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딴지곰 겜덕연구소] 제목에 낚여서 분노했다! 최악 퀄리티의 도스(DOS) 이식작들!
(해당 기사는 지난 2021년 4월 29일 네이버 포스트 게임동아 꿀딴지곰 겜덕연구소를 통해서 먼저 소개된 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 [꿀딴지곰 겜덕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조기자입니다. 이번에도 지식인에서 고전게임 전문 답변가로 활동하고 계신 꿀딴지곰님을 모셨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제목에 혹해서 신나게 구입했다가 망연자실할 수 밖에 없던, 최악의 도스 게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게임기가 없던 소년은, PC DOS가 희망이었다..]
꿀딴지곰 : 안녕하세요 조기자님. 오늘 소개해드릴 게임들은 이름을 화려하게 해서 낚시를 해 악명을 남긴 도스 게임들 입니다.
조기자 : 하하. 그렇게만 말씀하셔도 어떤 얘긴지 알겠습니다. 제목은 너무 그럴듯해서, 플레이 전까지 막 희망에 부풀게 하다가 막상 틀어보면 아주 퀄리티가 떨어져서 충격을 줬던 게임들!을 말씀하시는 거죠?
꿀딴지곰 : 그렇습니다. ㅎㅎ 사실 80년대와 90년대 오락실 키드 들에게 집에서도 오락실과 똑같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은 머릿속으로만 생각할 수 있던 로망같은 거였습니다. 그래서 가정 비디오게임기를 구매해서 오락실에서 인기 있던 게임들을 즐기기도 했었구요..
하지만 누구나 집에 비디오게임기를 구매해서 둘 수는 없었죠. 일단 돈도 돈이지만 부모님 눈치가 보였거든요. 웬만하면 사주지 않았고 말이죠.
저같은 경우는 특히 집이 엄했던 편이라 게임기를 사서 즐기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라서 언제나 손가락만 빨 수 밖에 없었는데, 그러다가 우연히 내가 갖고 있던 PC에서도 유명 오락실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서 동네 PC 게임 카피해 주는 가게로 뛰어갔던 기억이 있네요.
조기자 : ㅋㅋㅋ 그렇습니다. 초창기 PC 게임이란 당연하게도 불법 복제를 해서 즐길 수밖에 없던 시절이라 돈 받고 디스크에서 카피해서 장당 팔던 가게들이 상당히 많았죠.
꿀딴지곰 : 동네에 없는 게임은 세운상가나 용산에 가면 더욱 많은 양의 게임들을 카피해서 팔곤 했는데, 만약에 힘들여서 커피 게임들이 내가 상상하던 그런 게임이 아니었다면 그 기분은 어땠을까요. 오늘의 이야기는 그때를 말한 겁니다.
제목에 낚여서 파닥거리던 슬픈 그 시절, 학생들을 위해서 바칩니다. ^o^/~~
[충격적인 이식도의 도스 게임들 살펴보자!]
꿀딴지곰 : 자아 그러면 바로 소개를 해보죠. 최악의 이식도를 가졌던 게임들, 정말 많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제 어릴적 추억을 살려서, 당시의 감성을 좀 듬뿍 살려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말투가 다소 어색하더라도 이해 부탁드립니다. ^^
<충격과 공포! 스트리트 파이터>
꿀딴지곰 : 스트리트 파이터는 87년도에 오락실에 혜성처럼 등장한 게임이죠. 그전까지 대전 게임이라고 해봐야 공수도나 이얼 쿵푸처럼 크기도 작고 기술도 그다지 화려하지 않은 게임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꿀딴지곰 : 그런데 캡콤에서 만든 '스트리트 파이터'는 첫 등장부터 쇼킹했죠.
캐릭터 크기도 큼직해서 화면을 가득 메우는데, 레버를 조작하면 장풍 같은 기술을 발동시킬 수 있었죠.
꿀딴지곰 : 컴퓨터가 조작하는 적들과 전 세계를 떠들면서 화려한 무술실력을 뽐내는 스트리트파이터, 그동안 없었던 오락실 아케이드 대전 게임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준 게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조기자 : 특히나 레버와 버튼으로 기술을 쓰는 조작 체계의 특허를, 캡콤이 게임업계의 발전을 위해 행사하지 않았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꿀딴지곰 : 하지만! 1편의 경우 기술 입력이 너무 난해하고, 또 2인용을 하면 다른 캐릭터를 불러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대중적으로 크게 히트는 하지 못했었죠. 그렇지만 글로벌 대박 히트한 2가 나올 수 있었던 발판이 된 건 사실 아니겠습니까.
