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22] 소문난 잔칫상에 먹을 것 많았다, 'P의 거짓' 실제로 해보니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 중인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2022. 제2전시관 3층에 위치한 BTC 부스 우측에 위치한 네오위즈 부스는 'P의 거짓'을 체험해보기 위한 관람객들로 가득 찼다.
현지 관람객은 물론 글로벌 매체들, 해외 게임 개발자들까지 온통 'P의 거짓' 부스를 찾았고, 본지 기자도 이틀에 걸쳐 기다린 끝에 겨우 30분간 'P의 거짓'을 플레이해볼 수 있었다.
광기로 물든 19세기 프랑스의 미려한 모습
처음 시작해서 보이는 프랑스의 거리는 음울하기 그지없었다. 보통 프랑스 하면 예술적인 감각이 있는 온화한 도시를 떠올릴 수 있겠지만, 'P의 거짓'에서 보이는 세계는 어둡고 칙칙하고 광기가 서려있는 모습이었다.
조금 더 전진해보니 하수구에서 살짝 물이 새어 나온 듯 물기가 느껴졌고, 스산하게 안개가 낀 듯한 느낌이 엄습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그렇게 배경이 어둡진 않았다. 멀리서 보이는 조명을 통해 캐릭터의 시인성은 적절히 조정되어 나쁘지 않은 느낌이었다.
또 배경이 주황색 계열 빛으로 물든 반면, 별바라기(세이브 포인트) 등이나 주인공 모션 중에는 푸른빛으로 효과를 줌으로써 식상함이나 진부함을 주지 않으려 노력한 흔적도 보였다.
캐릭터 모델링, 액션 타격감 등은 수준급
초반 30분으로 'P의 거짓'을 완전히 파악하긴 어려웠으나, 캐릭터 모델링과 관련된 디테일이나 액션 타격감 등은 가히 수준급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해외 유수의 콘솔 게임과 비교해봐도 절대 떨어지지 않는 높은 완성도다. 더 우수하다고 생각되기도 한다.
이동하다 보면 나오는 크리처들. 외계 생명체처럼 기괴하거나 징그러운 모습은 아니었지만, 호러 영화의 무표정하고 무자비한 인형 같은 느낌의 크리처들이 덮쳐왔다. 굳이 표현하자면 '사탄의 인형' 류 크리처들을 8등신으로 늘려놓고 스팀펑크 처럼 기계적인 기믹을 씌운 형태라고 보면 맞을 듯 싶다. 크리처는 무작정 빠르게 습격해오는 형태는 아니지만, 거리나 시간에 따라 반응하는 형태가 따로 있는 듯싶다.
일반적인 인간형 크리처들 외에도 개 형태의 크리처도 있고 가만히 놔두면 일정 쿨타임 뒤에 화약총 같은 것들을 쏘는 적들도 등장했으며, 우측 트리거 버튼을 눌러 약 공격과 강 공격을 통해 척살할 수 있었다. 여타 소울 라이크 게임처럼 적의 모션을 보고 적당히 때리고 막고 피하는 방식이었는데, 타격감에 많은 신경을 쓴 듯 때리는 손맛이 있었다.
무기의 활용과 모션
이동 자체는 타 게임과 흡사하다. 기계적인 달리기 느낌은 아니고 인간 느낌 자체다. 다만 회피 버튼을 그냥 눌러보니 뒤로 엉거주춤 이동하는데, 기계적으로 덜컥거려서 상당히 인간 같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 모습이 그렇게 아름다워 보이진 않았는데, 일부러 이렇게 의도한 것인가 싶은 의구심은 살짝 들었다. 방향키와 함께 회피 버튼을 누르면 다른 게임처럼 구르게 되는데, 완전 무적은 아니다.
다양한 무기를 바탕으로 싸우다 보니 무기를 바꾸면 확실히 타격감이 바뀐다. 공간에 따른 무기의 반응성을 위해 벽 근처에서 휘두르면 튕기는 효과도 있었다.
