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MSI] 기막힌 통찰력으로 협곡 지배한 RNG ‘숙소에서 우승 자축’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2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2022 MSI)의 최종 우승은 숙소에서 경기를 치른 중국의 RNG의 손에 돌아갔다.
오늘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2 MSI 결승전에서 중국의 RNG를 만난 T1은 2세트 4세트 분투했지만, 협곡을 지배하는 듯한 RNG의 절묘한 움직임에 풀세트 접전 끝에 2:3으로 패배하고 말았다.
[1세트] 맵에 눈이 달렸나? 기막힌 도발로 한타 대승 이끈 RNG
승패의 행방을 가를수도 있는 1라운드, 블루 진영의 RNG는 그웬, 비에고, 갈리오, 노틸러스, 트리스티나로 이어지는 조합을 꺼내들었고, T1은 제이스, 녹턴, 아지르, 케이틀린, 모르가나 등 사거리 위주의 조합으로 맞받아쳤다.
경기는 초반부터 치열했다. 블루 진영을 급습한 RNG는 '구마유시' 이민형의 케이틀린을 시작과 동시에 잡아내며, 좋은 출발을 알렸다. 일격을 맞은 T1은 곧바로 안정적으로 라인전을 이어가며, CS 차이를 벌리기 시작했고, 이에 RNG는 비에고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사이드 라인을 압박하는 식의 운영을 시도했다.
교전을 유도하는 RNG와 이를 피해 최대한 성장하려는 T1. 14분 경 탑 라인에서 교전을 제외하면 이렇다할 전투를 벌이지 않던 두 팀은 21분 경 벌어진 용 한타에서 RNG가 '샤오후'의 갈리오가 마치 상대의 위치를 파악했다는 듯 절묘한 도발을 성공시키며 한타 대승을 거두어 경기는 급격하게 RNG의 분위기로 흘러갔다.
수세에 몰린 T1은 28분 바론 사냥에 나섰지만, RNG에게 바론을 빼앗겼고, 2명의 챔피언을 잡아냈지만, 곧바로 탑라인 에서 빈의 그웬에게 2명이 사망하는 대참사가 벌어졌다. 승리를 잡은 RNG는 천천히 T1의 챔피언을 잡아나갔고, 넥서스를 파괴하며 경기를 끝냈다.
[2세트] “역시 세체미끼 페이커!” 절체절명의 순간 속 침착성 빛난 T1
1세트 무기력하게 패배한 T1은 갱플렝크, 오공, 징크스, 탑캔치로 이어지는 글로벌 조합을 꺼내들었고, RNG는 나르, 비에고, 아리, 자야, 카르마로 이어지는 교전 위주의 조합으로 맞섰다.
초반 교전이 거의 없었던 1세트와 달리 2세트 경기는 시작부터 교전이 벌어졌다. 3분경 탑 라인에서 탑라이너와 양 팀 정글러가 모두 합류한 교전이 펼쳐져 나란히 1킬을 기록했고, 이후 6분 경 갱플렝크를 노리고 갱킹을 시도한 RNG를 '페이커' 이상혁의 '리산드라'가 빠르게 합류해 T1이 2킬을 차지하는 등 교전이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한번 불붙은 두 팀의 싸움은 그칠줄 몰랐다. 양 팀의 정글러가 가는 곳마다 교전이 벌어졌고, 라이너들 끼리의 킬이 오고가는 등 격렬한 싸움이 계속됐다. 이 교전 속에서 T1은 '제우스' 문현준이 나르를 상대로 솔킬을 기록했고, ‘구마유시’의 징크스가 원딜 간의 영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등 승전보를 기록하며, 기세를 올렸다.
교전에서 우위를 점하며, 운영의 주도권을 쥔 T1에 맞서 RNG는 미드 정글러 오공을 잡아내며, 바론 사냥에까지 나서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는 듯했다. 바론을 사냥하는 절체절명의 순간. ‘페이커’의 리산드라가 궁극기를 원딜, 미드, 탑라이너에게 적중시켰고, 곧바로 구마유시의 ‘징크스’의 궁극기가 대박을 치며, 그림같은 한타 대승을 거뒀다.
