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원작의 후광을 넘어 새로운 IP로 거듭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지난해 12월 국내 게임업계를 깜짝 놀라게 한 소식이 전달됐다. 바로 18년간 서비스를 이어온 넥슨의 카트라이더가 서비스 종료된다는 것.
80~90년대 생들에게 카트라이더는 20여 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학교가 끝난 후 다 함께 즐길 수 있고, 성인이 된 후에도 술 내기, 커피 사기 등 틈틈이 즐길 수 있는 언제나 꾸준한 재미로 많은 사랑을 받은 게임이었다.
이렇듯 18년의 세월 동안 사랑을 받은 카트라이더 종료 소식은 많은 이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고, 이에 카트라이더의 개발사 니트로스튜디오가 직접 간담회를 통해 서비스 종료 이유를 설명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제 카트라이더는 오는 3월 31일을 마지막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만, 이 18년의 유산을 이어받은 게임이 새롭게 등장해 그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바로 지난 1월 12일 프리시즌 서비스를 시작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이하 ‘카트 드리프트’)가 그 주인공이다.
‘카트 드리프트’는 여러모로 많은 부담을 가진 게임이었다. 어린 시절 게임을 즐긴 이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게임을 새롭게 만들어야 했고, 기존의 게임성을 유지한 채 그래픽과 시스템을 현대적으로 재구현했어야 했으니 말이다.
이를 위해 넥슨은 ‘카트 드리프트’에 오랜 시간 공을 들였다. 지난 2018년 영국의 게임쇼에서 처음 대중에게 공개된 이후 3차례에 걸친 대규모 테스트를 진행하며, 지속해서 콘텐츠를 추가하고, 수정하며 담금질을 이어왔다.
그리고 이용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카트 드리프트’는 이러한 요소를 상당수 충족한 모습이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원작의 맵과 카트 등 기존 콘텐츠를 새롭게 재구성한 그래픽이다. '카트 드리프트'에는 빌리지, 월드, 포레스트 등 원작의 다양한 트랙이 4K UHD 고해상도 그래픽 및 HDR(High Dynamic Range) 기술로 새롭게 그려진다.
여기에 세이버, 코튼, 솔리드 등 카트라이더를 즐긴 이들에게 익숙한 카트 역시 새롭게 디자인되었고,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 사운드를 적용해 부스터, 드리프트, 엔진 소리 등의 사운드를 복합적으로 지원한다.
실제로 레이싱을 진행해보면, 카트의 움직임에 따라 바퀴가 서로 다르게 구동되고, 커브를 돌 때 운전자의 몸도 함께 쏠리는 등 세밀한 움직임이 모두 구현되어 있으며, 드리프트 이후 채워지는 ‘니트로’(부스트) 효과 역시 더욱 실감나게 그려진다.
또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방대한 커스터마이징 요소다. 원작의 경우 제공되는 카트만 사용할 수 있으나, 카트 드리프트에서는 카트 디자인부터 ‘맵핑’(꾸미기) 등 방대한 커스터마이징 요소를 지원한다. 이 커스터마이징은 ‘카트 드리프트’의 핵심 과금 요소로, 독특한 커스터마이징 아이템을 시즌 패스 및 유료 아이템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18년 동안 축적된 콘텐츠 역시 ‘카트 드리프트’에서 새롭게 다뤄진다. 이번 '카트 드리프트'의 프리시즌에서는 ‘스피드전’과 ‘아이템전’ 모드가 지원되며, 솔로 플레이부터 최대 듀오(2인), 스쿼드(팀전) 등 다양한 매치업을 지원한다.
'카트의 근본' 모드라 할 수 있는 ‘스피드전’의 경우 드리프트로 부스터를 충전해 승부를 가리는 기본적인 레이싱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으며, 다양한 아이템을 획득해 공격, 방어하여 온갖 변수가 발생하는 '아이템전' 역시 상당히 흥미로웠다.
언 듯 맵이 상당히 적어보이지만, 라이센스를 따게 되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라이센스는 일종의 등급 통과 시스템으로 일정 미션을 수행하면 등급이 높아져 플레이할 수 있는 맵이 늘어난다.
이 라이센스로 확보할 수 있는 맵은 14종 이상으로, 라이센스가 상당한 난도를 지니고 있고, 드리프트부터 아이템 등의 기술을 숙달할 수 있어 자연스럽게 게임의 실력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진다.
본 기자가 ‘카트 드리프트’를 플레이하면서 인상적인 부분은 PC와 모바일을 아우르는 크로스 플레이가 상당히 원활하게 구현된다는 것이었다. 0.1초에 승부가 갈리는 레이싱 게임의 특성상 가진 PC와 스마트폰의 성능 차이가 상당히 민감할 수 있으나 이 게임은 어떤 플랫폼으로 플레이를 해도 큰 차이점을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특히, 스마트폰 버전의 ‘카트 드리프트’는 앞서 서비스 중인 ‘카트: 러쉬 플러스’의 많은 부분을 참고해 자동 가속을 채택하여 PC 버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월한 레이싱을 즐길 수 있어 지하철이나 차 안 등 이동 중에서도 무리없이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었다.
여기에 글로벌 동시 서비스를 진행하는 만큼 실제 레이싱을 진행할 때 음성을 켜놓으면 중국어는 물론, 영어, 스페이인어 심지어 아랍어도 들릴 만큼 다양한 국가의 이용자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는 것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이처럼 ‘카트 드리프트’는 정식 서비스가 아닌 프리시즌인 덕에 아직 많은 콘텐츠가 등장하지는 않지만, “언제 어디서나 가볍고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카트라이더의 특성은 완벽하게 구현해낸 모습이다.
과연 18년의 유산을 이어받아 새롭게 레이싱을 시작한 ‘카트 드리프트’가 앞으로 또 하나의 장수 게임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앞으로의 모습이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