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게임 시장 포기 선언한 구글, MS 게임패스 천하 계속되나

스태디아를 출시하면서 클라우드 게임 시장 선점 욕심을 드러냈던 구글이 결국 스태디아 사업 철수를 선언했다.

스태디아를 총괄하고 있는 필 해리슨은 최근 구글 블로그를 통해 “소비자를 위한 스트리밍 게임에 대한 스태디아의 접근 방식은 강력한 기술을 기반으로 구축되었지만, 예상했던 만큼 사용자의 관심을 얻지 못했기 때문에 스태디아 스트리밍 서비스를 중단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라고 종료 이유를 밝혔다.

스태디아는 지난 7월에 서비스 종료 소문이 돌았을 때만 하더라도 공식 트위터를 통해 “스태디아는 종료되지 않습니다. 플랫폼과 스태디아 프로에 더 많은 훌륭한 게임을 제공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으니 안심하십시오”라고 밝혔지만, 결국 2달 만에 소문이 사실이었음을 밝히게 됐다.

구글의 발표에 따르면 구글 스태디아 서비스는 2023년 1월 18일까지만 운영되며, 구글 스토어를 통해 구매한 모든 스태디아 하드웨어와 게임 및 추가 콘텐츠는 환불해줄 예정이다. 구글은 환불 작업이 2023년 1월 중순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했다.

구글의 스태디아 사업 철수에 대해 이용자들은 “예상됐던 결과”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구글이 막대한 인프라와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스태디아 자체의 경쟁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스태디아의 가장 큰 문제점은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 먼저 스태디아 플랫폼을 구입해야 하고, 고화질 서비스를 위해 월 구독료를 추가로 내야 하는데, 이와 별개로 해당 게임까지 별도 구입해야했다. MS의 게임패스나 소니의 PS 플러스의 경우 구독 서비스를 결제할 경우 해당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게임을 무료로 즐길 수 있지만, 스태디아는 가입만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이 하나도 없다.

또한, MS와 소니의 경우 강력한 자체 게임들이 있어, 이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이용자들을 유치했지만, 구글 스태디아는 이용자들을 유혹할만한 강력한 인지도를 갖춘 자체 게임이 없었다. 출시 당시에는 자체 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히긴 했으나, 아무런 성과가 없어 지난 2021년에 내부 개발 스튜디오가 폐쇄됐다.

출시 전 예고와 달랐던 서비스 품질도 문제가 됐다. 구글은 스태디아 프로를 구독하면 4K 해상도에 60프레임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으나, 실제 서비스는 연결 속도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으며, 인터넷 환경이 괜찮은 상태에서도 4K 해상도가 아닌 720P로 떨어지고, 반응 속도도 불규칙해 게임을 정상적으로 플레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다.

반면에 MS의 게임패스는 훨훨 날고 있다. 기존 온라인 서비스인 XBOX 라이브와 큰 차이 없는 가격 수준에, 헤일로, 기어스오브워 등 기존 XBOX를 통해 선보였던 강력한 자체 라인업을 출시 당일 게임패스로 선보이고, 콘텐츠 추가 확보를 위해 베데스다, 액티비전 블리자드까지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정책으로 전 세계 2500만명 가입자를 넘긴 상태다.

게다가 게임패스를 PC로 확장하고, 모바일 서비스도 시작하면서 XBOX 콘솔을 구입하지 않아도 게임패스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으며, 최근에는 삼성과의 제휴를 통해 다른 기기없이 TV와 게임 컨트롤러만 있어도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상황으로 발전시켰다.

강력한 독점 라인업을 믿고, 구독형 서비스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던 소니도, 게임패스의 엄청난 파급력에 놀라 부랴부랴 PS플러스를 강화하면서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MS처럼 강력한 자체 개발 게임을 출시 당일 구독 서비스에 포함시키고 있는 것은 아니나, 과거 많은 인기를 얻었던 게임 위주로 구독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게임을 늘리고 있으며, 레트로 게임 팬들을 겨냥해 과거 PS2 시절 많은 인기를 얻었던 게임을 구독 서비스에 포함시키면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게임업계에서도 이번 스태디아 서비스 중지 사태가 단지 구글의 실패일뿐, 클라우드 게임 시장 전체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구글이 그리고 있던 그림은 장대했으나, 미완성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시장 선점을 위해 서두른 것이 독이 된 것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