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G 최민경 대표 "VR은 개인형 기기..전 세계 즐기는 게임 만들 것"
“데브즈유나이티드게임즈는 VR(가상현실) 게임에 대한 진심인 사람들이 뭉친 회사입니다. PC에서 모바일로 플랫폼이 전환된 것처럼 VR 플랫폼으로 전환이 올 것이라는 시장에 대한 믿음이 있습니다. 이런 믿음에 기반해 ‘리얼 VR 피싱’을 성공적으로 선보였고, 앞으로도 실험적인 도전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전 세계 사람이 즐기는 VR 게임을 만들고 싶습니다.”
지난 7월 국내 게임사 중 처음으로 오큘러스 플랫폼에 입점한 VR 게임 전문회사 미라지소프트는 사명을 ‘Devs United Games(이하 DUG)'로 바꿨다. 또 안주형 대표와 공동대표 체제에서 최민경 대표 단일 체제로 변경하면서 게임회사로서 정체성을 더 확고하게 다진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최민경 대표를 만나 DUG가 그리고 있는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DUG가 선보인 대표작 ‘리얼 VR 피싱’은 오큘러스 플랫폼에 입점 이후 국내 VR 게임 업계 1위, 아시아 1위, 세계 톱 30위 안에 드는 기록을 세웠다. 특히, 오큘러스 퀘스트 입점 이후 글로벌 Top Selling 카테고리 2위, 페이스북 오큘러스 ‘올해의 게임’ 어워드에서 ‘올해의 스포츠·피트니스 게임’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았다.
“‘리얼 VR 피싱’이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커뮤니티가 있습니다. 게임은 저희가 혼자 만든 것이 아니라 커뮤니티와 소통하고 피드백을 반영하면서 완성했습니다. 처음에는 10명, 300명 이렇게 시작한 커뮤니티가 현재는 12000명 이상 됩니다. 작지만 튼튼한 커뮤니티를 구축해 이용자 여러분과 함께 게임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DUG는 ‘리얼 VR 피싱’의 초기 프로토를 제작한 이후 실제 VR 게임 이용자들의 다양한 피드백을 받았다. 그러면서 별도의 UI 없이 즐기는 엑스퍼트 모드가 생기기도 하는 등 게임의 완성도를 커뮤니티와 함께 높여갔다. 당시 최민경 대표가 직접 이용자들과 소통하며 피드백 반영 등에 신경을 썼다.
이용자들도 게임을 함께 만들면서 다른 이용자들에게 게임을 추천하는 모습이 많아졌고, 점점 이용자가 늘어 현재의 탄탄한 커뮤니티를 구성하게 됐다고 한다. 특히, 이런 탄탄한 커뮤니티의 힘은 코로나19 유행 속에서 또 한 번 검증 됐다.
개발사인 DUG는 게임에 새로운 로케이션 업데이트가 필요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출장이 쉽지 않았다. ‘리얼 VR 피싱’은 세계 곳곳의 낚시터를 사진으로 찍어 실사 형태로 게임에 적용하는데, 출장이 힘들어 업데이트가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때 커뮤니티의 한 일본인 이용자가 다리가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낚시터 사진을 찍어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DUG는 이용자가 제공한 사진에 덕에 새로운 로케이션 업데이트를 선보였다.
“VR 게임 시장에 대한 확신이 있었습니다.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DUG 합류를 결정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VR 기기는 한번 체험하고 끝나는 것이 아닌 개인이 사용하는 기기라는 생각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제가 오큘러스에 재직하면서 쌓은 경험 등도 DUG를 이어올 수 있는데 도움이 됐다고 봅니다.”
최 대표가 VR 시장에 대한 확신을 가졌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자신이 게이머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게임들은 아무리 1인칭 시점 게임이라고 해도 VR 게임에 버금가는 몰입감을 전해줄 수가 없었다. 진짜 주인공이 되어서 즐기는 플랫폼이 VR이라고 본 것이다.
다음은 메타(구 페이스북)라는 조직에서 오큘러스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한국 오큘러스 코리아에 재직하며 메타가 어떻게 VR 시장에 접근하고 있는지 바로 옆에서 봤고, 오큘러스 고와 같은 독립형 VR 기기의 등장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한다. 때문에 VR 기기가 돌려쓰는 형태가 아니라 스마트폰처럼 개인형 기기가 될 것이란 판단을 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많은 VR 콘텐츠 개발사들이 어뮤즈먼트 파크나 어트랙션용 VR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을 때도 이 분야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한번 즐기고 체험하는 것은 깊이가 없어 VR 콘텐츠로 매력적이지 않았다. 최 대표는 VR은 개인형 기기라는 판단 아래 개인이 반복해서 오랜시간 즐길 수 있는 콘텐츠 개발에 몰두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리얼 VR 피싱’이다.
최 대표는 VR 게임으로 플랫폼이 전환하는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기기의 착용이 조금 불편하고 성능이 떨어져서 시간이 좀 더 필요할 뿐 VR 시장이 열린다는 것에는 확신이 있다. 때문에 플랫폼과 산업 전환의 중심에 서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 현재 시점이 너무나도 짜릿한 상황이라고 이야기 했다. 모바일 전환 시기에 슈퍼셀과 선데이토즈 같은 기업이 나온 것처럼 DUG가 VR 전환 시대에 그런 기업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현재 VR게임 시장에는 정해진 문법이 없기에 추후 개발 예정인 신작은 실험적인 작품을 시도하고, 유통 플랫폼의 확장 등 다양한 부분에서 노력할 계획이라 밝혔다. 최 대표는 독립형 VR 기기의 성능이 더 올라오고 기기가 안경처럼 작아지는 등의 발전이 있다면, 얼마든지 더 좋은 게임이 나오리라고 보고 있다.
당장 현재 판매 중인 오큘러스 퀘스트2 만해도 많은 연구가 되어 게임의 퀄리티가 오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3으로 나온 ‘라스트 오브 어스’가 기기에 관한 연구와 눈속임 등으로 기기가 보여줄 수 있는 성능 이상의 비주얼은 선사한 것처럼 말이다. 정말 3\~5년 정도 시간이 더 지나면 VR 플랫폼에서 정말 환상적인 게임을 즐기는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
최 대표는 인터뷰를 마치며 DUG의 첫 번째 목표가 수익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다. 정말 전 세계 사람들이 모두 즐길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하고 싶으며, 시장에 큰 족적을 남기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용자와 공명하는 콘텐츠를 만들면 매출은 따라올 것이라 봤다.
“DUG는 정말 VR 게임에 대해 진심인 개발자들이 모인 회사입니다. 초기 3명에서 시작해 이제는 20명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파트너와 함께 VR 게임에 집중하고 콘텐츠를 개발하고 싶다면 DUG을 찾아주길 바랍니다. VR 시장은 아직 정해진 문법이 없어 우리가 경험하고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산업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현재 짜릿한 경험을 원한다면 DUG를 찾아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