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냥이 모시는 집사의 캣타워 올리기 '냥타워 : 네모로직'
인디 게임은 기존에 보기 힘들었던 참신한 아이디어를 기대하면서 찾게 되지만, 요즘 모바일 인디 게임을 보면 그런 느낌을 기대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워낙 유행에 민감한 시장이다보니 쏠림 현상이 심해서 비슷한 게임들만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부터 방치형 장르가 유행하면서 이른바 ‘키우기’ 류가 대세가 됐고, 요즘은 뱀파이어 서바이벌이 급부상하면서 비슷한 게임들이 쏟아지고 있다. 더 많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인기가 있는 장르로 신작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현상일 수도 있지만, 인디 게임 특유의 참신함이 사라져가는 것 같아 아쉬움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유행을 쫓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인디 게임을 만나게 되면 더 반가움을 느끼게 된다. 지난해 구글 인디 게임 페스티벌에서 이용자들이 직접 투표해서 뽑는 인기 게임상을 수상한 ‘냥타워:네모로직’가 바로 그런 게임이다.
스튜디오 박스캣에서 개발한 이 게임은 제목에서도 바로 알 수 있듯이 네모로직 퍼즐을 푸는 게임이다. 네모로직도 꽤 많은 게임들이 나와있기 때문에 다소 식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단순히 네모로직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길 잃은 고양이들을 위해 캣타워를 건설하고, 방을 고양이들을 위한 가구들로 채우는 꾸미기 요소를 결합해서 더욱 아기자기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게임의 주된 흐름은 네모로직을 풀면 받을 수 있는 참치캔을 모아서 캣타워를 예쁘게 꾸미고 더 많은 고양이를 입주시키는 것이다. 고양이답게 다들 상당히 뻔뻔하기 때문에, 집도 공짜로 얻은 주제에 필요한 물품도 많아서, 원하는 것을 다 사주려면 네모로직을 정말 열심히 풀어야 한다.
고양이가 귀여운 이유는 귀엽지 않았으면 벌써 멸종했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우스개소리가 있는데, 이 게임을 하면 바로 공감이 된다. 상점에서 파는 가구 가격을 보면 짜증이 날 때도 있지만, 가구 위에 있는 녀석을 터치할 때마다 대굴대굴 하는 모습을 보면 모든 것이 용서가 된다.
게임의 핵심인 네모로직은 초보자들도 손쉽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칸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네모로직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금방 이해할 수 있으며, 힌트도 있고, 실수해도 바로 게임오버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다.
더욱 매력적인 것은 네모로직의 가장 큰 특징 중에 하나인 그림이다. 네모로직을 모두 완성하고 나면 도트 형태로 구현된 그림이 완성되는데, 이렇게 적은 칸을 활용해서 이런 그림을 표현할 생각을 했는지 감탄하게 만드는 결과물들이 계속 이어진다.
네모로직을 계속 반복 플레이하도록 유도하는 장치도 꽤 신경써서 만들어뒀다. 고양이의 부탁을 계속 들어주다보면 친밀도가 쌓여 고양이의 성격 등 몰랐던 비밀들이 조금씩 밝혀지며, 농장, 자연, 음식, 동물, 디저트 등으로 분류된 네모로직 그림을 모으는 요소도 구현해둬서 콜렉션을 완성하는 재미도 더했다.
수익을 위해 삽입한 인앱 광고가 가끔씩 나와서 게임의 흐름을 끊기는 것이 살짝 아쉽기는 하지만, 유료 구매 요소가 아예 없는 게임이다보니, 기쁜 마음으로 광고를 봐줄 수 있다.
네모로직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작은 화면의 한계로 인해 난이도가 낮은 것이 다소 아쉽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여유 시간에 가볍게 즐기는 용도로 꽤 괜찮은 선택으로 보인다.
또한 유튜브만 찾는 어린아이와 함께 즐길만한 건전한 게임을 찾는 사람들에게도 추천할만 하다. 네모로직의 교육적인 효과도 있지만, 그걸 떠나서 완성된 도트 그림을 보고 이름을 맞추는 놀이로 즐겨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