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게임 안부럽네. 게임 시장 흐름 바꾸는 인디 게임

많은 자금을 쏟아부어 만든 대작 게임들이 흥행에 성공할 확률이 높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현재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상위권을 보면 ‘리니지’ 등 대형 게임사들의 MMORPG(대규모 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들이 장악하고 있으며, 해외에서도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대형 게임사들의 트리플A급 대작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물론 안그런 경우도 있긴 하지만 좋은 재료를 듬뿍 쓴 요리가 더 맛있게 나올 확률이 높듯이, 더 사실적인 그래픽과 더 방대한 콘텐츠를 가진 게임들이 그렇지 않은 게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만족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개발비가 과도하게 늘어나다보니, 요즘은 인디 게임들이 다시 주목을 받는 추세다. 대형 게임에 비해 실패 부담이 적고, 대형 게임들이 가지지 못한 인디 게임의 참신함을 더 선호하는 이들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잘 만든 인디 게임의 경우 회사의 운명을 바꿀 정도로 엄청난 파급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최근 진행된 XBOX 베다스다 쇼케이스에서는 할로우 나이트의 후속작 ‘할로우 나이트 실크송’, 림보, 인사디으 개발진의 신작 ‘코쿤’ 등이 ‘스타필드’, ‘디아블로4’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달라진 인디 게임의 위상을 과시했다.

사신키우기
사신키우기

국내 게임사 중 다에리소프트라고 하면 모바일 게임을 많이 즐기는 이들에게도 다소 생소한 이름일 수 있지만, 이들이 선보인 ‘인생게임’, ‘사신키우기’는 이름을 들어본 이들이 상당히 많을 것이다.

‘사신키우기’는 다에리소프트가 지난 2020년에 선보인 모바일 방치형RPG로, 대형 모바일MMORPG가 상위권을 싹쓸이하고 있던 상황에서 입소문만으로 매출 30위권 안에 들어갈 정도로 많은 인기를 얻은 게임이다. 그 전에 선보였던 ‘인생게임’은 어린아이에서 노인이 될 때까지의 삶을 런게임 형태로 풀어낸 참신한 게임성 덕분에 글로벌 10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하면서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다.

인생게임
인생게임

지난 2010년 설립된 다에리소프트는 많은 중소게임사들이 그렇듯 주목받는 게임사는 아니었지만, 지난 2016년부터 적극적으로 인디 게임을 발굴하는 퍼블리셔로 거듭나면서 이제는 인디 게임 시장에서 큰 손으로 떠올랐다. 대형 게임사들이 공략하지 않은 틈새 시장을 찾기 위해 독창적인 인디 게임 발굴에 집중한 덕분에, ‘인생 게임’과 ‘사신키우기’, ‘표류소녀’, ‘신비아파트 고스트헌터’ 등을 글로벌 흥행작으로 만들었다.

다에리소프트는 이 게임들 외에도 다수의 인디 게임을 확보해 올해만 10여종의 게임을 출시할 계획이며, C2X 플랫폼으로 블록체인 사업 진출을 추진 중인 컴투스와 손을 잡고 새로운 도약을 노리는 중이다.

스컬
스컬

모바일 게임 중심이었던 네오위즈는 야심차게 선보인 인디 게임의 성공에 힘입어 대표적인 인디 게임 전문 퍼블리셔로 거듭났다. 사우스포게임즈에서 개발하고 네오위즈에서 글로벌 퍼블리싱을 담당한 ‘스컬’의 글로벌 흥행 덕분이다.

머리를 갈아끼우면 변신한다는 색다른 컨셉으로 스팀 얼리액세스 출시 때부터 주목을 받은 ‘스컬’은 현재까지 스팀에서 누적 판매량 100만 장을 돌파하면서 콘솔까지 플랫폼을 확대했다.

모바일 게임으로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대형 게임사가 인디 게임, 게다가 멀티 요소가 없는 싱글 게임에 집중하는 선택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지만, 스컬의 엄청난 흥행 덕분에 인디 게임의 가능성을 본 네오위즈는 ‘블레이드 어썰트’, ‘언소울드’, ‘사명여각’, ‘산나비’ 등을 연이어 선보이여 인디 게임 퍼블리싱 사업을 더욱 더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네오위즈가 매년 개최중인 방구석 인디 게임쇼는 국내는 물론 해외 인디 게임사들에게도 유명 인디 게임 행사로 자리잡았다.

이 외에도 스마일게이트도 자사의 플랫폼 스토브를 통해 국내외 유명 인디 게임을 적극적으로 선보이고 있으며, 대표적인 대형 게임사인 넥슨도 최근 인디 게임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민트로켓이라고 새로운 브랜드를 발표하기도 했다.

최근 많은 게임사들이 많은 매출을 올리기 위해 P2W(PAY TO WIN) 형식의 대형 게임에 집중하면서, K-과금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부정적인 인식이 퍼져가는 중이다. 해외와 비교하면 아직 시작단계이긴 하지만, 인디 게임에 집중하기 시작한 국내 게임사들이 국내 게임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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