조기자 : 그렇습니다. '스트리트 파이터'와 '파이널 파이트' 2개의 게임이 '스트리트 파이터2'의 원동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대전의 기본은 '스트리트 파이터'가, 타격감이나 콤보는 '파이널 파이트'에서 영향을 받았죠.
꿀딴지곰 : 안타까운 건 당시 기준으로는 워낙에 그래픽적으로 고스펙을 표현했다보니, 이를 가정에서 즐길 경우 제대로 인식해 줄 수 있는 기기가 전혀 없었다는 점이죠.
꿀딴지곰 : 그나마 비슷하게 이식된 것이 PC엔진 CD로 이식된 '파이팅 스트리트'인데요, 이 제품은 CD 매체를 활용해 사운드 면에서 월등했지만 그래픽은 아케이드판과 비교하면 아무래도 떨어집니다. 그래도 당시에 어린 눈으로는 오락실과 똑같다고 생각할 정도는 되었죠.
다만 그 시절에 PC엔진 CD롬까지 갖춘 풀셋을 사려면 웬만한 사무원 한 달 월급이 통으로 들어가야할 정도였으니.. 중산층 가정에서는 그림의 떡이 아닐 수 없었죠.
꿀딴지곰 : 그런 와중에, 당시 청소년이었던 꿀딴지곰은 PC 게임을 커피 해주는 가게 리스트에서 '스트리트 파이터' 라고 쓰여 있는 문구를 발견하고 말죠. 와!! 내가 잘못 본 건가? 가게 누나한테 물어 봤는데 맞답니다!! 오우! 신나서 카피합니다!! 용량도 깔끔하게 단 한 장입니다! 신이 절로 나죠!
PC엔진 CD롬으로 간신히 들어가는 게임이 달랑 한 장? 조금 의심스럽지만 기분 탓이겠지 싶습니다.
그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PC에서 틀어 봅니다. 그리고... 나오는 화면이... 이거 뭐지?
꿀딴지곰 : 캐릭터들이 많이 작은 거 같은데? 기술을 써 봅니다.. 음.. 뭔가 기술이 나가긴 합니다.
어차피 오락실에서도 스트리트 파이터 원은 레버를 비벼 줘야 쓸 수 있었습니다. 비슷하게 비벼줍니다. 오~장풍이 가끔 나갑니다. 승룡권도 나가는 건가? 이상합니다. 뭐야 꼬물락거리는데..
이거 꼬물락 거리며 움직이는 이게 선풍각인 것 같습니다. 5회 회전하는 회오리.. 무적의 기술이군요. 맞으면 다단히트 판정이 존재 합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장풍을 쏘면 가끔 통과해 버립니다. 적이 회피한 줄 알았습니다. 킹오파도 아니고..
꿀딴지곰 : 제일 심각한 문제는 장풍을 쐈는데 적이 맞지 않으면 화면에서 사라질 때까지 그 장풍 쏘고 있는 자세를 유지한다는 거.. 아놔..
이게 바로 그 유명한 장풍에 대한 의리인가요, 그렇게 쳐맞다 죽습니다. 아.. 정말 승질납니다. 어떻게 이런 이식을 하다니.. ;;
<이건 도대체 무엇인가!! 스트리트 파이터 2>
꿀딴지곰 : 세월이 지나고 오락실에서 '스파2' 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한참 잘 나가고 있을 때 PC판이 등장합니다.
때는 93년도 무렵! 이미 슈퍼패미콤으로 이식되었지만 집에 게임기가 없는 사람들은 또 도스 판 스트리트 파이터2 이식에 열광합니다.
꿀딴지곰 : 저도 무려 거금을 주고 정품으로 구매했는데요,동네에서는 쌍용에서 정식발매가 되었죠. US 골드라... 어디선가 본 듯한데 느낌이 싸~하군요. 설마 정식판 인데 뒤통수 치겠어? 하고 생각했지만 뒤통수 제대로 맞았습니다.
