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이정헌 대표 “넥슨만의 새로운 방식으로 글로벌 시장서 승부를 볼 것”
4년 만에 지스타에 귀환한 넥슨은 그동안 어떻게 바뀌었을까?
넥슨은 오늘(8일) 판교에 위치한 자사의 사옥에 ‘2022 지스타 프리뷰’ 간담회를 진행하고 지스타에서 공개할 신작 라인업 9종을 새롭게 공개했다.
오랜만에 지스타에 복귀한 넥슨은 공식 슬로건부터 남달랐다. 이번 2022 지스타에서 넥슨이 내세운 슬로건은 ‘귀환(歸還)’. 그동안 갈고닦았던 자신들의 역량을 게임 팬들에게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포부가 담긴 슬로건이다.
공개된 타이틀도 풍성하다. ‘마비노기 모바일’와 ‘퍼스트 디센던트’,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데이브 더 다이버’ 등의 작품을 PC, 온라인, 콘솔에 이르는 다양한 플랫폼으로 현장에서 시연할 수 있다.
여기에 던전앤파이터 IP 기반 신작 ‘프로젝트 AK’와 ‘프로젝트 오버킬’, ‘환세취호전 온라인’, ‘갓썸: 클래시 오브 갓’, ‘나이트 워커’ 등의 신작 영상도 함께 공개될 예정이다. 특히, 비운의 작품으로 평가받는 ‘야생의 땅: 듀랑고’의 IP를 활용한 신작 ‘프로젝트 DK’가 깜짝 공개되어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렇다면 야심 차게 단일 최대 부스인 300부스로 지스타에 나서는 넥슨은 과연 어떤 변화를 겪은 것일까? 넥슨의 이정헌 대표와 최성욱 퍼블리싱 본부장과 함께한 미디어 인터뷰를 통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Q: 최근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안전에 관한 관심이 높다. 이번 지스타에서 어떤 안전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
부스를 만들 때부터 가장 최우선으로 생각한 것이 안전이다. 실제로 제세동기를 부스 곳곳에 배치하였고, 이용자들이 일정 간격을 두고 안전하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시연대를 배치했다. 넥슨 부스에 방문하신 이용자들이 안전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Q: 듀랑고의 IP를 사용한 게임을 공개했다. 어떻게 개발 중인가?
듀랑고는 넥슨에게 있어서 의미 있는 타이틀이지만, 개발 과정에서 좌충우돌한 것도 없잖아 있었다. 이에 이번에 개발되는 작품은 원작의 재미 요소를 MMORPG로 구현하기 위해 많은 토론이 이어지고 있으며, 원작자인 이은석 디렉터와 넥슨게임즈의 박용현 대표가 긴밀하게 노력하여 만들고 있다.
Q: 새로운 ‘듀랑고’에서는 기존과 다른 콘텐츠가 등장하는지?
듀랑고는 자유도가 높았고, 이용자들이 직접 세계를 만들어가는 서비스를 지향했지만, 초기 서버도 불안하고, 준비도 미약했다. 이에 ‘프로젝트 DX’는 안정적인 생활 환경과 예측 가능한 요소가 도입되었지만, 자유로운 듀랑고 특유의 콘텐츠를 최대한 살릴 것이다. 원작의 포인트를 정돈된 포인트로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Q: ‘프로젝트 AK’를 보면 분위기가 상당히 어둡다. ‘소울라이크 장르’인가?
단적으로 말씀드리면, ‘소울라이크’ 장르의 게임이 맞다. 같은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 IP를 사용하는 ‘프로젝트 BBQ’는 오픈월드 RPG로 개발 중이었는데, 네오플 직원들과 함께 던파의 액션 컨셉을 극한으로 끌어올려 “‘GOTY’(올해의 게임) 한번 받아보자!”라는 컨셉으로 제작 중이다.
Q: NDC에서 블록체인 게임을 공개한 바 있다. 이번 지스타에서 공개되지 않은 이유는?
블록체인은 넥슨 내부에서 강대현 COO를 중심으로 많이 고민하고 치열하게 만들고 있다. 블록체인이 ‘디파이’, ‘크립토크런치’ 등 여러 개념이 섞여 있는데, 넥슨은 이용자들이 게임에 더욱 흥미를 느끼도록 하는 NFT(대체 불가능 토큰)의 본질에 집중하는 콘텐츠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조만간 새로운 발표가 있을 것이다.
Q: 이번 지스타 넥슨 부스에 시연에만 집중한 이유는 무엇인가?
