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원신’들이 몰려온다. 중국 MMORPG 공습 예고된 여름 시장
위메이드의 야심작 ‘미르M’에 이어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컴투스의 ‘서머너즈워 크로니클’ 등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야심차게 준비한 대작 MMORPG들이 출격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대형 MMORPG들이 이를 피하지 않고 정면대결을 선언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달 출시된 레벨 인피니트의 무협MMORPG ‘천애명월도M’이 원작을 그대로 모바일로 옮긴 뛰어난 게임성으로 인기리에 서비스 중이며, 2020년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겨준 ‘원신’의 후예(?)들까지 정식 출시를 예고하고 있는 것.
이전까지는 중국 MMORPG가 많이 발전하긴 했어도, 최상급 대작과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준은 아니라는 인식이 많았지만, 이제는 감탄이 나오는 그래픽과 매력적인 캐릭터를 앞세운 중국 게임에 위기감을 느껴야할 상황이 됐다.
이 같은 변화를 가져온 게임은 두말 할 필요없이 호요버스의 ‘원신’이다. 개발 초기만 하더라도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을 따라 만든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나중에 뚜껑을 열어보니, 모바일, PC, 콘솔에서도 즐길 수 있는 제대로 만든 오픈월드 액션 게임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발전된 중국의 개발력을 전 세계에 과시한 것.
‘원신’은 출시 약 6개월만에 누적 매출 10억 달러를 돌파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빨리 누적 매출 10억원을 돌파한 모바일 게임이 됐으며, 국내 대작들도 쓴 맛을 봤던 북미 시장에서 매출 1위에 오르면서 국내 대형 게임사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든 바 있다.
‘원신’의 기록적인 흥행이 중국 게임사들에게 각성의 계기가 됐는지, 이번 여름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는 중국산 MMORPG들은 ‘원신’의 영향을 많이 받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 수준 높은 카툰 렌더링, 방대한 오픈월드, 속성이 중요한 전투 등 원신의 흥행 요소를 그대로 따르고 있기 때문에 ‘원신’의 아류작이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세계관을 다르게 하고, 개발 도중 많은 부분을 개선한 덕분인지 ‘원신’의 대항마 소리를 듣는 게임들도 있다. 국내에서도 ‘원신’을 벤치마킹한 게임들이 아직 개발 중이지만, 중국에서는 이미 출시해서 성과를 낸 게임도 있으니 중국의 엄청난 개발 속도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오는 8월 국내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는 퍼펙트월드의 신작 ‘타워 오브 판타지’는 ‘SF 원신’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게임이다.
미래 기술과 자연이 공존하는 SF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배경으로, 광활한 오픈필드를 자유롭게 모험하는 재미를 담았으며, 적의 속성을 파악하고, 그에 맞춰 실시간으로 무기를 변경해 싸우는 박진감 넘치는 전투 덕분에 출시 전 CBT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특정 무기에 최적화된 캐릭터의 정보를 담은 레플리카 시스템 덕분에 다양한 매력을 가진 캐릭터로 변신하는 재미도 있으며, 국내 유명 성우진을 다수 기용한 한국어 더빙도 육성의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타워 오브 판타지’가 ‘SF 원신’이라면 아카소어게임즈가 사전예약을 시작한 ‘노아의 심장’은 ‘스팀펑크 원신’이라고 할만한 게임이다. 중국에서는 지난 4월에 먼저 출시돼 애플 앱스토어 인기 1위, 모험 유형 게임 매출 7위를 기록하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스팀펑크 기반 급속한 과학 기술 발전으로 상고시대의 신물이 발견되면서 탐험을 떠나는 스토리를 담고 있으며, 히포크라테스, 장발장, 마릴린 먼로, 에디슨 등 유명 인사들의 이름을 딴 ‘환령’들과 함께 모험을 즐길 수 있다.
행성 전체로 만들어진 방대한 월드에서 제트팩과 후크를 활용해 어디든 갈 수 있으며, 100:100 PVP(이용자 간 대결), 최대 10,000명이 참여할 수 있는 보스 레이드, 생활 콘텐츠 등 다양한 콘텐츠도 갖추고 있다.
원신을 만든 호요버스도 자사의 ‘붕괴3rd’ IP(지식 재산)을 활용한 신작 ‘붕괴 스타레일’을 준비 중이다. 일본식 RPG를 떠올리게 하는 수집형 턴제 전투 RPG 장르이기 때문에 원신과는 다른 재미를 추구하고 있긴 하지만, 다양한 행성을 직접 돌아다니면서 모험을 즐기는 방식에서 ‘원신’의 진한 향기를 느낄 수 있다는 평가다. 아직 국내 출시 일정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지난 달 CBT를 진행하고 사전예약을 시작한 만큼 조만간 출시 소식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에 출시된 ‘원신’은 국내에서는 '리니지M' 등 MMORPG 상위권의 벽에 막혀 매출 1위 자리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이전과는 확 달라진 중국의 개발력으로 국내 게임사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겨준 바 있다. 넷마블, 컴투스 등 국내 게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대형 게임사들이 야심차게 선보이는 대작 MMORPG들이 출시를 앞두고 있는 이번 여름 시장에서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 아니면 ‘원신’ 때의 충격을 다시 한번 받게 될지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