꿀딴지곰 : 일단 사용 버튼이 두 개밖에 없는 거.. 참나.. 그래요 그렇다고 칩시다. 그런데 점프를 하면 캐릭터가 마치 공중부양을 하듯 떠서 내려올 줄을 모르고, 멀리서 점프를 해도 상대 등 뒤로 넘어가 버립니다.
두 개 밖에 없는 버튼에 모든 기술들을 쑤셔 넣다 보니 누를 때마다 무슨 기술이 나갈지 모릅니다. 밸런스가 완전 엉망이고 데미지 판정도 엉망입니다. OTL
꿀딴지곰 : 심지어 류의 장풍 색깔도 이상하죠. 뭔가 너무 파란 것이 가스렌지 불꽃 같은 느낌... 이쯤 되면 개발진들이 오락실 원작을 해보긴 했는지 궁금합니다.
결국 용돈을 다 쓴 청소년기의 꿀딴지곰은 디스켓을 원망스럽게 바라보면서 눈물을 적시게 됩니다. 아.. 낚였네...;;
<엄청나다!! 이렇게 밖에 안되었을까... 더블 드래곤>
꿀딴지곰 : 더블 드래곤은 오락실에서 큰 인기를 얻은 액션 게임 이였죠. 87년도에 등장에서 당시 오락실 소년들의 방과 후를 책임져 주었던 액션 게임의 로망과도 같은 존재!
당시 테크노스 재편에 그래픽은 상당히 세련되었으며 다양한 기술들을 활용해서 적들과 싸우는 벨트스크롤 게임의 마스터피스 입니다.
꿀딴지곰 : 이런 게임이 도스에도 존재하다니.. 그 사실을 알고 저는 부리나케 가게로 달려가서 디스켓에 카피해옵니다. 예전에 국산 MSX 버전에 당한 씁쓸한 기억이 있지만 이번 만큼은 기대를 가지고 틀어 보았죠.
꿀딴지곰 : 우선 초반엔 조작키를 못 찾아서 한동안 참았습니다. 이 무슨 말도 안되는 키맵핑이지? 조작키가 전부 제각각인데 언제나 생각도 못한 위치에 매핑되어 있습니다.
꿀딴지곰 : 그런데 타격감이 나쁘지 않습니다. 근데 왜 한 번에 등장하는 적은 두 명뿐인지.. 그리고 배경음악도 없이 PC 스피커로 출력되는 썰렁한 효과음에 실망합니다.
공격 버튼이 하나뿐이라 원하는 기술도 잘 안 나가고 그래픽도 구리지만 그래도.. 아쉬운대로 '더블드래곤' 이라고 겨우 말할 수 있는 수준.. 휴.
꿀딴지곰 : 미미하게 지형지물을 활용해서 귀여워 올라오거나 도구를 사용하는 것도 비슷하네요. 적어도 국산 MSX 판보다는 낫습니다.
조기자 : 과연.. MSX 판 보다 낫다는 게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일인지...;;
꿀딴지곰 : 크흡.. 그리고 '더블 드래곤2'가 출시되었습니다. PC판 더블 드래곤 2편은 1989년도에 발매되었는데 그래픽만 보면 정말 아케이드판과 유사해 보입니다. 1편에 안 좋았던 기억을 뒤로하고 스크린샷만 믿고 가 보기로 했습니다.
꿀딴지곰 : 타이틀 화면 부터 아케이드와 동일하군요, 기대가 큽니다. 시작하자마자 주인공은 향해 재주를 부리며 달려오는 적들 두 명은 확실하고 똑같군요. 격납고에 헬기라든가 배경도 흡사합니다.
꿀딴지곰 : 하지만 막상 플레이를 해보면 조작감에 쓰레기 같다는 거 금방 눈치챕니다. 적들이 움직임 오락실 보다 훨씬 사악한데, 키입력에 딜레이까지 있어서 반응이 0.5초 정도 늦는군요. ㅡㅡ;;
여전히 공격 버튼 하나 뿐이고 배경 음악은 존재하지도 않으며 오락실처럼 기술을 쓴다는 것은 불가능. 나 안해!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92년도에 드디어 더블드래곤3편인 로제타스톤이 PC로 발매되죠.