일단 자잘한 칼로 빠르게 베다가, 후에 얻는 장검으로 공격해보니 푹 찔러 넣는 느낌이 확연히 달랐다. 이 부분은 공격뿐만 아니라 피격 모션까지 바꿨기 때문인데, 상당히 고된 작업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30여 종의 무기에 100가지 조합이 있다고 하니 이 부분은 크게 기대가 된다.
또 무기에 따라 약 공격과 강 공격이 성격도 바뀌는데, 약 공격은 느릿하게 전진형으로, 강 공격은 빠르게 뒤로 빠지면서 베는 등 무기에 따라 공격이 개성적으로 바뀌므로 향후 무기의 운용이 중요해 보였다.
공방에 대해서는 아직 이해 부족
캐릭터의 이동이나 적 배치는 다른 소울 라이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초반부라 그런지는 모르지만, 화면이 전환되는 적당한 구석에 적들이 배치되어 있다거나 혹은 서둘러 가려다 보면 밑으로 미끄러져 떨어진다거나 하는 식의 각종 장치가 'P의 거짓'에도 비슷하게 나열되어 있다.
공격 모션이 다 끝나기 전에는 회피나 방어를 할 수 없고, 또 약 공격과 강 공격에 대한 특수한 연계기 등도 당장은 발견할 수 없어 단조로운 느낌이었다. (향후 끌어당기기 등을 통해서 공격의 다양성은 따로 있을 것 같긴 하다)
재미난 점은 튕기기 기술. 일반 공격과 회피 외에 정확한 타이밍(저스트 프레임)에 (적의 공격의 히트 프레임 발동 때?) 가드 버튼을 누르면 대미지 없이 적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데, 그 판정이 정확히 이해가 안 되었다. 감을 잡아보려고 연이어 시도했는데도 쉽게 발동이 안 되는 편.
개인적으로 이런 부분에 감을 잘 잡는 편이긴 한데도 잘 안되어서, 지나치게 영역이 좁거나 이러한 공방이 프레임 상으로 정확히 계산이 되어 묶여있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또 플레이할 기회가 되면 정확히 더 파악이 필요한 부분이다.
30분간의 짧은 플레이.. 엄청난 기대감이 온다
사실상 30분간의 짧은 플레이로 'P의 거짓'에 대해 파악하는 것은 겉핥기에 그친다고 생각한다. 다만 현장에서 'P의 거짓'을 즐기려면 2시간 반을 기다려야 했고, 부산이 아닌 지역의 대부분의 이용자분들은 직접 즐길 기회가 없었을 것 같아서 약간이나마 소감을 남겨본다.
게임에 대한 소감은 '기대 이상'이라고 할만하다. 만약 네오위즈가 아니라, 액션에 일가견이 있는 다른 일본이나 북미의 유명 게임 개발사가 개발했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퀄리티가 높다. 보통 열과 혼이 느껴지는 게임을 개인적으로 '날이 서있다'라고 표현하는데, 이 게임이 그랬다.
물론 완성 버전이 아닌 만큼 미진한 부분이 보이긴 한다. 보통 스테이지 초기에 동선 파악이 쉽도록 해주는데, 바로 파악이 안 된다거나 혹은 이동에 따른 카메라 워크 등이 일부 불편한 모습도 있긴 하다. 하지만 이는 개선될 수 있는 부분이고, 또 끊기거나 튕기는 것 없이 쾌적하게 플레이가 가능했던 점, 마지막으로 30분이 지난 뒤에 밖으로 나온 뒤에도 계속 깊은 여운이 있는 걸 보면 역시나 'P의 거짓'은 매우 잘 만들어지고 있는 게임이라고 할만하다.
모쪼록 이 게임이 잘 나와서 성공 신화를 쓰고, 한국형 콘솔 게임의 새로운 선도자 같은 역할을 해주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