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TH 블록체인] 블록체인 게임의 미래는?
<<최근 메타버스와 가상화폐의 부각으로 블록체인 게임 시장의 가능성에 기대감이 커지면서 많은 게임사들이 블록체인 게임 시장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워낙 생소하고 어려운 분야이기 때문에 어떻게 접근해야할지 막막하죠. 이에 게임동아에서는 [WITH 블록체인] 기획을 통해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시장 현황과 미래를 조명해보고 각종 문제점들을 해결할 방법이 있는지, 마지막으로 이 시장이 정말 기대할 만한 신천지가 될 것인지 집중 조명해보려 합니다>>
지난해 전 세계를 강타한 블록체인 게임의 열풍에 대한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여전히 엄청난 가능성을 가진 미래 산업으로 바라보며 전력을 다해 뛰어드는 곳들도 있지만, 사기에 불과하다며 거품이 꺼질 것이라는 부정적인 인식도 그만큼 확산되고 있다. 특히 최근 블록체인 업계에 큰 충격을 안겨준 루나/테라 사태로 인해 가상화폐 가격이 폭락하면서 더욱 더 부정적인 인식이 커진 상황이다.
다만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현재의 가상 화폐 폭락은 신사업이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옥석가리기가 진행되는 것이라며, 앞으로 실질적인 가치가 있는 코인들만 살아남아 시장이 안정화되면 폭발적인 성장을 보여줄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가상 화폐 가격이 폭락했다고는 하지만, P2E, NFT를 도입한 게임들이 여전히 폭발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동남아, 남미 지역 등을 중심으로 많은 이용자들이 다수의 블록체인 게임을 즐기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마케팅 비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보니, 게임사 입장에서는 블록체인 도입이 가지는 글로벌 마케팅 파급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위메이드의 ‘미르4’은 한국에서는 ‘리니지M’ 등에 밀려 미풍에 그쳤으나, 블록체인을 도입한 ‘미르4 글로벌’은 동시접속자 130만명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달성했으며, '엑시 인피니티'는 지난 2021년 3월에 일일 활성 사용자(DAU)가 약 2만 명이었으나 12월에는 250만 명을 돌파했다. 지나친 과금 유도에 지친 이용자들이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P2E 개념에 얼마나 열광하고 있는지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들이다.
현재 가상화폐의 폭락으로 인해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늘어나고 있다고는 하나, 해외 유명 P2E 게임 랭킹 사이트 playtoearn.net에서는 신작이 나올 때마다 폭발적인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 가상화폐가 폭락했던 시기에 출시된 룽투코리아의 신작 ‘열혈강호 글로벌’도 많은 이용자들로 인해 서비스 첫날부터 서버 폭주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P2E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이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반대로 P2E를 환호하는 이들도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글로벌 디앱(DApp) 정보 제공 서비스 플랫폼 댑레이더는 시장 보고서를 통해 블록체인 가상자산 전체 지갑 수인 순 활동 지갑 수(UAW, Unique Active Wallet)가 지난 2021년에 270만 개 이상으로 늘어 전년대비 592% 증가한 것으로 발표했다. 댑레이더는 이 중 140만 개 이상의 UAW가 블록체인 게임에 연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에서 블록체인 게임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위메이드는 위믹스3.0을 발표하면서 여전히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고, 카카오게임즈는 보라2.0을 발표하면서 버디샷, 아키월드 등 신작에 대한 정보를 서서히 공개 중이다. 넷마블도 ‘A3 스틸 얼라이브’, ‘제2의 나라’ 등 자체 게임 대부분을 MBX에 탑재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고, 메인넷으로 선택했던 루나가 터지면서 우여곡절을 겪은 컴투스도 자체 메인넷 구축을 선언하는 등 여전히 블록체인 게임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현재는 게임 내 플레이를 통해 재화를 획득하고, 이것을 토큰으로 교환하거나, 획득한 NFT 아이템을 다른 이들과 거래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단계이긴 하지만, 향후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에 다수의 게임이 서비스되면서 안정화되면, A 게임에서 재화를 획득하고, 이를 B게임에서 사용하는 등 좀 더 넓은 생태계가 열리게 되며, 궁극적으로는 게임 내에서 다양한 경제 활동까지 할 수 있는 메타버스 세계까지 갈 수 있다.
