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믹스와 FTX 사태에 주춤해도... 블록체인 게임사들 '묵묵히 도약 준비 중'
"이제 코인 시장은 끝난 것 아닙니까? 과거처럼 폭등하는 시장은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아요. 다소 (시장이) 회복된다는 전망도 있긴 하지만 현재로서는 마땅히 믿을만한 곳도 없고요."
최근 블록체인 관련 업계나 투자자들과 만나면 흔히 나오는 대화들이다.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겨준 루나 사태에 이어 FTX 거래소 사태와 최근 위믹스 상폐 위기까지 이어지면서 블록체인 업계가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여파는 '블록체인'과 가장 궁합이 좋다는 블록체인 게임업계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위믹스 상폐 여파에 직접적 당사자인 위메이드는 물론이요 넷마블, 컴투스 등 관련 기업이 줄줄이 약세를 면치 못한 것은 그러한 시장 분위기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서 국내 게임업계를 분석한 후 '매우 부정적(latgely bearish)'이라며 넷마블, 크래프톤, 넥슨, 펄어비스 등에 매도 의견을 밝힌 것도 비슷한 시류를 읽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에도 블록체인 게임 시장이 완전히 사멸하는 수순이냐 하면 그렇지 않다. 될성부른 게임들은 여전히 장밋빛 전망을 보여주고 있고, 또 투자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유의미한 성과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국내에서 블록체인 분야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기업을 꼽자면 'XPLA' 메인넷을 기반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컴투스 그룹을 빼놓을 수 없다.
컴투스 그룹은 2년 전부터 회사의 미래 먹거리를 블록체인으로 잡고 '종합 콘텐츠 왕국' 건설을 위해 수많은 콘텐츠 기업에 투자해왔다. 올해 상반기에 자회사 위지윅스튜디오와 함께 걸그룹 마마무, 오마이걸 소속사인 RBW에 230억 원을 투자해 2대 주주가 됐으며, 지난 11월 1일에는 SM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해 지분율 4.2%를 확보하기도 했다.
성과도 뚜렷하다. 컴투스 그룹은 위지윅스튜디오와 래몽래인이 제작 투자한 JTBC 금토일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로 최근 대박 행보를 보이고 있다. 래몽래인은 컴투스의 계열사 위지윅스튜디오가 최대주주인 콘텐츠 제작사로, 넷플릭스, 디즈니+에서 한국 TV드라마 1위를 달성했으며 미국 라쿠텐 비키에서도 론칭 이후 미국, 캐나다, 브라질 등 50여 개 이상 국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블록체인 분야 또한 활발하여, 컴투스 그룹은 지난 9월 말에 자사의 콘텐츠 플랫폼 하이브에 블록체인 관련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추가했다. 블록체인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이도 누구나 쉽게 Web3 게임을 제작,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 셈이다.
또 컴투스 그룹은 XPLA 메인넷을 바탕으로 '컴투버스' 메타버스를 보다 빠르게 구체화하고 콘텐츠 창작자와 사용자 모두를 위한 선순환 구조를 빠른 시일 내에 구체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에 인수된 'BORA'로 잘 알려진 차지훈 대표가 새로 설립한 비피엠지(BPMG)도 이번 블록체인 사태를 극복하고 살아남을 '옥석'으로 거론된다.
비피엠지는 블록체인 기반의 플랫폼 개발과 연구, 서비스를 수행하는 기업으로, 플랫폼 개발, 인프라 구축과 운영, 서비스 시스템 개발, 게임 제작 및 서비스에 뛰어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입소문이 나고 있는 회사다. 현재 'KMINT'라는 접근성에 특화된 블록체인 앱을 서비스 중이다.
비피엠지에 대해 주목해야 할 점은 자체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젬허브(GemHUB)'를 바탕으로 출시된 게임들이 이미 높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갈라랩과 비피엠지가 협력해 개발한 웹 버전 '프리프 유니버스'는 지난 2021년에 글로벌 CBT를 실시해 10개 국에서 20만 명이 참여해 높은 잔존율을 기록하면서 기대를 모았고, 이후 지난 2022년 6월에 글로벌 정식 출시에 돌입한 후 동남아시아 프리 오픈에서 서비스 개시 13일 만에 누적 매출이 약 10억 원을 돌파했다.
이후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한 '프리프 유니버스'는 또 한 번 서비스 5일 만에 누적 매출 10억 원을 추가로 기록했고, 2022년 8월 말을 기준으로 게임에 접속한 누적 등록자 수가 12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제2의 전성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승승장구하고 있다.
현재 비피엠지는 '프리프 유니버스'의 블록체인 버전을 준비하는 한편 젬허브를 통해 '시드이터널(Sid-eternal)', '자이언츠앤'(GiantN), '아쿠아팡', ‘좀비노이드’ 를 서비스하고 있으며, 이후에도 7천만 이용자가 경험한 클래식 판타지 '라펠즈'의 모바일 버전인 '라펠즈 유니버스'를 연내에 블록체인 버전 서비스를 진행할 계획이다.
여기에 한국금거래소디지털에셋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아이티센이 비피엠지에 투자한 것도 믿을만한 부분이다. 디지털 실물 자산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금거래소디지털에셋과 비피엠지 사이에서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마지막으로 '인텔라 X' 플랫폼을 준비 중인 네오위즈도 블록체인 업계에서 꾸준히 기대감을 보여주고 있는 게임사로 거론된다.
'인텔라 X'는 현재 블록체인 게임업계에서는 가장 안정적이라고 평가받는 메인넷인 폴리곤과 손잡고 개발 중인 웹 3.0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으로, 블록체인 기반 게임 개발 및 운영과 게이머들에게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하는 게임 중심의 플랫폼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또 네오위즈는 인텔라 X에 글로벌 서비스 중인 소셜카지노 게임 ‘하우스 오브포커’, ‘하우스 오브 슬롯’ 2종을 P&E 버전으로 선보이고, ‘고양이와 스프’ IP를 활용한 게임 2종과 ‘아바(A.V.A)’, ‘크립토 골프 임팩트’, ‘브레이브 나인’ 등도 순차적으로 온보딩 할 예정을 밝히면서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