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실력 발휘하는 K-서브컬쳐. 하지만 끝판왕 ‘원신’이 남아있다
일본, 중국에 비해 한 수 아래로 평가받았던 K-서브컬쳐 게임들이 실력 발휘를 하고 있다.
지난해 말 등장해 엄청난 관심을 모은 시프트업의 ‘승리의 여신 니케’는 국내 양대마켓 매출 1위에 이어 일본, 북미 등에서 성과를 내면서 출시 한달만에 글로벌 매출 13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일본 출시 2년째인 ‘블루 아카이브’는 최근 2주년 기념 업데이트에 힘입어 일본 애플스토어 매출 1위에 올라섰다. 출시 당시에는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 등 기존 강자들에 밀려 상위권 진입이 어려웠으나,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게임성을 보강하면서 일본 출시 2년만에 1위의 감격을 맛봤다.
카카오게임즈가 나인아크와 손잡고 야심차게 선보인 ‘에버소울’은 방치형과 미소녀 게임을 결합한 독특한 게임성과 매력적인 정령 캐릭터 덕분에 국내 구글 매출 최고 4위까지 올라서면서 순항 중이다.
최근 몇 년간 ‘소녀전선’, ‘벽람항로’, ‘붕괴3rd’ 등으로 대표되는 중국 게임과 ‘페이트 그랜드 오더’, ‘프린세스 커넥트 리다이브’,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등으로 대표되는 일본 게임에 밀려서 안방을 내주고 있었으나, 이제는 국내를 넘어서 해외에서도 K-서브컬쳐의 위력을 뽐내고 있다.
이전까지는 대부분의 게임사가 인기 온라인 게임 IP(지식 재산)를 활용한 MMORPG(대규모 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에 집중하다보니, 비어 있는 서브컬쳐 장르를 중국과 일본 게임이 차지하고 있었으나, 국내 서브컬쳐 시장이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면서, 늦게나마 서브컬쳐 장르에 투자를 한 것이 이제야 빛을 보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소녀와 TPS를 결합한 ‘승리의 여신 니케’, 일본 이용자들의 취향을 저격한 ‘블루 아카이브’, 방치형 게임의 장점을 그대로 흡수한 ‘에버소울’ 등 기존 미소녀 게임과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인 것이 호평의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만, K-서브컬쳐 게임이 예전과 비교해서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해서, 중국, 일본 게임과의 경쟁에서 우위에 섰다고 할 정도는 아니다. 여전히 강력한 위력을 뽐내고 있는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가 있고, 전 세계를 장악하면서 서브컬쳐 장르의 끝판왕으로 군림하고 있는 ‘원신’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원신’은 출시 3년차에 접어든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콘텐츠 업데이트를 앞세워 꾸준히 상위권에 자리잡고 있다. 최근 많은 관심을 모은 해등절 업데이트 때에는 다시 구글 매출 3위까지 올라서 다시 전성기 시절의 위력을 뽐내고 있다.
주목할 점은 플레이 타임이다. 시장 조사 업체 센서타워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22년에 ‘원신’이 ‘리니지M’, ‘오딘 발할라 라이징’, ‘피파온라인4M’ 등을 누르고 국내 앱 소비시간 1위를 기록했다. 가장 정점을 찍은 11월에는 총 소비시간 2위를 차지한 ‘피파온라인4M’ 보다 2.9배나 더 높은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확률형 뽑기 위주로 BM이 설계되는 경우가 많은 서브컬쳐 장르의 특성상 정식 출시 초반, 그리고 인기 있는 신규 캐릭터가 출시될 때 반짝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플레이 타임은 게임 콘텐츠의 완성도를 말해주는 지표이기 때문에, 꾸준한 콘텐츠 업데이트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유지하기 어려운 수치다.
현재 국내 구글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를 살펴보면 ‘에버소울’ 13위, ‘승리의 여신 니케’ 21위 등 돌풍을 일으키던 시점에 비해 다소 힘이 빠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형 업데이트 혹은 이벤트가 없는 시점에 순위가 하락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다시 순위를 상승시키려면 업데이트에서 첫 출시에 버금가는 강렬한 인상을 줄 필요가 있다. 1년 뒤에도 상위권에서 이 게임들의 이름을 다시 확인하게 될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