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22 출품작 살펴보니.. 모바일 게임 주도권 시대 '저물다'
"올해 지스타는 확실히 다른 것 같아요. 콘솔 게임이 엄청 늘었어요. 또 시장 주도권이 모바일에서 멀티 플랫폼으로 넘어가는 게 보이네요."
올해 11월 17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되는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2022의 출전작들을 살펴보던 한 게임업계 담당자는 '게임업계에 커다란 변화의 물결이 오고 있는 것 같다'라고 진단했다.
이 담당자는 모바일 게임 위주였던 게임의 주도권이 바뀌고 있는 게 지스타 2022를 통해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며, "멀티 플랫폼 시대가 온다고 예상은 했는데, 이렇게 빨리 대세가 될 줄은 몰랐다. 얼떨떨하다."라고 말했다.
플랫폼 다변화 두드러져.. 게임업계 중심축 '이동'
게임쇼는 게임의 미래를 보는 유의미한 지표 중 하나다. 향후 출시될 게임들을 체감할 수 있으며, 트렌드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지스타 게임쇼를 보면 모바일 게임에서 PC나 콘솔 쪽으로 게임의 중심축이 이동했음을 감지할 수 있다. 돈의 흐름, 시대적 대세가 모바일 단일 플랫폼에서 멀티로 옮겨가고 있는 걸 체감할 수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올해 300 부스로 지스타 2022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넥슨은 9종의 신작을 준비했으나, 예년과 달리 대부분이 멀티 플랫폼 게임이거나 모바일 플랫폼을 벗어난 게임을 내놨다.
루트 슈터 장르의 신작 '퍼스트 디센던트'는 PS5와 PC로 개발됐으며, 내년 1월 2일 글로벌 프리시즌 오픈을 예고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도 PC와 모바일 양 플랫폼으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데이브 더 다이버'와 '던전 앤 파이터' IP(지식 재산) 기반의 신작 '프로젝트 AK(Arad Chronicle: Kazan), '프로젝트 오버킬', '환세취호전 온라인' 등도 전부 멀티 플랫폼 기반 게임이다.
넥슨뿐만이 아니다. 타 게임사들의 부스를 살펴봐도 이 같은 기류는 그대로 이어진다. 넷마블은 이번 지스타 2022에서 3인칭 AOS 게임 '파라곤: 디 오버 프라임'을 내놓는다. 이 게임은 PC와 콘솔의 멀티 플랫폼 장르다.
또 지난 게임스컴에서 극찬을 받은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이나 크래프톤의 '칼리스토 프로토콜'도 이번 지스타 2022의 최대 히트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둘 다 모바일을 배제한 콘솔과 PC 위주의 타이틀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플랫폼 통합 시대.. 대형 게임사들은 콘솔 시장에 '눈독'
지스타 2022 게임쇼에 출전하지 않는 게임사들은 어떨까. 기류는 비슷하다. 웬만한 게임사들이 모두 PC와 모바일 게임의 플랫폼 통합을 추진 중이며, 콘솔 게임으로 진출하는 경우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게임사는 엔씨소프트다. 엔씨소프트는 PC와 모바일을 연동하는 '퍼플' 플랫폼을 일찌감치 구축했고, '리니지 M', '리니지 W' 등 자사의 대부분의 모바일 게임들을 PC와 통합시켰다.
또 최근 트리플 A급 MMORPG 'TL'과 루트 슈터 장르의 'LLL'도 준비하고 있다. 이 게임들은 모두 PC와 콘솔 게임으로 개발 중이다.
최근 '니케: 승리의 여신'을 출시해 구글 플레이스토어 1위를 차지한 시프트업은 PS5 용 액션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를 준비 중이며, FPS의 명가 썸에이지도 자사의 신작 게임인 '데카론 G'를 PC와 모바일 동시 출시로 내놓았고 FPS 게임 '크로우즈'같은 경우는 PC로만 출시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해외에서도 중국 '원신'이 모바일과 PC, 콘솔을 통합하며 세계 1위 게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고, 에픽게임즈도 '포트나이트'로 PC와 콘솔, 모바일의 통합을 이뤄냈다.
최근 국내 PC방 순위 2위에 FPS 게임 순위 1위를 차지한 '오버워치 2'도 PC,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스위치 등이 통합되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네트워크의 발전과 하드웨어의 발전, 그리고 과금의 통합 과정이 대대적인 변화를 만드는 요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구글 같은 플랫폼의 터줏대감들이 지금까지 플랫폼 통합이 안되도록 벽을 쌓고 버텨왔지만, 시대적 흐름을 이기지 못하고 최근 장벽이 허물어지면서 급격한 변화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개발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게임사들도 특정 플랫폼을 고집하는 일 없이 멀티 플랫폼으로 최대한 많이 보급하고 수익을 꾀해야 하는 시점이 됐다."라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또 "게임 시장이 격변의 소용돌이 안에 있는 만큼 기존의 영광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계속해야 경쟁력을 가지고 살아남을 수 있다. 지금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마지막 골든타임이나 마찬가지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