기세를 탄 T1은 이어진 용 한타 싸움에서도 승리를 거뒀고, 그대로 넥서스로 진격. 경기를 끝냈다.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 절묘한 어그로 핑퐁(나누기)와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나간 T1의 저력이 돋보인 한판이었다.
[3세트] 상대의 움직임을 꿰뚫어 보는 비에고의 활약 속 승리한 RNG
1:1 균형을 맞춘 두팀의 세 번째 대결. 레드 진영의 T1은 케넨, 오공, 아리, 아펠리오스, 노틸러스로 이어진 한타 위주의 조합을. RNG는 그웬, 비에고, 리산드라, 이즈리얼, 브라움으로 이어지는 조합으로 맞받아 쳤다.
경기 초반 RNG는 비에고가 2렙부터 시도한 갱킹에 ‘오너’ 문현준의 오공을 잡아내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여기에 7분 경 와드도 없는 상황에서 상대가 없는 것을 확신한 갈라의 이즈리얼이 구마유시의 아펠리오스를 잡아내며 경기는 RNG의 흐름으로 흘러갔다.
여기에 전령 싸움에서까지 승리한 RNG는 지속적으로 T1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며, 상대를 잡아나갔다. 이후 경기는 일방적이었다. 정글러 '웨이'의 비에고가 요소요소 기막히게 개입하며, T1을 몰아세웠다. 이에 T1 역시 분투하며 경기를 풀어가려 했지만, 기울어진 협곡을 뒤집을 수는 없었고, 그대로 RNG의 승리로 끝이났다.
[4세트] 아직 끝나지 않았다! 블루진영서 승리챙긴 T1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4세트. T1은 나르, 오공, 니달리, 징크스, 탐켄치 조합을 갖췄고, RNG는 카밀, 리신, 아리, 자야, 레오나 조합으로 나섰다.
유난히 이번 대회에서 촉이 좋은 RNG는 기막힌 타이밍으로 탑 갱킹에 나서 나르를 잡아내며, 기세를 올렸지만, T1 역시 만만치 않았다. RNG의 날카로운 갱킹을 효과적으로 피하며, 시간을 벌었고, 상대가 다른 방향으로 쏠린 틈을 타 1차 타워를 잇따라 철거해 나갔다. 페이커의 르블랑이 미드 타워를 끼고 3인 갱킹을 부드럽게 흘린 것은 이번 세트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였다.
호시탐탐 T1의 챔피언을 노리던 RNG는 27분 T1이 용을 사냥하는 틈을 타 ‘제우스’의 나르를 잡아냈지만, T1의 역습에 당하며, 전원이 사망하는 ‘에이스’가 발생하고 말았다. 기세를 탄 T1은 연이어 선공을 건 RNG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며, 다시 4명의 챔피언을 잡았고, 그대로 밀고들어가 넥서스를 파괴했다.
RNG의 요상한 촉을 기막히게 방어하고, 한번 온 기회를 놓치지 않는 T1의 극적인 승리였다.
[5세트] 처음부터 끝까지 정글을 지배한 RNG 숙소에서 우승 자축
수 많은 우여곡절 끝에 펼쳐진 5세트. 오늘 전승을 기록한 블루진영에서 마지막 세트를 시작한 RNG는 그웬, 리신, 리산드라, 트리스티나, 라칸 T1은 제이스, 오공, 아리, 진 그리고 유미라는 깜짝픽을 꺼내들었다.
경기 초반 RNG는 초반에 약점을 보인 진과 유미 조합의 T1 바텀을 공략해 유미를 잡아낸 것에 이어 미드에서 아리까지 잡으며, 기세를 올렸고, T1의 챔피언을 잇따라 잡아내며,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
절체절명의 위기 속 T1은 RNG의 약점을 집요하게 노리며, 반격의 기회를 엿봤지만, RNG는 협곡을 지배하는 듯 절묘한 인원 배분과 운영으로 T1의 숨통을 죄여갔고, 21분경 용 싸움에서 T1 챔피언 4명을 잡아내고, 바론까지 챙기며 기세를 탔고, 25분 경 RNG는 그대로 경기를 끝냈다.
스포츠 역사상 손에 꼽을. 어쩌면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홈 VS 홈’ 매치 경기는 이렇게 중국의 RNG가 자신들의 숙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