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들의 반란이 시작됐다. 지각변동 조짐 보이는 글로벌 FPS 게임 시장
‘배틀그라운드’, ‘포트나이트’, ‘콜오브듀티’, ‘카운터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 ‘레인보우 식스 시즈’, ‘오버워치’ 등 전통의 강자들이 두터운 벽을 쌓고 있던 글로벌 FPS(1인칭 슈팅) 게임 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배틀그라운드’와 ‘포트나이트’를 필두로 배틀로얄이 대세가 되다보니, 최근 몇 년간 신작들이 주목을 받는 것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으나, 후발 주자라고 할 수 있는 라이엇게임즈의 신작 ‘발로란트’가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며 기존 강자들의 벽을 깨고 있는 것.
‘발로란트’는 지난 2020년 출시 당시에는 기대만큼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으나, 그동안 꾸준한 업데이트와 지속적인 e스포츠 대회 개최로 인식을 개선시키면서, 뒤늦게 역주행을 보이고 있어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PC방 순위 통계 업체 게임트릭스의 발표에 따르면 ‘발로란트’는 현재 4.15%의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오버워치(3.62%), 배틀그라운드(4.04%) 등 PC방 상위권 타이틀을 제치고 PC방 전체 순위 5위, FPS 2강에 이름을 올렸다. ‘발로란트’가 국내 PC방 전체 순위 5위 안에 든 것은 국내 서비스 시작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보다 FPS 시장 규모가 더 큰 해외에서는 분위기가 더욱 뜨겁다. 지난해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더니 게임 전문 방송 플랫폼 '트위치'에서 '발로란트' 카테고리 팔로워 수가 1400만명을 넘어섰으며, 트렌딩 게임 1위, 가장 많이 시청한 게임 3위에 올랐다.
특히, 10대, 20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어, 과거 LOL(리그오브레전드)가 돌풍을 일으키던 초창기 모습을 연상하게 만든다는 것이 인상적인 부분이다.
이렇게 ‘발로란트’가 기존 강자들의 벽을 깨면서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자, 새로운 신작을 준비하고 있는 게임사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몇 년간 50%에 가까운 PC방 점유율을 보인 LOL 때문에 PC온라인 게임 신작들이 대폭 줄어든 것처럼, FPS 시장도 기존 강자들 때문에 신작들이 나오기 힘든 분위기였으나, ‘발로란트’가 굳게 닫힌 문도 계속 두드리면 열린다는 것을 실제로 증명해줬기 때문이다.
현재 넥슨에서는 자회사 넥슨게임즈의 신작 ‘퍼스트 디센던트’와 원더피플의 신작 ‘슈퍼피플’, 엠바크 스튜디오의 ‘더 파이널스’ 등을 준비 중이며, 카카오게임즈가 새로운 생존 게임 ‘디스테라’, 과거 ‘워록’으로 유명한 장윤호 대표가 설립한 라타타 스튜디오에서 ‘스카이스트래퍼’ 등을 준비 중이다.
특히 넥슨은 이번 게임스컴2022에서 ‘퍼스트 디센던트’ 등 다수의 신작을 선보이면서, 글로벌 FPS 마니아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아직 얼리액세스 단계도 아니니 흥행을 논할 시기는 아니지만, 너무 많은 배틀로얄에 지친 상황에서 루트슈터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도한다는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카카오게임즈의 ‘디스테라’ 역시 해외 시장에서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생존 장르를 택하면서 기존 배틀로얄과 차별화된 재미를 추구했다. ‘서든어택’ 흥행 이후 비슷한 컨셉을 가진 많은 게임들이 양산됐던 과거와는 분명 다른 움직임이다.
새로운 신작들이 ‘발로란트’가 만든 의미있는 균열을 더욱 크게 만들어, 고인물 잔치가 된 글로벌 FPS 게임 시장에 더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