말씀드린 대로 이번 지스타에서는 오롯이 게임 시연에만 집중했다. 여기에 게임의 핵심 개발자들이 직접 부스를 방문하여 이용자들과 이야기하도록 했다. 인플루언서나 홍보 부스가 없는 대신 개발자들과 진솔하게 게임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했다.
Q: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이번 시연 버전에서 달라진 점은 무엇인지?
이번 시연은 게임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프리시즌이 내년 1월 2일 진행되는데, 지스타에서와 마찬가지로, PC와 모바일에서 동시에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 정도의 완전 크로스 플랫폼 플레이를 지원하는 게임도 드문데, 레이싱 게임인만큼, 네트워크 반응 속도가 중요하다. 이번 프리시즌을 진행하는 이유도 워낙 다양한 플랫폼에서 동시에 오픈을 하다보니 안정적인 플레이를 진행할 수 없다는 두려움에 확실히 검증하고자 한 것이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소위 빡세게 QA를 진행 중이니 기대하셔도 좋다.
Q: 이번에 공개되는 ‘마비노기 모바일’은 어떤 부분이 달라졌는지?
이번 ‘마비노기 모바일’에서 중점을 둔 것은 모바일에서도 느껴지는 타격감이다. 원작의 커뮤니티를 비롯한 콘텐츠는 그대로 구현되어 있지만, 가위바위보 식의 전투는 더 이상 없다. 이번 지스타 시연버전을 통해 달라진 ‘마비노기 모바일’의 전투 스타일을 즐겨봤으면 좋겠다.
Q: 콘솔 플랫폼 개발에 집중한 이유는 무엇인가?
정확히는 콘솔 플랫폼만 타겟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넥슨은 지난 2019년 전면적인 방향을 전환한 이후 모든 신작이 글로벌을 지향하고 있다. 이에 넥슨이 가진 IP를 기반으로 멀티플레이 요소를 강화하여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한 다수의 작품들이 개발 중이다.
여기에 넥슨이 가지고 있지 않은 새로운 IP도 발굴 중이다. ‘워헤이븐’, ‘프라시아 전기’ ‘VX’ 등의 게임이 대표적인 예다. 2023년까지가 넥슨의 ‘페이즈2’(2단계)였다면, 2024년부터는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멀티플레이 위주의 작품을 중심으로 한 개발 ‘페이즈4’(4단계)에 돌입할 것이다.
Q: 지스타를 방문한 이들이 어떻게 넥슨 부스를 즐겨주었으면 하나?
우선 다른 부스를 가지 마시고 넥슨 부스에 마련된 모든 시연 게임을 즐겨주셨으면 한다.(웃음) 그만큼 시연 시간이 길고, 영상으로 공개된 게임도 많으니 이를 지켜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다.
Q: 퍼스트 디센던트, 워헤이븐 등의 게임의 구체적인 출시 일정이 궁금하다
아무래도 대표직을 맡고 있다 보니 확실하게 일정을 밝히면 개발팀이 힘들어할 것 같다. 그래도 내년 중에는 선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
Q: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경우 최신 콘솔을 지원하지 않는다. 다른 이유가 있는지?
드리프트는 추후 최신 콘솔 기기도 지원할 것이다. ‘퍼스트 디센던트’의 콘솔 버전을 준비하면서 느낀 점인데, 콘솔 플랫폼은 QA가 어렵다는 것이다. 회사마다 기기가 다르고, 환경도 달라서 다양한 테스트가 필요하다.
퍼스트 디센던트도 PC 콘솔 플랫폼 동시 출시를 준비 중인데, 네트워크 환경 구축이 상당히 중요하지만, 어설프게 접근하다간 더욱 상황이 어려워질 것 같아 좀 더 세밀하게 가다듬는 중이다.
Q: 영화 리바운드의 투자를 단행했다. 혹시 엔터테인먼트 사업 분야를 확장할 계획인지?
리바운드의 경우는 조금 복합적이었다. 우선 시나리오가 재미있었고, 10~20대에게 울림이 있는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었다. 여담으로 감독을 맡은 장항준 감독님이 김은희 작가님이 참여한 프로젝트는 본인이 직접 해야 한다고 하시더라.(웃음) 스토리텔링의 다변화를 꾀한 것이지 넥슨이 영화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확장한다는 것은 아니다.
스토리텔링의 이야기를 하자면 게임회사가 생존하려면 IP를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데, 이 IP는 단순히 게임 타이틀이 아니라 스토리 텔링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 스토리 텔링을 기반으로 게임도 만들고 웹소설, 영화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다. 이러한 움직임이 있어야 오랜 시간 대중에게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Q: 개발 플랫폼이 변화한 만큼 기존의 서비스와 다른 형태의 서비스를 적용해야 할 것 같은데?
