고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Q: 과감하게 게임을 만든다면 그만큼 서비스가 종료되는 게임도 많아질 것 같은데?

서비스를 종료하는 것은 이용자들에게 죄송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이에 국내, 해외 시장을 바탕으로 테스트를 집중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며, 이용자들의 지지를 받으면 바로 서비스를 하고, 재미가 없다면 빠르게 수정하던지, 아니라면 그냥 프로젝트를 종료하는 등 개발 과정은 빠르고, 검증 과정은 이용자들의 의견에 따라 심도 있게 진행할 것이다.

Q: 넥슨이 생각하는 ‘민트로켓’의 주요 타겟층이 궁금하다

기본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노리고 있지만, 굳이 영역을 나누지 않고, 재밌는 것 그리고 개발팀이 잘하는 것을 만들자는 것이 기본적인 기조다. 개인적으로는 게임의 재미를 제대로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지, 한국에서 통할만 한 요소는 제외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Q: ‘민트로켓’을 알리기 위한 브랜딩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나?

타이틀의 브랜딩은 이제 시작됐다. ‘민트로켓’은 기본적으로 이용자들과 친화적인, 벽이 없는 소통을 추구하고 있다. 독립 조직이나 인디 개발자들이 많이 하는 방식인데, 넥슨이라는 이름을 다는 순간 생기는 제약을 없애자는 취지다.

‘민트로켓’의 개발 조직은 사업팀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개발팀 안에 사업팀이 있는 독특한 구조다. 이를 통해 개발과 사업팀이 한 몸처럼 움직일 수 있고,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빠르게 게임 속에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넥슨 김대훤 총괄 부사장
넥슨 김대훤 총괄 부사장

Q: 넥슨은 내부에 별도 조직이 생기면서 분쟁이 생기기도 했다. ‘민트로켓’도 비슷한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

개발자들 간의 알력 싸움은 당연히 생길 수 있다. 그 원인 중 하나는 서로 프로젝트별로, 팀별로, 또 친분 별로 서로 담을 쌓다 보니 정보 공유가 전혀 되지 않아 폐쇄적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이에 어떤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진급이 결정되면 “왜 저 사람이 기회를 받지?”, “왜 저 사람이 진급하지?” 등등 온갖 오해가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조직을 개방하고, 오픈해야 한다. 최대한 모든 부분을 오픈하고, 멍석을 깔아 놓으면 튀는 사람이 분명히 생기고, 사람들의 평판이 자연스럽게 생길 것으로 생각한다. 한마디로 모든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성과를 내는 사람은 인정하게 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이에 프로젝트보다 사람을 더 믿고, 오픈된 환경에서 개발을 진행할 수 있는 ‘민트로켓’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만든 것이다.

Q: ‘민트로켓’의 작품이 신통치 않으면 그 이후의 대처는 어떻게 할 것인지?

우선 넥슨은 단 한 번도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이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민트로켓’은 이 참신한 시도를 제대로 담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할 것이다. 실패에 대한 걱정도 있지만, 계속해서 과정을 보완하고, 새로운 시도를 이어간다면 대중이 더 호의적으로 봐주리라 생각한다. 시간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을 하지 않고, 넥슨이 지닌 혁신적인 DNA가 지속해서 발현될 수 있는데, 도움이 되도록 서비스를 이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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