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대작 마케팅에 안 속는다. 망한 포스포큰, 주목받는 하이파이러시
올해 등장하는 PS5 기대작 중 하나였던 스퀘어에닉스의 ‘포스포큰’이 출시와 동시에 여러 가지 문제점을 노출하면서 혹평을 받고 있다.
‘포스포큰’은 ‘파이널판타지’, ‘드래곤퀘스트’ 시리즈 등 다수의 인기작을 보유하고 있는 스퀘어에닉스가 야심차게 선보인 새로운 오픈월드 게임이다.
뉴욕에 살던 프레이 홀랜드가 갑작스럽게 ‘아시아(Athia)’라는 이 세계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고향으로 돌아갈 방법을 찾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마법을 사용하는 화려한 전투와 파쿠르 액션으로 출시전부터 대형 신규 IP(지식 재산)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현재 ‘포스포큰’에 대한 이용자들의 반응은 팬들에게 최악의 기억을 안겨준 게임으로 평가받는 ‘라스트오브어스2’가 떠오를 정도로 혹평이 이어지고 있다.
그나마 ‘라스트오브어스2’는 팬들의 기대를 져버린 스토리의 문제였지, 게임 플레이 자체는 전작보다 발전됐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포스포큰’은 PS5를 기반으로 한 화려한 그래픽이 인상적이긴 하나, 월드가 황량하게 느껴질 정도로 부족한 콘텐츠와 빈약한 타격감, 최적화 문제 등 전체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점을 노출하면서 평가가 수직하락 중이다. 더구나 게임 완성도 문제로 출시를 두 번이나 연기했음에도 이런 결과물이 나왔다는 게 더 문제다..
때문에 출시한지 일주일밖에 안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PS5 버전을 절반 가격으로 판매하는 곳이 생겨날 정도로 빠르게 덤핑처리되고 있다. ‘사이버펑크2077’처럼 패치를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경우도 있기는 하나, 너무 문제점이 많아 빠르게 해결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반면에 발매 전까지 아무런 정보가 없었고, 발매 당일 XBOX 게임패스에 입점한 신작 ‘하이 파이 러시’는 게이머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하이 파이 러시’는 ‘더 이블 위든’, ‘고스트와이어 : 도쿄’ 등 호러 게임을 주로 선보인 탱고 게임즈에서 만든 리듬 액션 게임으로, 지난 1월 26일 XBOX 개발자 다이렉트에서 최초 공개되고, 그날 바로 발매됐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게임들의 출시가 연기되고 있고, 대부분 출시 전 기대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매체 프리뷰 등을 진행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행보다.
출시 전까지 아무런 정보가 없었기에 게이머들이 전혀 기대할 수 없었던 이 게임은, 출시되자마자 놀라운 게임성 덕분에 빠르게 입소문을 타면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스팀에서 ‘포스포큰’은 당연히 뛰어넘었고, 명작의 귀환으로 호평받고 있는 ‘데드스페이스 리메이크’와 판매량을 겨룰 정도로 인기다. 3480여개의 평가 중 98%가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 종합 평가도 ‘압도적인 긍정적’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출시된 게임 중에서 가장 열광적인 반응이다.
대부분의 게이머들은 리듬을 타면서 적과 싸우는 화끈한 손맛과 준수한 그래픽, 매력적인 캐릭터 등 첫 스테이지부터 완전히 빠져들게 만드는 게임이라며, 무늬만 대작이고, 최적화도 제대로 안된 게임들만 보다가 오랜만에 돈이 아깝지 않은 게임을 만난 것 같다고 호평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두 게임의 반응이 정반대로 갈리고 있는 것은 게이머들이 더 이상 그래픽만 앞세운 대작 게임에 속지 않기 때문이다.
이전 세대 플랫폼까지는 해외 대형 게임사들만 선보일 수 있는 압도적인 그래픽이 게임의 최고 경쟁력이 될 수 있었으나, 이제는 아니다. 엄청난 개발비를 쏟아부은 트리플A급 대작의 그래픽이 더 화려하기는 하나, 그렇지 않은 게임들도 개성적인 아이디어가 더해지면, 그에 못지 않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어서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개발기간 증가와 더 상향된 그래픽을 지원하는 차세대 게임기의 출시 이후 빠르게 대작 게임의 가격이 상승하고 있지만, 실제 그래픽만 화려할 뿐, 게임 플레이는 예전보다도 못한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어, 대작 게임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고 있다. 실제로 ‘포스포큰’은 7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발매됐지만, ‘하이 파이 러시’는 그 가격의 절반이다.
올해 여름 출시를 앞두고 있는 디아블로4가 9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발표돼 논란이 됐다가, 다시 1만원 가량 가격을 낮추는 일이 있었고, 유비소프트 등 다른 게임사들도 개발비 상승으로 인해 게임 가격을 올려야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여전히 대형 게임사들의 대형 신작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긴 하지만,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신선한 게임성을 자랑하는 인디 게임을 즐기는 이들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기도 하다. 앞으로의 게임시장은 어떤 게임들이 주도권을 잡게 될지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