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2023] 라인게임즈, “이제는 진짜 성과를 내야 할 때”
2022년은 오랜 시간 부침을 겪었던 라인게임즈에 변화를 대비한 대대적인 준비에 나선 한해였다.
2022년 라인게임즈는 자회사 라인넥스트를 통해 블록체인 플랫폼 시장 진출을 선언함과 동시에 개발사 개편을 진행하는 등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
2022년 선보인 2종의 신작이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는 것도 고무적인 소식이었다. 새해의 시작과 함께 출시된 ‘언디셈버’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소기의 성과를 이끌어냈고, 오랜 시간 담금질 끝에 선보인 ‘대항해시대 오리진’도 매출 상위권 진입에 성공하면서 새로운 IP(지식재산권)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이중 자회사 모티프에서 개발한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2022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최우수상’과 함께 ‘기술창작상-기획/시나리오’, ‘기술창작상-사운드’, ‘게임비즈니스혁신상’ 총 4개 부문을 수상해 시장에서 그 기술력을 입증받기도 했다.
이렇듯 지난해 신작 2종의 성과와 함께 자신들의 잠재력을 보여준 라인게임즈는 2023년 다음 단계로의 도약을 위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올 한해 라인게임즈가 중점으로 두고 있는 것은 바로 기업 상장이다. 2020년부터 상장 준비에 나섰던 라인게임즈는 지난해 12월 IPO(기업공개)를 통해 상장 준비를 본격화했다.
2017년 설립된 라인게임즈는 2018년 넥스트플로어와의 합병을 통해 출범한 회사로, 최대 주주는 네이버의 메신저 서비스를 운영 중인 라인(지분 35.6%)이며, SPC(특수목적법인) 사모펀드 엥커에쿼티가 2대 주주(21.42%)에 있다. 이중 라인은 네이버, A홀딩스, Z홀딩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로 되어 있어 라인게임즈의 상장은 네이버 계열사의 첫 상장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큰 관심을 받는 중이다.
이에 라인게임즈는 지난 2월 이사회를 통해 신임 대표로 리스크 관리실의 박성민 이사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박성민 신임 대표는 48회 사법시험을 통과해 서울중앙지법 판사로 임용되어 수원지법 / 서울중앙지법 등을 거쳐 지난해 라인게임즈에 합류한 법률 전문가다.
신임 대표의 선임과 함께 라인게임즈의 전신인 넥스트플로어의 창업주인 김민규 전 대표는 CPO(최고제품책임자)로서 내부 프로젝트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러한 라인게임즈의 움직임은 향후 기업 상장과 신작 개발 투 트랙 대응을 위한 행보로, 올해 상장과 고퀄리티 신작 출시를 통한 ‘모멘텀’ 확보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라인게임즈의 상장이 마냥 장밋빛 미래인 것만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2022년 하반기부터 주식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개발사인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의 경우 지난해 11월부터 추진하던 기업 상장을 올 2월 공식 철회했다.
지난해 IPO 추진 기업들의 주가 급락과 금리 인상으로 투자 심리가 급격히 냉각됐고, 카카오게임즈 계열사들의 분리 상장 논란이 거세진 것이 주요 이유로 꼽힌다.
이 라이온하트의 상장 철회 소식은 라인게임즈의 상장 계획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라인게임즈의 예상 기업 가치는 1조에 달한다. 지난해 천억 원에 달하는 투자를 단행한 중국의 대기업 텐센트가 라인게임즈를 9천억 가치로 보고 있다는 것을 기준으로 한 수치다.
그러나 라인게임즈는 2017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영업손실이 이어졌고, 2021년 영업손실은 519억 원에 달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시장이 급속하게 얼어붙은 상황에서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한 회사가 1조에 달하는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 의구심이 커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여기에 라인게임즈의 상장은 네이버 계열사의 상장 러쉬의 신호탄이라는 곱지 못한 시선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
이러한 시장의 의문부호에 대해 라인게임즈는 2023년 대규모 신작의 출시와 기존 게임 IP의 글로벌 출시 그리고 블록체인 시장의 지출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 정면 승부한다는 계획이다.
가장 주목받는 작품은 오는 하반기 출시될 예정인 ‘퀀텀나이츠’다. 지난해 유럽 최대의 게임쇼 ‘게임스컴’에서 공개되어 시장에 큰 주목을 받았던 ‘퀀텀나이츠’는 온라인 루트 슈터(Looter Shooter)를 표방하고 있는 게임이다.
3인칭 FPS의 슈팅, RPG 육성의 재미를 결합한 '루트 슈터'는 해외에서도 '데스티니 시리즈', '워프레임', '보더랜드3' 등의 작품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장르로, 오랜 시간 꾸준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더욱이 국내보다 ‘루트 슈터’에 대해 익숙한 서구권 이용자들이 ‘퀀텀나이츠’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표방하고 있으며, 라인게임즈 역시 게임의 담금질을 마무리한 뒤 올해 하반기 게임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오랜 시간 담금질을 진행한 창세기전 IP의 신작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도 3분기 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국내 SRPG를 대표하는 '창세기전' 및 '창세기전 2'를 아울러 리메이크한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은 언리얼 엔진을 활용한 수려한 그래픽과 화려한 연출의 턴 방식으로 진행되는 전투, 그리고 자유로운 탐험 플레이를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라인게임즈는 지난 2020년 발매한바 있는 ‘베리스 스타즈’의 콘솔 개발 노하우를 살려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은 닌텐도 스위치 버전으로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에 국내 구글플레이 매출 최상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킨 ‘카오스 모바일’의 개발사이자 자회사 제로게임즈의 신작 역시 준비 중이다. 특히, 지속력은 아직 입증하지 못했지만, 시장에서 매출 순위를 크게 끌어올릴 수 있는 노하우를 지닌 제로게임즈의 신작인 만큼 라인게임즈의 새로운 캐시카우(수익 창출)이 될 작품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중이다.
블록체인 시장 진출도 본격화한다. 라인게임즈는 ‘엑소스 히어로즈'의 개발사 ’우주‘를 자회사로 흡수 합병하고, 지난해 50억 원의 투자를 단행한 블록체인 기업 너디스타로 주요 개발진을 이동시키는 대대적인 인사이동을 단행했다.
이를 통해 너디스타가 지닌 블록체인 플랫폼 ’룩손‘을 활용하여 NFT(대체불가능한 토큰)를 도입한 ‘엑소스 히어로즈'를 시작으로 지속적인 블록체인 게임을 출시해 자체적인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성한다는 것이 라인게임즈의 계획이다.
이처럼 라인게임즈는 2023년 한 해 동안 대대적으로 진행한 체질 개선을 기반으로 대규모 신작과 새로운 시장 개척을 진행해 자신들의 가치를 입증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만성 적자 극복과 꽁꽁 얼어붙은 시장의 싸늘한 시선 등은 여전히 극복해야 할 숙제로 남은 상태다.
과연 라인게임즈가 괄목할 만한 성과로 시장의 시선을 뒤바꿔 새로운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을지 올 한해 라인게임즈의 행보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