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TH 블록체인] 블록체인 게임과 메타버스
<<최근 메타버스와 가상화폐의 부각으로 블록체인 게임 시장의 가능성에 기대감이 커지면서 많은 게임사들이 블록체인 게임 시장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워낙 생소하고 어려운 분야이기 때문에 어떻게 접근해야할지 막막하죠. 이에 게임동아에서는 [WITH 블록체인] 기획을 통해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시장 현황과 미래를 조명해보고 각종 문제점들을 해결할 방법이 있는지, 마지막으로 이 시장이 정말 기대할 만한 신천지가 될 것인지 집중 조명해보려 합니다>>
블록체인 게임 분야가 주목을 받으면서 넷마블, 컴투스, 위메이드 등 국내 대형 게임사들까지 적극적으로 블록체인 게임 열풍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에서는 미풍에 그쳤던 위메이드의 미르4 글로벌이 P2E(Play to Earn) 요소를 도입하면서 글로벌 동시접속자 13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자, 중국 판호 발급 중단 등으로 인해 해외 시장 경쟁력이 약화된 국내 게임사들이 새로운 돌파구로 블록체인 게임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블록체인 게임 분야 진출을 선언한 기업들이 모두 메타버스를 같이 얘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메타버스가 모든 분야에서 신사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블록체인 게임을 준비하고 있는 곳들은 자사의 블록체인 게임의 최종 진화형이 메타버스라고 강조할 정도로 타 업계보다 훨씬 더 메타버스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 세계를 뜻하는 ‘메타’와 현실을 뜻하는 ‘유니버스’를 합친 개념으로, 가상 세계에서 나를 대신하는 아바타가 현실처럼 다른 이들과 소통하고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사회,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메타에서 선보인 호라이즌 월드나 국내 네이버제트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제페토가 대표적인 예다.
메타버스 산업은 현실과 연결된 새로운 가상 세계가 열리는 만큼 새로운 공간, 새로운 형태의 교류 등 무긍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어, 조사 업체 이머전리서치(Emergen Research)에서 글로벌 시장 규모가 2028년 8289억5000만 달러(한화 약 1000조)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할 정도로 잠재력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페이스북을 운영 중인 메타, 네이버의 자회사인 네이버제트가 운영 중인 제페토 등 현재 메타버스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곳들이 대부분 글로벌 IT 기업들이기 때문에 메타버스와 게임의 연관성이 크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여서 경제 활동, 교류 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것이 메타버스의 개념인 만큼, 많은 이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도 메타버스의 핵심 콘텐츠 중에 하나가 된다. 금융 회사들이 금융 거래를 중심으로 메타버스를 구성하고, 쇼핑 업체들이 쇼핑을 중심으로 메타버스를 구성하려고 하는 것처럼, 게임 업체도 게임을 중심으로 금융, 쇼핑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메타버스를 구축하려고 하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메타버스 기대주로 주목받은 로블록스도 게임 서비스이고, 네이버제트의 제페토 역시 대부분의 콘텐츠가 게임이다. 메타버스의 미래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은 영화 레디플레이어원에서 등장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인 오아시스 역시 천재 게임 프로그래머 제임스 도너번 홀리데이가 만든 초거대 가상현실 게임이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국내 블록체인 게임 업계가 메타버스를 주목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현재 블록체인 게임 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사행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법에서는 게임에서 제28조, 제31조 등의 조항을 통해 환전을 할 수 있거나, 경품을 제공하는 게임을 사행성 게임으로 지정하고 등급분류를 허가하지 않고 있다. 게임법이 바다이야기 사태로 인해 생겨난 법인 만큼 사행성 문제에 극도로 민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게임을 플레이하고 돈을 벌 수 있는 P2E(Play to Earn) 게임, NFT(대체 불가 토큰) 게임은 현행법상 환전과 경품 지급 조항에 걸리기 때문에 등급 허가가 나오지 않고 있다.
