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앤슬래시 장르 빈틈 찔렀다. 경쟁작없이 승승장구 나이트워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와 함께 넥슨의 2023년 시작을 알린 신작 ‘나이트워커’가 순조롭게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월 26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나이트 워커’는 최강의 군단' IP(지식재산권)를 확장한 후속작으로, 핵앤슬래시 방식의 화려한 액션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액션 RPG다.
침착맨과의 인터넷 방송 등을 통해 새로운 매력을 과시하고 있는 인기 배우이자 모델 주우재를 기용한 파격적인 광고 덕분에 출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으며, ‘최강의 군단’의 추억을 자극하는 인기 캐릭터들의 화끈한 액션 덕분에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서비스 시작과 동시에 PC방 순위 21위를 기록했던 ‘나이트 워커’는 상승세가 이어져 2월 1주 차 점유율 순위에서는 8계단 상승한 13위를 기록했다.
‘나이트워커’가 이처럼 순조롭게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요인은 지난 2021년 중국에서 먼저 출시돼 많은 인기를 얻은 검증된 게임성 덕분이기도 하지만, 국내 핵앤슬래시 장르의 빈틈을 제대로 찔렀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전까지 국내 핵앤슬래시 장르를 이끌고 있던 게임은 몇 년간 터줏대감으로 군림한 ‘디아블로3’와 ‘패스오브엑자일’이었으며, 최신작이라고 해봤자 지난해 출시된 ‘디아블로2 레저렉션’이 유일하다. 엄밀히 말하면 핵앤슬래시 장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이용자 층이 겹치는 점을 고려하면 ‘로스트아크’ 정도만 포함될 수 있을 정도로, 신작이 귀한 장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경쟁작이라고 할 수 있는 게임들이 대부분 노후화되면서 식상함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디아블로3’는 매번 새로운 시즌을 선보이고 있기는 하나 ‘디아블로2 레저렉션’ 출시 이후로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디아블로’ 시리즈 팬들은 대부분 오는 6월에 출시될 ‘디아블로4’를 기다리고 있다. ‘디아블로2 레저렉션’ 역시 과거 ‘디아블로2’에 대한 추억 때문에 반짝 인기를 얻기는 했으나, 게임성 자체는 과거에 머무르고 있어 예전 ‘디아블로2’의 추억을 가진 사람들만 하는 게임이 됐다.
‘패스오브엑자일’는 ‘디아블로’의 대체제로 인기를 끌기는 했으나, 팬들 대부분이 계속된 반복 플레이에 지쳐서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를 담은 ‘패스오브엑자일2’의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시즌의 경우 이전 시즌에 인기 있었던 캐릭터 육성 빌드를 너프시키고 난도만 계속 올리는 방향으로 패치를 진행하고 있어 거센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로스트아크’는 스팀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글로벌 흥행 게임으로 거듭났지만 국내 상황은 좀 다르다. 게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군단장 레이드에 참여하기 위한 요구조건도 너무 높아 초보자들의 유입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군단장 레이드 진입 조건 중 하나인 전설 카드 세트 ‘세상을 구하는 빛’은 대부분 카드뽑기로 획득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돈을 써서 뽑기를 진행하지 않으면 완성하는데 몇 달 이상이 걸린다.
또한, 어떻게든 전설 카드 세트를 맞추거나, 운좋게 레이드에 참여한다고 하더라도, 한번만 실수해도 파티원 전체가 전멸하는 높은 난도 때문에 초보자들의 부담이 엄청 큰 편이다. 첫 번째 군단장 레이드인 발탄, 그리고 그 다음인 비아키스까지는 고레벨 이용자들이 운영하는 버스(비용을 받고 대신 레이드를 클리어해주는 파티)가 있으니 어느 정도 경험해볼 수 있지만, 그 다음은 쿠크세이든부터는 도전할 엄두도 안생겨서 결국 게임을 포기하는 이들이 많다.
이렇게 핵앤슬래시 장르를 완벽하게 장악한 인기작이 없는 공백기이다보니, 누구나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신작인 ‘나이트워커’가 상대적으로 더 주목을 받고 있다.
‘나이트워커’도 출시 이후 PC방 이용자들을 잡기 위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출시 2주만에 최대 레벨을 확장하고, 신규 지역과 PVE 콘텐츠인 ‘천공의 탑’을 추가하는 등 발빠른 업데이트를 선보이며, 상승세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물론, 오는 6월로 예정된 ‘디아블로4’의 출시는 핵앤슬래시뿐만 아니라 다른 장르까지 긴장해야하는 자연재해급의 대형 폭탄이기 때문에 ‘나이트워커’ 역시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전까지 지금의 기세를 이어갈 수 있다면 핵앤슬래시 장르에서 오랜 기간 사랑받는 스테디셀러로 살아남을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