꿀딴지곰 : 오락실에서 그 당시, 더블드래곤 3편을 거의 안 해봤고 재미도 없어서 별 기대도 안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래픽도 VGA 컬러를 제대로 지원하고 시작하자마자 테크노스 재팬이 뜹니다. 오오!
어? 이건 할 만 하겠는 걸, 컴퓨터도 386이겠다, 사운드 카드도 달았겠다, 기대가 됩니다.
꿀딴지곰 : 타이틀 화면이 멋있는데, 음악이 좋더니만 본 스테이지에서는 배경 음악이 없군요... 그래도 여지껏 나온 작품들 중에 오락실 버전과 가장 유사합니다. 타격감도 나쁘지 않고 키 배치도 정상적이네요.
기술도 무난하게 발동 합니다만 으.. 컴퓨터가 왜 이리 어려워~~~ 적들에게 한참 두들겨 맞고 나서야 날아 차기가 답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ㅠ_ㅠ
꿀딴지곰 : 휴.. 이식도는 높지만 워낙 원작부터가 재미없던 탓에 플레이할 수록 계속 허탈해 지는 건 왜일까요... 결국 저는 조용히 게임을 지웁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인가, 스트라이더 비룡>
꿀딴지곰 : '스트라이더 비룡'은 오락실에서 처음 접했을 때 이게 진정 게임인가 싶을 정도로 장대한 액션 서사시를 그린 게임이었죠.
여기저기 매달리고 점프하고 적들을 마구 베는 쾌감, 눈 덮인 설원을 뛰어내려가는 스펙타클한 광경이 나올때 깜짝 놀랐습니다. 거꾸로 역전 되기도 하고 중력에 이끌려 빙글빙글 돌면서 반중력장치와 싸우기도 했죠. 특히 당시 캡콤 게임은 그래픽은 물론이요 연출에서 미쳤습니다.
꿀딴지곰 : 하지만 가정용 게임기에다 이런 게임을 포팅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지요.
한참 후인 94년도에 PC엔진 CD롬 버전이 발매되기 전까지 메가드라이브판 이 가장 뛰어난 이식도를 보여줬습니다만 'PC로는 불가능이란 없다!'는 기조 아래 참 당차게 이식했죠.
꿀딴지곰 : 그런데 어느날, 룰루랄라 오늘은 또 무슨 게임을 해 볼까 하고 게임가게에 놀러 가서 발견한 '스트라이더' 라는 글자.. '스트라이더 비룡'도 아니고 그냥 '스트라이더'.. 이게 과연 그 게임이 가 싶어서 물어봤지만 잘 모르겠다고 합니다.
디스켓으로 부담없이 카피합니다. 그리고 두근거리며 화면을 틀어 본 결과, 우워어어어!! 뭐야 이거.. 조악한 화면 ..요상한 시작. 겁나 쓰레기 같은 화면이 등장...
꿀딴지곰 : 보라색 옷을 입은 스트라이더는 슬라이딩 도어도 안 되고 그저 검을 들고 적과 싸우는데, 기본적인 내용은 비슷한 듯 하지만 슬라이딩이 없으니 적들이 쓰는 총알을 피하지도 못하고 그대로 맞게됩니다. 어리버리 하다가 그대로 게임 오버...
꿀딴지곰 : 적이 발사하는 총알의 속도에 비해서 굼뜨기 짝이 없는 비룡의 움직임이 개똥같기 때문이죠. 비룡의 검은 원래 플라즈마 검인데 타이틀 화면에 등장하는 저 검은 뭐지...
약간이라도 기대했던 저의 기대감을 여지없이 박살 내버리고 뭐 욕심이라면 욕심이겠지만 그래도 스테이지 구성이나 비룡의 동작들에 약간은 희망을 보긴 했습니다..
<도스에서 닌자 액션이 펼쳐진다..시노비>
꿀딴지곰 : 오락실에서 한 때 흥행몰이를 하던 세가의 닌자 액션 게임 대표작 시노비.
이후에도 슈퍼 시노비와 쉐도우 댄서 등 깊은 인상을 깊게 남겼던 게임이지만 사실 원작 자체도 오락실에서는 상당히 인기를 끌던 작품이었죠.
꿀딴지곰 : 닌자스럽지 않은 외모로 두건도 없이 수리검을 던지며 적들과 싸우는 현대적인 모습이, 기존 닌자물은 일본시대물에 검은 옷과 두건을 쓰고 등장한다는 고정 관념을 깨고 참신함을 주었습니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화면 전체에 화려하게 펼쳐지는 인술과 더불어 말이죠.