어차피 블록체인 게임이 노려야 하는 이상적인 목표는 영화 레디플레이어원에서 보여준 오아시스이지만, 여기까지 가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하는 난관이 많은 편이다.
가장 큰 난관은 국내에 블록체인 게임 서비스를 막고 있는 사행성 문제와의 결별이다. 게임 내에서 벌어들이는 재화를 현금화할 수 있다는 점은, 과거 사회 문제가 됐던 바다이야기 사태를 다시 불러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르4 글로벌’에서 열심히 플레이하면서 흑철을 캐서 토큰으로 교환하는 것과, 바다이야기에서 돈 넣고 슬롯을 돌리는 것을 같다고 볼 수는 없지만,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에도 각종 변종 아케이드 게임들이 끊이지 않고 등장했던 것을 보면, 쉽게 허가해서는 안된다는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입장도 이해할 수 있다.
특히 P2E 게임에서 특정 미션을 통해 토큰을 지급하고, 이것을 거래소를 통해 현금화할 수 있는 것은 게임법에서 막고 있는 경품 사항에 직접적으로 위배되기 때문에 P2E 게임 업계가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다.
반면에 아이템베이, 아이템매니아 등의 아이템 거래 중계 사이트들은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 이 역시 아이템을 팔아서 현금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동일하지만, 현행법상 아이템 거래를 직업적으로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위법이 아니며, 개인간 거래를 중계하는 것도 위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경품 항목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P2E보다는 이용자간 거래를 유도하는 NFT 아이템에 집중하는 것이 블록체인 게임 허가에 한발 더 가까워지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
물론 NFT 아이템도 게임사의 밸런스 패치 등으로 가격이 폭락하거나, 급작스런 서비스 종료 등으로 휴지조각이 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기는 하나, 이는 일반 게임에서도 게임의 생명력을 늘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극복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NFT 게임만의 문제점이라고 볼 수 없다.
또 하나의 난관은 이용자들의 부정적인 인식 개선이다. 현재 블록체인 게임들은 코인의 과열현상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게임이라기보다는 투자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게임성보다는 토큰의 가격에 시선이 집중되다보니, 이용자들이 봤을 때는 기본도 안된 게임들이 블록체인을 도입했다고 몸값을 키우고 있어,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게임이 재미있어서, 재화가 필요한 사람들이 많아지고, 그로 인해 재화를 구입할 수 있는 토큰 가격이 오르는 게 정상적인 상황인데, 투기 세력으로 인해 토큰 가격만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면, 오히려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너무 성급한 금융 서비스 도전도 문제를 더욱 키울 수 있다. 현재 많은 블록체인 업체들이 엄청난 수수료 이점과 스테이킹을 통한 투자자금 확보에 매력을 느끼고, 금융 서비스까지 빠르게 확대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미국 금리 인상 등 현실 은행들도 대응이 쉽지 않은 여러 문제점이 생기는 상황에서, 말도 안되는 높은 수익률을 약속하는 것은 사기에 더 가까운 행위다. 최근 문제가 된 루나/테라 사태 역시 높은 수익률을 약속했지만, 시세 유지에 대한 완벽한 대응책을 마련해두지 못해 급작스런 뱅크런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게임 산업을 더욱 빠르게 성장시키기 위해 많은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은 당연한 고민이겠지만, 먼저 본진인 게임 서비스가 외부 영향없이 이용자들만으로 문제없이 돌아갈 수 있도록 완벽하게 구축된 후, 그 다음을 노리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더구나 금융 서비스는 게임과 달리 이전에 경험이 없었던 새로운 분야인 만큼 더욱 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블록체인 게임 중 가장 유명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엑시 인피니티가 해킹으로 7300억 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하고, 코인 가격이 나락으로 떨어진 것을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