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시장 전망 신년 토론회 "P2E 게임, 사안에 따른 맞춤형 규제로 일부 허용해야"

"바다이야기를 염두에 두고 만든 아케이드 게임 규제법을 확대 해석해서 P2E(플레이투언: 플레이하면서 돈 버는) 게임을 전면 규제하고 있죠. 이처럼 무조건적인 규제 말고, P2E 게임을 분석하고 세분화하여 건전한 P2E 게임은 일정 부분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

2월 21일 숭실대학교 전산관 다솜홀에서 열린 국내 게임시장 전망 토론회에서, P2E 게임 일부는 서비스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게임미디어협회 신년 토론회
한국게임미디어협회 신년 토론회

한국게임미디어협회가 주최하고 한국게임기자클럽이 주관한 이 토론회에서, 한양대 황성기 교수는 "P2E 서비스도 유형화해서, 사회적으로 비난 가능성이 높은 형태는 금지하더라도 플레이에 약간의 재미를 얹어 주는 P2E 게임은 허용해야 한다. 그렇게 규제를 차별적으로 접근시킬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우선 황성기 교수는 정부에서 메타버스와 P2E 게임을 바라보는 관점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새로운 서비스나 기술이 등장하면 규제를 하향 평준화 해야 하는데, 상향 평준화를 해버린다는 것이다. 보통 새로운 기술이나 서비스 산업을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규제를 철폐나 완화를 해야 하는데, 반대로 규제를 워낙 강하게 하다 보니 발전이 제한된다는 논리였다.

여기에 매경게임진 이창희 국장도 "P2E 게임은 게임과 도박 중간의 회색지대에 있는 것 같다"라고 운을 뗀 뒤, "무조건 P2E 게임을 풀어달라고 하면 '바다이야기' 때문에 정부에서 허용할 수 없을 것"이라며 "쪼개서 하나씩 설득을 하고 사회적 합의를 볼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진단했다.

토론중인 숭실대 이재홍 교수
토론중인 숭실대 이재홍 교수

숭실대 이재홍 교수는 P2E 게임 서비스와 관련해 '독자적인 관리 방안'이 마련되어야 국내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재홍 교수는 모두가 힘을 합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이고, 정부와 업계가 긍정적인 논의를 이어나가면서 건전한 게임과 사행성 사이에서 안전한 완충 영역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 교수는 "P2E 게임에 대한 독자적인 관리 방안이 마련되면 음성적인 불법 게임이 사라지고 불법 게임의 양성화로 정부는 막대한 국가세수를 확보할 수 있어 업계와 정부 양쪽 다 이득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P2E 게임 외에도 게임의 확률형 아이템 문제와 게임산업법 개정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토론중인 경희대 김윤명 교수
토론중인 경희대 김윤명 교수

경희대 김윤명 교수는 "자율 규제 기구 회원사들은 준수 율이 높은 건 사실이지만, 실효성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 확률 표시를 해도 0.0001 식의 확률이라도 뽑을 사람은 뽑기 때문에 사행성을 낮추기 힘들다고 본다. 그래서 청소년 불가 게임이 아닌 경우 확률형 아이템은 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양대 황성기 교수는 "자율 규제 기구는 제3의 기관으로 선진적 모델"이라면서 "정부가 업계 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업계를 파트너로 인정하고, 게임산업법 시행령 단계에서 자율 규제 기구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등 상호 보완적인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의견을 내는 한양대 황성기 교수
의견을 내는 한양대 황성기 교수

마지막으로 확률형 아이템의 '미 표시'가 아닌 '오 표시'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상 방법이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게임위원장을 지냈던 숭실대 이재홍 교수는 "모니터링을 위해서는 막대한 인력과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게임위에서 관리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오 표시 부분을 컨트롤하기 힘들 것이라고 봤다.

이재홍 교수는 "게임산업이 국민의 먹거리로 정체되지 않도록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어야 한다."라며 "게임사들 또한 확률형 아이템 의존도를 줄이고, 월정액, 다운로드, 시즌형 등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연구가 본격화되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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