제대로 이식된 작품이 가정용 게임기를 통틀어도 흔치 않았다는 게 아쉬운 작품인데 그나마 PC엔진 판에 그래픽이 가장 퀄리티는 좋아도 일부 스테이지를 삭제해버리는 만행을 저질렀죠.
꿀딴지곰 : 그리고 세가 마스터 시스템 판은 삭제가 없었지만 아시다시피 그래픽이 아케이드판에 비해 많이 열악했습니다.
꿀딴지곰 : 도스판에도 시노비가 존재하더군요. 신나서 게임을 카피하는 과거의 나.. 그 가게를 들락거리던 시절 리스트에 떡 하니 존재하는 시노비 라는 이름. 인자도 아니고 시노비라고 적혀 있는 거 보니 그 시노비가 맞는 거 같은데 매번 낚였던 터라 잠시 망설이게 됩니다.
하지만 5.25인치 디스크 1장이라는 말에 혹해서 얼른 카피해서 집으로 달려옵니다.
이제는 기대치도 없습니다만 타이틀 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무섭게 생긴 얼굴이 눈을 번뜩이는군용. 원작과 상당히 유사하네요.
꿀딴지곰 : 게임을 시작합니다 오 구성이 비슷해. 캐릭터 크기는 작지만 나름 수리검도 날리고 인질 구출 버튼을 누르면 화면 전체를 아우르는 화려한 필살기. 화려합니다. 아니 화려하다고 스스로를 세뇌 시킵니다. ㅠ_ㅠ
주인공 을 보니 실제 아케이드 원작보다 더 커 보이고 잉? 보스를 클리어 하니 보너스 스테이지 도 나옵니다 기대도 안 했는데. 하하. 근데 닌자들 옷이 노란색..
꿀딴지곰 : 한참 하고 있는데 동생이 지나가다가 말합니다. '아 진짜 구려~~' 라고요. 문득 이런 게임이 적응해 버린 자신을 반성하면서 게임을 치웁니다.. ㅠ_ㅠ
<이것이 제대로 된 발이식이다! 포가튼 월드>
꿀딴지곰 : 포가튼 월드가 도스 판으로 존재한다고? 우와~~ 다른 게임도 아니고 오락실에서도 그 화려한 그래픽을 보여준 슈팅 게임 '포가튼 월드'가 도스로? 어린 시절 그 소식만 듣고도 엄청 설레였습니다. 사실 국내 오락실 일본판으로 유통되었기에 '로스트 월드'라고 불리웠기도 했죠.
꿀딴지곰 : 화려한 그래픽과 특이하게도 로터리 버튼이라는 전무후무한 전용 컨트롤러를 사용했던 게임이라서 오락실에서 자주 보기도 힘들었고 이외에도 비슷한 조작 체계의 게임은 없었으니까요.
당시 오락실 키드들에게 포가튼 월드 라는 게임은 로망과도 같았습니다. 2인용도 되고 게임도 재밌고 거대한 보스들이 가득 화면을 메우는 그야말로 캡콤 게임의 장점만 모아놓은 엄청난 게임!
꿀딴지곰 : 쌍팔년도에 등장한 그 다음에 메가드라이브로 인식되었지만 내가 메가드라이브가 없어 할 수 밖에 없었던 그 게임, 하지만 역시나 우리 도스님은 실망 시키지 않습니다.
야호! 로스트 월드를 디스켓으로 즐기다니! 소년은 즐거운 마음으로 디스크를 카피해서 룰루랄라 룰루랄라 집으로 갑니다.
으.. 매번 느끼지만 알고보니 이번에도 캡콤이군요. 게다가 US 골드 보면 자꾸 뭔가 안 좋은 기억이 떠오릅니다. 기분 탓이겠죠.
꿀딴지곰 : 그리고 뜨는 화면이.. 이거..! 월척이다!! 게임 내내 PC 스피커로 그 허접한 효과음 조차 없습니다.
적들은 비슷한 패턴으로 등장하는데 어딘지 모르게 타격감이 일도 안 느껴집니다. 적이 맞고 있는지 내가 맞고 있는지..
