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업 그리고 게임 전문가가 쓴 '블록체인과 데이터 3.0'
블록체인에 관심이 크게 없었던 사람이라도 비트코인의 가치 상승이나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의 NFT(대체 불가능 토큰)가 천문학적인 금액에 거래됐다는 뉴스나 신문 기사를 접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라 본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블록체인이 가진 본질이나 가치보다 그저 돈을 쉽게 벌 수 있는 도구로 인식하게 됐으리라 본다. 단순히 '블록체인 = 돈'이라는 식이 나왔고, 많은 사람이 가장 블록체인을 접하기 쉬운 가상화폐 투자에 뛰어들었고 울고 웃었을 것이다.
이처럼 블록체인에 대한 편향된 이해가 넓게 퍼져 있는 가운데, 진짜 블록체인 업계에서 몸소 부딪히며 배우고 깨달은 저자의 지식과 정보를 아낌없이 담은 책이 1월 출간됐다. <블록체인과 데이터 3.0(더블북, 저자 최성원)>이 그 주인공이다.
저자인 최성원은 2000년 초 NHN 한게임과 네이버에서 각각 게임 서버, 메시징 플랫폼과 P2P 네트워킹 프로그램 개발자로 일했고, 2010년 CJ그룹 회장실에서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담당으로 글로벌 추진 전략과 사업 부분을 맡으며 국내외 콘텐츠 비즈니스 전반에 걸친 폭넓은 경험과 노하우를 쌓았다.
이후 2016년 국내 최고 권위의 '대한민국게임대상' 에서 '게임 비즈니스 혁신상'을 수상했고, 이어 2017년 IT, 디지털 콘텐츠 전문가들과 함께 수퍼트리를 창업해 이더리움 블록체인 기반의 게임 앱으로 전 세계 1위를 연속해서 두 번이나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계속해서 2020년 서비스 플랫폼 플레이댑을 개발했으며, 웹 3.0 시스템의 상호운용성을 증명한 실증 사례로 조명돼 국내 최초로 KCI 논문에 등재됐다. 또 플레이댑(PLA) 토큰을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 등 세게 최대 거래소에 상장시키는 등 업계에서 보기 힘든 기록을 썼다.
그가 이번에 저술한 '블록체인과 데이터 3.0'은 지난 2022년 3월부터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객원 교수직을 맡아 '블록체인과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강의한 내용을 조금 더 쉽게 풀어서 완성한 책이다. 여담이지만, 저자 수익금 전액은 장학금으로 기부하기로 했다.
저자는 “블록체인에 대해 대중이 제대로 그리고 정확하게 이해하길 기대하면서 긴 시간 동안 정리했습니다. 도움 되시길 바랍니다."라고 책을 출간한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책에는 웹 3.0, 데이터 3.0 시대 핵심인 블록체인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부터, NFT, X2E(무엇을 하면서 돈을 버는 것)는 물론 거래소 상장에 대한 이야기까지 업계 전반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현업 최전선에서 뛰는 전문가가 아니었다면 쉽게 보지 못했을 내용들이다.
책은 크게 6개 파트로 나뉘어 있다. 본격적인 파트 1에 들어가기에 앞서 저자는 프롤로그를 통해 우리의 일상 데이터가 단순한 정보가 아닌 비즈니스적으로 엄청난 가치를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책을 쓰게 된 궁극적인 목적도 데이터 소유권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블록체인 기술의 올바른 이해를 돕기 위함임을 밝혔다.
파트 1에서는 데이터의 발전 과정부터 데이터 3.0 시대 패러다임을 몰고 온 사건과 데이터 소유권을 증명할 수 있는 NFT에 대한 설명 등이 펼쳐진다. 저자는 데이터 3.0을 이루는 4가지 핵심 키워드를 탈중앙화, 원자성, 트랜잭션, 속성(메타데이터)으로 정리했다. 이를 통해 데이터 3.0시대와 제공된 데이터를 읽을 수만 있었던 데이터 1.0, 블로그 글이나 댓글 등의 상호적인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된 2.0 시대의 차이에 관해 설명하고, 자연스럽게 블록체인이 등장한다.
그러면서 블록체인에 저장된 NFT 등을 통해 데이터 소유권이 증명되는 데이터 3.0 시대에 어떤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지 설명을 잇는다. 특히, 파트1 전반에 '아이러브스쿨' 서비스 종료, '서든어택' 서비스 이관 등 참고할만한 실제 사례들이 소개되어 평소 웹 3.0이나 블록체인에 관심이 없던 독자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 본다.
