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수출액 70% ‘게임’ 외면받은 문체부 대통령 업무보고
K-콘텐츠 수출액 70%를 담당하는 게임이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철저하게 외면받았다. 문체부는 K-콘텐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각종 핵심 정책에서는 게임을 쏙 빼놨다.
21일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우리 경제의 도약, K-콘텐츠가 이끌겠습니다." 등의 핵심 추진과제가 포함된 대통령 업무보고를 진행했다. 보고를 통해 K-콘텐츠산업 수출은 119억 달러(20년 기준)로 가전제품 73억 달러, 디스플레이 패널 41억 달러를 추월하여 대표 수출 주력 품목으로 자리매김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빌보드 차트를 점령한 BTS(방탄소년단), 영화 ‘헤어질 결심’의 칸 영화제 감독상 수상,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의 전 세계적 인기, 핑크퐁의 ‘베이비샤크’ 유튜브 누적 70억 조회 수(현재 100억), 웹툰 넷플릭스 드라마 원작 ‘스위트 홈’의 13개국 인기 등을 사례로 꼽았다.
문제는 콘텐츠 수출액과 K-콘텐츠 산업의 주요 성장 사례를 강조하면서, 진짜 대표 수출 주력 품목인 게임에 관한 이야기가 쏙 빠졌다는 것이다.
20년 기준으로 콘텐츠 산업 수출 규모는 119억 2428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이중 게임 산업이 81억 9356만 달러로 가장 크다. 약 70%의 비중을 차지한다. 게임에 이어서는 캐릭터 7억 1581만 달러, 방송 6억 9279만 달러, 지식정보 6억 9199만 달러, 음악 6억 7963만 달러 순이다.
아울러 게임은 핵심 정책에서도 외면받은 수준이다. 문체부는 영화, OTT 콘텐츠, K-팝을 경제성장의 축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정책금융 확대로 세계적 IP 보유 기업 육성을 위한 맞춤형 펀드 조성, 신기술을 융합해 한류를 메타버스로 확장, 콘텐츠·미디어 생태계 거버넌스 구축 등의 정책을 내놨다.
그나마 콘텐츠 융복합 미래 인재 3년간 1만 명 양성과 관련해 장르별 특화 인재(4,600명) 교육 정도에만 게임이 포함됐다. 지난 7월 1일 좋은 분위기 속에서 박보균 장관과의 간담회 등이 진행된 게임 업계에서는 실망스러운 눈치다.
이와 관련해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SNS를 통해 "21일 진행된 문체부 대통령 업무보고 내용을 보고 처음에는 제 눈을 의심했다. 콘텐츠 산업의 영광을 이야기하면서 대중음악,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웹툰을 나열하면서 게임은 흔적도 없다. 콘텐츠 수출의 70%가 게임이라는 이야기는 싹 빼놓고 있다. 핵심 정책에서도 완전 대상 외다. 어떻게 대선 전과 대선 후, 이렇게 게임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인가?"라고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