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게임 폐인 미소녀와 아슬아슬한 동거 생활 '러브인 로그인'
리뷰를 쓰기에 앞서 정확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올해 크리스마스 연휴는 영하 10도를 가볍게 넘길 정도로 추웠고, 이 정도 날씨라면 각종 사고가 우려되기 때문에 집 안에 있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절대로 데이트 약속이 없어서 집에서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형태의 비주얼 노벨을 즐긴 것이 아니다. 꼭 알아주길 바란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둔 지난 12월 22일 스마일게이트의 스토브 인디에서는 비주얼 노벨 신작이 출시됐다. 게임밖에 모르는 게임 폐인 미소녀와 아슬아슬한 동거 생활을 그린 작품 '러브인 로그인'이 그 주인공이다. 정식 출시에 앞서 애니메이션과 게임 축제인 'AGF 2022'에서 큰 관심을 받는 등 출시 전부터 게이머들의 기대가 높았던 작품이다.
이 게임은 메타크래프트가 운영 중인 웹소설 플랫폼 노벨피아에서 인기를 모은 '게임 폐인 동거녀와 순애는 어떠신가요'를 원작으로 하는 게임이다. 게임의 개발은 '러브 딜리버리'로 큰 사랑을 받은 온파이어 게임즈가 맡았다. 여담이지만 온파이어 게임즈는 최근 스토브 인디와 '러브 딜리버리2'의 출시를 위한 계약을 맺었다.
'러브인 로그인'은 비주얼 노벨 장르의 게임이다. 비주얼 노벨 장르 특성상 큰 어려움 없이 책을 읽듯이 텍스트만 읽어나가면 된다. 게임은 15세 이상을 위한 일반 버전과 청소년 이용불가 버전의 시크릿플러스 버전 2개의 버전이 준비됐으며, 기자는 당연히 시크릿플러스 버전으로 즐겼다.
시크릿플러스 버전의 경우 게임을 시작할 때 게임 방송을 하는 스트리머들에게 경고를 보내기도 한다. 국내 비주얼노벨 중 가장 도전적인 CG가 준비돼 방송이 차단될 수 있다며 별도의 스트리밍 모드로 즐길 것을 추천한다. 게임이 얼마나 도전적인지는 직접 체험해 보도록 하자. 참고로 게임 후반에 등장하는 CG의 수위는 정말 진하고, 여주인공의 목소리 연기를 맡은 장미 성우도 수위를 한층 올려주는 것에 동참한다.
'러브인 로그인'은 게임 회사의 사업팀인 권성현이란 주인공 입장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다. 주인공은 회사 아트 공모전에 입상한 박다혜를 만나러 가게 되고, 마침 어마어마한 폭우가 쏟아지면서 박다혜는 주인공의 집에 신세를 지게 된다. 원작을 읽어본 게이머라면 원작과 내용이 조금 다를 수 있다. 게임적인 요소를 위한 각색이 더해진 부분이라고 보면 된다.
알고 보니 박다혜는 주인공의 8년 차 게임 친구였다. 게임 속 아이디가 '김폭딸'이기에 당연히 지난 8년간 남자라고 생각했는데 그 정체는 눈앞에 있는 20대의 미녀였고, 게임을 통해 오래 알고 지낸 둘은 박다혜의 집수리가 마무리될 때까지 함께 살기로 한다. 게임에서처럼 막역하게 말이다.
이 과정에서 다혜의 코스프레 모델 활약, 여행 등 둘의 관계를 돈독하게 만들어줄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되고, 다혜는 그림 실력을 살려 주인공의 회사에 취업하는 것에도 성공한다. 물론 둘이 같은 집에 산다는 것은 비밀이었고, 회사에서는 다혜를 향한 시기와 질투가 펼쳐진다. 자세한 내용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게임에 관심이 생겼다면 직접 확인해 보자.
'러브인 로그인'이 일반 비주얼 노벨과 다른 점은 다양한 미니 게임이 준비됐다는 것이다. 게이머는 10개의 미니 게임을 즐길 수 있고, 한 개를 성공할 때마다 10점의 호감도를 얻는다. 100점이면 추가 CG를 얻을 수 있는 트루 엔딩, 85점 이상이면 트루 엔딩, 85점 미만이면 새드 엔딩이 나온다. 추가 CG는 얻을 만한 가치가 있느니 미니 게임은 스킵하지 말고 꼭 도전해 완료하도록 하자. 다시 도전하는 것은 가능하다.
또 게임의 특징 중 하나는 원작이 게임에서 만난 남녀 주인공이 함께 살아가는 순수한 로맨스가 담긴 치유 성장물이었던 것처럼 게임 진행 과정에서 다혜의 다이어리를 살펴보며 다혜의 마음을 이해해 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 다이어리에 그려진 다혜의 그림이나 글이 다혜의 심리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사건과 관계가 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트루 엔딩 보다 새드 엔딩이 나았다. 다혜의 다이어리를 보면 새드 엔딩이 더 어울리는 결말이 아니었을까 싶다. 트루 엔딩의 경우 이야기 전개가 마무리되는 과정에서 뭔가 하나 빠진 것 같은 느낌이다. 서비스 신을 넣기위해 필요했던 트루 엔딩이 아닐까 한다.
이 외에도 게임에는 국내 비주얼노벨 게임 최초로 에이수스(ASUS)와의 콜라보를 진행해 에이수스 제품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었고, 여주인공 외의 주변 인물들의 목소리 연기도 더해 게임에 더 몰입해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러브인 로그인'은 그저 원작인 '게임 폐인 동거녀와 순애는 어떠신가요'를 비주얼 노벨로 옮겨낸 작품이 아니다. 개발사인 온파이어 게임즈는 다양한 부분에서 더 게임다울 수 있도록 내러티브 전달에 노력을 기울였고, 이 부분이 괜찮게 다가갈 수 있으리라 본다. 굳이 원작을 몰라도 게임을 즐기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5~6시간 정도 빠져서 즐기기에 부족하지 않은 게임이며, '러브인로그인'이 유난히 추운 올겨울 게이머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달래줄 수 있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