꿀딴지곰 : 게다가 화면에 존재하는 장애물들은 마구 통과 해버리네요. 무슨 유령이 된 느낌.
오, 나름 상점도 등장! 오락실에 그 이쁜 상점 누님을 기대해 봅니다.. 그런데...
꿀딴지곰 : 아..ㅠ_ㅠ;; 누구세요.. OTL
둘 째 판에 거대 위용을 자랑하는 로스트 드래곤도 등장하지만.. 그냥 화면이 왜 그림 한 장 달랑 놓은 것 같은 느낌입니다....
꿀딴지곰 : 허공에서 삽질하는 느낌이란 이런 걸까요. 이쯤되니 도저히 못참고 디스켓을 조용히 포맷해버립니다..
<코나미의 명작 혼두라!, 도스를 점령하다!>
꿀딴지곰 : 코나미 런앤건 슈팅 게임의 대명사인 혼두라! 해외 명은 '콘트라'죠.
오락실에 처음 등장했을 때 '람보' '코만도' 라는 엉뚱한 이름으로 많은 사랑을 받으며 꼬마들의 입소문을 얻었고 이후 가정용 게임기 패미콤으로 이식되어서도 똑같이 장시간 사랑을 받아온 게임이죠.
당시에 얼마나 인기였는지 비슷한 류의 아류작들이 많이 만들어 졌으며 런앤건 슈팅 게임에 대명사인 '메탈슬러그' 조차 '콘트라'의 그늘을 벗어날 순 없습니다.
그럼 '콘트라' 시리즈가 알고 보면 도스 게임으로 있었죠. 코나미 게임에 워낙 많았기 때문에 (PC에도 20장에 몇 개 있었는데) 다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 중 하나였습니다.
꿀딴지곰 : 일단 '콘트라'는 MSX라는 8비트 PC 에도 이식된 적이 있었는데요, 컴퓨터 성능의 한계로 가로 스크롤이 되지 않아서 화면을 넘어갈 때마다 장면이 바뀌는 식으로 스테이지가 진행되지만 코나미가 직접 인식해서 퀄리티도 괜찮고 나름 재밌게 플레이를 했습니다.
뭐 8비트 PC에도 이식을 했는데 16비트 PC 도스 게임에서도 되겠지 하고 기대하며 틀어본 화면이 이거..
꿀딴지곰 : 이건 옛날 LSI 게임기 보는 수준. 뭐 끊어지는 스크롤에 빨간 건 인간이고 이게 땅인가요. 삑삑거리는 소리마저 저 퀄리티의 예상을 뛰어넘습니다.
꿀딴지곰 : 기지 내에 들어가면 더 가관이네요, 지도를 보여주는 건 좋은데 덕분에 화면이 반으로 줄어버렸습니다.
맞고는 있는지 의심스러운 타격 판정.. 전체적으로 뚝뚝 끊기는 움직임 때문에 게임 하는 맛이 안났죠.
조기자 : '슈퍼 콘트라' 트레이더스 버전은 그래도 좀 더 그럴듯 하지 않았나요;;
꿀딴지곰 : 그렇죠. '슈퍼 C' 라는 제목으로 1990년도에 발매된 이 게임은 타이틀 화면부터 BGM이 출력되며 아케이드 작품의 필적하는 인트로 영상을 보여 줍니다.
다소 어색한 작화지만 원작에 충실하게 재현했고 스테이지 BGM도 사운드 카드를 지원하기 때문에 들어줄만 합니다.
꿀딴지곰 : 최고 EGA 그래픽만 지원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래픽은 그렇다치고 게임성이 어마어마 합니다. ㅠ_ㅠ
아니 무슨 적들이 저 보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지 모르겠네.. 또 피격 판정이 어찌나 큰지 좀 걷다 보면 죽고 또 죽고.. 아놔. 결국 때려치고 맙니다. 하아..
<이식하지 말았어야 했다...마계촌>
꿀딴지곰 : '마계촌'이야 뭐 오락실 좀 다녀 본 사람이라면 다 아는 초 명작이죠. 오락실 뿐 아니라 가정용 게임기 들에도 인식이 되었으며 후속 시리즈도 꾸준히 발매가 됐죠. 그만큼 명망있는 캡콤의 인기 명작 게임 시리즈입니다.