게임법이 변경되지 않은 한 국내에서 P2E 게임, NFT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태이지만, 여기에 메타버스가 더해지면 상황이 달라진다. 현재 네이버제트가 서비스 중인 제페토의 경우 메타버스 서비스이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직접 생산한 콘텐츠를 판매해서 획득하는 수익을 현금화할 수 있지만, 사행성 문제가 언급되지 않고 있다. 콘텐츠의 대부분이 미니 게임들로 구성되어 있긴 하지만 게임 서비스가 아닌 메타버스 서비스로 분류되고 있어서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등급분류심사를 거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헬스케어와 메타버스의 만남으로 주목받고 있는 야핏 역시 실내 자전거를 활용해 다른 이들과 경주를 하고, 상위권에 입상하면 경품을 획득할 수 있지만 사행성 문제가 언급되지 않고 있다. 논란의 여지가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메타버스 관련 법 조항이 없기 때문에, 게임법에서는 문제가 되는 항목이 있더라도 게임이 아닌 메타버스라고 주장하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때문에 이미 서비스를 하고 있는 메타버스 업체들은 대다수의 콘텐츠가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게임법 조항에 걸리지 않기 위해 자신들은 게임 서비스가 아니라고 필사적으로 선을 긋고 있다. 게임업계에서 P2E 게임, NFT 게임 관련으로 차별받고 있다고 불만을 쏟아내는 것이 이해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메타버스 업계에서는 사행성 문제에 연류되지 않기 위해 게임과의 선을 긋고 있지만, 게임과 블록체인 기술 자체는 필요성을 느끼고 있긴 하다. 현재 국내 메타버스 선두 기업인 네이버제트가 게임 콘텐츠 확보를 위해 스코넥과 업무 제휴를 진행하고, 크래프톤과 NFT 기반 메타버스 제작 업무 협약을 체결하는 등 게임업계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려 하는 것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메타버스는 가상 세계에서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인 만큼, “경제 활동에 관련된 재화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가 서비스 확장에 매우 중요한 요건이 된다. 이용자들을 위한 콘텐츠를 회사에서 모두 생산하는 것이 쉽지 않을뿐더러, 이용자들이 직접 생산한 콘텐츠를 판매하고, 이를 통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 메타버스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메타버스 내에서 콘텐츠를 생산하는 사람들이 더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하려면, 현실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가치를 지닌 재화를 지급해야 하며, 이를 현금화 하는 과정이 복잡해서도 안된다.
현재 현금을 지급하는 메타버스 서비스도 있긴 하지만, 서비스를 글로벌로 확대할 경우 각국마다 화폐와 결제 수단이 다양하기 때문에, 환율, 결제 수수료 등 골치 아픈 문제가 다수 발생한다. 구글 같은 글로벌 서비스에 최적화된 대형 플랫폼을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엄청난 플랫폼 수수료가 발생하기 때문에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여기에 블록체인을 더해서 이용자들이 생산한 콘텐츠를 NFT화시키면 문제가 간단히 해결될 수 있다. 게임 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재화를 토큰으로 일원화하고, 이를 변환하는 것은 이용자들에게 직접 맡기면 되기 때문이다. 재화를 일원화하면서 게임 내 경제 시스템을 안정화시키는 것에만 집중하면, 시세 변동, 환전 등 나머지 복잡한 문제들은 글로벌 거래소에서 알아서 해결해준다.
또한 메타버스 서비스를 디파이(금융기관의 중개없이 블록체인을 통해 진행하는 금융서비스)까지 확대하게 되면 막대한 수수료 이득도 기대할 수 있으며, 보유하고 있는 토큰을 엄청난 투자 자금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현재 블록체인 게임의 사행성 이슈에 엮이는 것이 무서워서 조심스러울뿐이지, 궁극적으로는 블록체인을 도입하는 것이 더 많은 이득을 가져갈 수 있는 방법인 것이다.
결국 블록체임 게임업계와 메타버스 업계 모두 어느쪽에서 주도권을 잡게 되느냐가 문제이지, 궁극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최종 진화 형태는 가상 세계에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게임, 금융, 쇼핑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메타버스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사행성 문제로 인해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르기는 하지만, 결국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만큼, 블록체인 게임과 메타버스의 관계는 계속 더 깊어질 수 밖에 없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