파트 2에서는 '데이터 3.0 시대를 이끈 블록체인'이라는 제목 아래 블록체인에 대한 설명을 준비했다. 저자는 금융 데이터뿐만이 아니라 모든 데이터를 저장해 활용 범위가 무궁무진한 블록체인이 데이터 3.0 시대의 핵심이라고 봤다.
이어서 블록체인의 '메인넷'이 무엇인지 '레이어1'과 '레이어2'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유를 통해 쉽게 전달한다. 아울러 블록체인이 갖춰야 할 필수 조건과 블록체인이 그저 분산 데이터베이스가 아님을 설명하고, 알고리즘이 어떻게 동작하는지 2세대 블록체인을 선도한 이더리움 등을 소개한다.
특히, 파트 2에서는 거래소 상장과 관련한 팁도 만나볼 수 있다. 클레이튼 메인넷을 통해 발행한 토큰을 50개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하겠다는 A사의 사례를 통해 왜 A사의 노력으로만 거래소 상장이 쉽지 않은지 저자의 노하우를 전한다.
파트 3과 4에서는 NFT에 대해서 다룬다. 먼저 NFT의 기본정의부터, NFT의 가격 결정 요소 등도 설명한다. 다만 저자는 NFT는 소유권에 대한 증명 수단인 만큼 투자관점으로만 접근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
또 이더리움 기반 게임으로 세계 1위를 기록한바 있는 플레이댑의 프로젝트 '크립토도저'와 '도저버드'를 소개하고 NFT가 두 게임 간에서 어떤 긍정적 효과를 불러왔는지 설명한다. NFT 상호운용 가능성을 검증한 사례로, 논문을 더 읽기 편하게 풀었다.
계속해서 저자는 NFT는 데이터 소유권이 사용자에게 넘어가고 그 가치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며, 이를 거래하는 2차 시장이 형성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특히 디지털 가치 증명서인 NFT는 한정된 수량과 희소성에 따라 시간이 지나도 가치가 올라갈 수 있으며, 이러한 특성이 NFT 마켓 플레이스가 데이터 3.0의 주요 플랫폼이 될 것이라 말한다.
관련해 독자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현재 주요 NFT 마켓 플레이스의 현황과 특징에 관한 설명도 마련했다.
파트 5에서는 이용자가 만든 데이터가 수익이 되는 X2E(무엇을 하면서 돈을 버는 것) 모델과 관련해 설명한다. 특히 저자가 게임 전문가인 만큼 게임 산업에 대한 높은 이해를 기반으로 게임 산업의 수익화 변천사를 소개한다.
계속해서 블록체인 기술과 NFT의 성장으로 게임이 재미를 넘어 수익의 수단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고 설명을 잇는다. 게임에 시간을 투자하고 노력의 대가로 보상을 받거나 아이템을 이용자가 소유하는 시대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기존 레거시 게임과 블록체인 게임 간 수익화 방법의 차이부터 이용자들이 왜 NFT에 열광하는지 설명하고, 국내 기업들의 P2E(플레이투언) 시장 진출과 대표 P2E 게임인 스카이 마비스의 '엑시인피니티' 등을 자세히 소개한다. 게임 전문가로서의 분석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현재 P2E가 금지된 우리나라에서 어떤 식으로 풀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접근도 눈길이 간다.
마지막 6장을 통해서는 데이터가 오고 가는 세상인 메타버스에 관해 설명한다. 크게 4가지 유형으로 나뉘는 메타버스의 유형의 특징 및 사례를 시작으로, 메타버스 시장의 전망과 핵심 요소 등을 모두 다루며 현재 유행하고 있는 메타버스 서비스인 '제페토'와 '로블록스' 등을 소개 및 분석한다. 그러면서 메타버스의 경제 시스템이 블록체인을 통해 어떤 형태로 완성될 수 있을지도 밝힌다.
<블록체인과 데이터 3.0>은 업계 최전선에서 직접 몸으로 부딪치고 발로 뛴 저자의 경험과 정보가 녹아 있는 책이다. 시중에 다양한 블록체인 서적이 있지만, 이러한 경험을 전하는 책은 많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특히, 게임에 관한 관심이 높은 독자라면 더 도움이 되리라 본다. 이용자가 소유한 데이터가 수익이 되는 데이터 3.0 시대에 서재에 한 권쯤 추가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