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더 나은 플레이 경험을 무료로. PS5로 업그레이드된 영웅전설 여의 궤적
지난 2월 영웅전설 시리즈의 새로운 시작을 알린 여의 궤적이 더 강력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래픽이 중요한 게임은 아니지만, PS5가 발매된지 오래임에도 불구하고 PS4로만 발매돼 다소 아쉬움을 줬었는데, 이번에 드디어 더 향상된 그래픽을 제공하는 PC와 PS5 버전이 발매된 것이다.
궤적 시리즈는 하늘, 영, 벽, 섬까지 이어지는 15년의 이야기가 계속 연결됐기 때문에, 이전 작품을 즐기지 않은 사람들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여의 궤적은 세계관을 공유하긴 하지만 새로운 인물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이전 작품을 즐겨보지 않은 사람들도 PS5로 새롭게 시작되는 영웅전설 궤적 이야기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이전 PS4 리뷰에서도 언급했지만, 이야기의 무대는 이전 시리즈에서 언급됐던 제므리아 대륙의 또 다른 대국 칼바드 공화국이며, 주인공은 뒷 세계의 해결사라고 불리는 아저씨(?) 반 아크라이드다. 직업의 특성상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기 때문에, 여러 퀘스트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가에 따라 LAW, GRAY, CHAOS 수치가 올라서, 이에 따라 능력치와 스토리 분기에 영향을 끼치도록 만든 L.G.C 얼라인먼트라는 성향 시스템이 도입됐다.
또한 이전 시리즈는 졸개들만 만나도 늘어지는 턴제 전투로 인해 답답함을 느끼는 이들이 많았지만, 여의 궤적에서는 실시간 전투가 새롭게 도입됐기 때문에, 졸개들은 이동 상태에서 바로 공격을 할 수 있으며, 체력이 줄어든 위기 상황이나, 강력한 적을 만날 경우에는 기존 시리즈처럼 턴제 전투로 전환해 보다 전략적인 전투를 즐길 수 있다.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게임 답게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추구한 것이 인상적이다.
하위호환을 지원하는 XBOX와 달리 PS5로 발매되는 게임들은 유료 업그레이드 정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많은 게이머들이 가격 부담을 느끼게 되는데, 이 게임은 다행스럽게도 PS4 버전을 구입한 사람들 모두에게 무료로 PS5 업그레이드 버전을 지원한다. 또한 세이브 파일도 호환되기 때문에 이전에 PS4 진행하던 저장 데이터를 PS5로 옮겨서 플레이할 수 있다.
유료라면 업그레이드된 콘텐츠가 과연 돈 값어치를 하는지 이것저것 따져야하겠지만, 무료 업그레이드, 그리고 저장 데이터 호환 기능까지 지원하니 통 큰 결정을 한 개발사에 찬사를 보낼 수 밖에 없다.
다만 PS4에서 PS5로 업그레이드됐다고 해서, 드라마틱한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 원래부터 그래픽이 장점인 게임이 아니다보니, 그래픽이 달라진 것을 체감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기 때문이다. 이전보다는 캐릭터들이 좀 더 깔끔하게 보이고, 전투 시 프레임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것은 만족스럽지만, 화면만 보고 PS4 버전과 PS5 버전의 차이를 알아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예전 PSP 버전이 PS4로 발매됐을 때 진행을 좀 더 빠르게 해주는 하이 스피드 모드가 지원됐는데, PS5 버전에도 하이 스피드 모드가 지원돼 이전보다 이동, 전투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게 됐다. 예전 PS4로 플레이하다가 중단했던 사람이라면 PS5 버전에서 훨씬 쾌적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PS5용 여의 궤적은 과거 휴대용 시리즈를 PS4로 옮기면서 KAI 버전을 출시했던 것과 비슷한 수준의 업그레이드를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KAI 버전은 그래픽이 많이 아쉽기는 했지만 구하기 힘든 예전 버전을 현세대 기기로 플레이할 수 있게 해주고, 다른 게임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됐기 때문에 팬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바 있다.
PS5 여의 궤적 역시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아쉽기는 하지만, 신규 구매자들만 신경쓰는 다른 회사들과 달리 기존 구매자들에게도 좀 더 나은 플레이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무료로 배포했다는 점을 칭찬해주고 싶다. 영웅전설 궤적 시리즈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예전 시리즈까지 플레이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이들이라면 PS5 여의 궤적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영웅전설 이야기에 동참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