꿀딴지곰 : 특히 오락실에서는 재미 보다도 난이도로 유명했죠. 동전 하나만으로는 끝까지 깨는 게 불가능에 가까운 정도로 어려워서 보통 게임 실력으로는 도저히 깨기 어려웠습니다.
꿀딴지곰 : 이후 출시된 대마계촌! 뭐 시리즈 나올 때마다 높은 난이도로 비명 소리가 들리는 게임이었죠. 지금으로 따지면 '다크소울' 시리즈와 비교해볼 수 있겠군요.
그리고.. 이런 '마계촌'도 역시 도스스 판이 존재 합니다. 도스 머신에 불가능이란 없죠.
꿀딴지곰 : 잡지에서 마계촌의 북미판 제목인 '고스트 앤 고블린즈'가 나왔다는 걸 알려줍니다. 그래서 게임 가게가 아니라 이번에 세운상가까지 버스를 타고 가서 게임을 손에 넣습니다.
PC에 넣으니 화면이 나옵니다 뭔가 원하던 화면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첫 화면처럼 비슷합니다.
꿀딴지곰 : 갑자기 악마가 나타나서 공주를 납치해가고 스테이지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아.. 화면이 스크롤되지 않는군요. 게임이 뭔가 이상합니다 내용이 상당히 이상합니다.
꿀딴지곰 : 원래 강 건너기 전에 레드아리마가 등장하는데, 강 건넌 후에 있습니다. 그리고 타격감도 허접하고 무기의 사정거리도 짧습니다. 심지어 적에게 맞을 때 갑옷이 부서지면서 튕기는 연줄도 없네...
우여곡절 끝에 첫 판 보스까지는 순식간에 도달합니다.
꿀딴지곰 : 첫판 보스는 한 마리만 등장하는 게 아니라서 연달아 세 마리를 죽여야 할 수 있지만.. 뭐 더 이상 진행해 봐야 의미가 없습니다. 화난 얼굴로 게임을 끕니다.
조기자 : 휴.. 오늘도 엄청난 게임들이 소개가 되었군요. 교수님. 오늘 정말 유명한 게임들 밖에 나오지 않았는데, 개인적으로는 '황금도끼'가 등장하지 않은 게 아쉽군요. 다음 기회에도 꼭 소개를 해주시지요. 교수님. ^^
꿀딴지곰 : 흐흐. 네 좋죠. 도스로 등장했던 발이식 게임들에 대해 다뤄보니 다 옛날의 제 얘기이기도 하고 감정이입이 됩니다. 게임기가 없던 시절에 도스로라도 즐겨서 좋았던 기억도 있지만, 너무 못 만들어서 슬펐던 기억도 공존하죠. ㅋㅋ
조기자 : 그러고보니.. 이번 주말에 또 '게임인의 밤' 때문에 올라오시겠군요. 재미있게 보내보죠 교수님.
꿀딴지곰 : 네에. 토요일 퀴즈 게임쇼도 있고 토크쇼도 있군요. 재미있게 놀죠. 이틀 뒤 뵙겠습니다. ^^
조기자 : 네에 교수님. 고생하셨습니다~ 다음주에 뵙지요. 이렇게 이번 시간에는 '제목에 낚인 발이식 도스 게임들’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았는데요, 혹시나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조기자 (igelau@donga.com)나 어릴적 추억의 고전게임 이름이 궁금할때 꿀딴지곰 지식인 질문하기http://kin.naver.com/profile/valmoonk 로 문의주시면 해결해드리겠습니다!
꿀딴지곰 소개 :
레트로 게임의 세계란 '알면 알수록 넓고 깊다'며 더욱 매진해야겠다는 레트로 게임 전문가. 10년째 지식인에서 사람들의 잊어버린 게임에 대한 추억을 찾아주고 있는 전문 앤서러이자 굉장한 수준의 레트로 게임 헌터이기도 하다.
조기자 소개 :
먼산을 보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나니 레트로 게임에 빠지게 되었다는 게임기자. MSX부터 시작해 과거 추억을 가진 게임물이라면 닥치는대로 분석하고 관심을 가지며, 레트로 게임의 저변 확대를 위해 레트로 장터나 네오팀 활동 등을 하고 있다. 다양한 레트로 게임 개조를 취미삼아 진행중이며 버추어파이터 쪽에서는 igelau로 알려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