실제로 가장 힘든 부분이다. 모바일 플랫폼을 중심으로 글로벌 서비스를 했지만, 해외 시장은 한국만큼 기민하게 대응하거나 라이브 서비스를 잘 대처하지 못했다. 여기에 게임이 모바일, 스팀, 콘솔, 멀티플랫폼으로 확장되다 보니 새로운 방안을 도입하기 위해 내부에서 많은 토론이 오가고 있다.
Q: 콘솔 플랫폼에서 BM(유료 콘텐츠)은 어떻게 구성되는지?
‘퍼스트 디센던트’와 ‘데이브’의 반응을 보면 “상대는 넥슨이다”라는 댓글이 주로 달린다. 현재 콘솔 플랫폼의 BM을 고민 중이지만, 기존의 PC 모바일 식 BM을 적용하지 않을 것이다. ‘워헤이븐’이 대표적인 예인데, ‘Pay to Win’(돈을 쓰면 이기는 게임)’을 완전히 배제한 BM을 선보인 바 있다. 이처럼 새로운 BM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며, 신작을 통해 이러한 BM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Q: ‘환세취호전 온라인’은 어떻게 준비 중인가?
먼저 게임 타이틀에 온라인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싱글 게임이 온라인으로 전환한 것을 의미한다. 처음 이 게임을 만들 때 원작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최대한 구현하고, 유쾌한 대사 와 유머러스한 요소는 버리지 말자고 이야기했다. 여기에 기존의 뻔한 성장 형태와 경쟁 콘텐츠 보다 원작의 감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전의 게임이 가진 싱글 게임의 재미를 멀티플레이로 풀어나갈 것이다.
Q: ‘프로젝트 오버킬’에 대한 소식이 궁금하다.
우선 ‘던파’ IP는 넥슨이 가진 가장 비싼 IP 중 하나다. 던파 IP의 포트폴리오(목록)가 늘어나야 한다는 것은 명확하다. 기존의 ‘던파’가 2D 횡스크롤 방식이었다면 ‘오버킬’은 8방향 3D 액션 게임이다. 현재 어떤 재미를 줄 수 있는지 고민 중이지만, 명확한 차별점을 구현하고, 방향성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Q: 최근 넥슨 신작들의 내부 평가가 잦아진 것 같다. 어떤 기준을 두고 평가를 진행하는지?
2019년 선택과 집중을 선언한 이후 넥슨은 게임 개발 프로젝트 사이즈를 키우고, 이를 리드할 수 있는 PD와 디렉터를 양성한다는 장기적인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이전에는 개발팀 규모가 100명이 넘는 경우가 드물었는데, 그러다 보니 이용자들이 원하는 퀄리티를 구현하기 힘들었다. 이에 개발 인원을 크게 늘리고, 새로운 빌드가 나올 때마다 내부 테스트를 많이 해보자고 했는데, 내부에서 재밌어하면 밖에서도 평가가 좋은 경우가 많았다.
최근 넥슨에 선보인 게임이 좋은 평가를 받는 때도 있지만, 초기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않을 예정이며, 넥슨이 보유한 클래식 RPG를 다시 활용하거나 게임 외에 IP 개발까지 다양한 분야에 집중할 것이다.
Q: 콘솔은 끝이 있는 게임이 많다. 후속작이 빠르게 나올 수 있는지?
우선 넥슨은 콘솔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멀티플랫폼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에 있는 게임회사가 서구권에 성공하려면 콘솔은 필수적으로 선택해야 하는 플랫폼이다. 시장의 크기 자체가 달라서 무조건 가야 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넥슨은 우리의 콘텐츠를 선보이되 기존의 ‘free to play’에서 더욱 진화된 버전으로 서구권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생각이다.
Q: 넥슨은 앞으로 어떤 변화의 모습을 보여주려 하는지?
예전에 이슈가 됐었던 ‘돈슨의 역습’ 시절이나 지금이나 달라지고 싶다는 마음은 똑같다. 개인적으로 넥슨은 2019년이 큰 전환점이 된 것 같다. 내부에서 많이 달라지려고 노력 중이고, 그 결과가 조금씩 보이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게임의 방향성 전환과 적극적인 소통 등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재밌는 게임을 잘 만들어서 서비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에서 사랑받는 회사로 체질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열심히 변화하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