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선사 시대에 이순신, 관우가? ‘우가 부족 키우기’
요즘 방치형 장르가 유행하면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인디 게임들이 다수 등장하고 있다.
개발 자금과 인원이 부족한 인디 게임사 특성상 개발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단순한 형태가 많은데, 그래픽으로 차별화를 주기 힘들다보니, 여러 장르의 장점을 섞어서 다른 게임과 차별화된 재미를 선보이려는 시도가 많다. 제목에 끌려 설치하게 된 트리플라의 ‘우가 부족 키우기’는 선사 시대를 배경으로 부족을 키워가는 게임으로, 방치형에 부족을 키우는 전략 요소와 영웅들의 성장과 수집 요소를 더했다.
‘우가 부족 키우기’는 지식의 불을 획득해서 방대한 지식을 얻게 된 동물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원시부족이 지식의 불을 훔쳐 달아나는 것에 시작된다. 지식의 불을 소유하게 된 원시 부족은 그 힘을 통해 마을을 선사시대에서 신석기시대, 청동기시대 등으로 계속 발전시키게 되며, 그 과정에서 또 다른 지식의 불을 차지하기 위해 동물들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게 된다.
게임 방식은 매우 단순하다. 전략 파트에서는 S모 게임의 SCV 같은 역할을 하는 원시인들을 뽑아서 열심히 골드를 캐면 되고, 전투 파트에서는 병사를 생산해서, 계단식 구성으로 되어 있는 스테이지에 도전하게 된다.
당연히 갈수록 적들이 강해지기 때문에, 골드를 써서 병사들을 업그레이드해야 하며, 지식의 불을 추가로 획득해서 다음 시대로 발전하게 되면 더 업그레이드된 병사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원시인들만 나와서 싸우면 심심하니, 영웅들도 등장한다. 당연히 뽑기를 통해 획득할 수 있으며, 다소 생뚱맞긴 하지만 이순신, 관우, 헤라클래스 등 전설적인 영웅들이 등장한다. 영웅은 높은 등급일수록 강력한 공격력과 체력을 자랑하기 때문에, 초반에는 아군 병사들이 모두 전멸해도 S급 영웅 한명이 적을 다 쓸어버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영웅은 전투 중에 체력이 소모됐을 때, 본진에 배치하면 다시 체력이 회복되며, 같은 영웅 카드를 추가 획득하면 각성을 통해 능력치를 향상시킬 수 있다.
물론, 배경이 선사시대이다보니 “선사 시대에 이순신, 관우가 왜?라는 생각이 들긴 한다. 가볍게 즐기는 방치형 게임이고, 선사 시대 원시인 중에서 특별한 영웅을 만들기도 뭐하니, 대중들에게 유명한 영웅들을 등장시켜서 친숙한 느낌을 주려고 한 선택으로 보이긴 하지만 상당히 쌩뚱맞은 느낌이다.
이럴거면 지식의 불로 강력한 공룡들을 길들여서 아군으로 등장시키는 컨셉이 더 어울릴 것 같다. 이순신, 관우가 대중적으로 친숙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티라노사우루스, 트리케라톱스의 인지도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영웅 뽑기를 중심으로 다양한 유료 상품이 준비되어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방치형 게임이니 다양한 인앱 광고를 통해 무과금 이용자들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뒀다. 광고를 보면 영웅 무료 뽑기도 되고, 골드가 부족할 때는 골드 추가 획득 기회도 자주 제공한다. 심지어 일일 퀘스트 목록 중에 광고 보는 것까지 있을 정도다.
전반적으로 재화가 많이 부족한 게임이다보니, 살짝 재화가 부족해서 업그레이드를 못할 때 나오는 광고가 반가울 때도 있긴 하지만, 게임 전체를 보면 광고가 많아도 너무 많다. 광고 한편당 적어도 30초 시간을 보내야 하니, 게임의 흐름을 상당히 끊어먹는다. 이용자들의 불만이 많았는지 광고를 모두 날리는 3만원짜리 결제 상품이 있을 정도다.
유료 결제 비율이 낮을 수 밖에 없는 게임이니, 유지비를 벌어야 하는 개발사 입장은 이해되지만, 너무 자주 등장하는 광고 클릭 유도가 게임에 대한 인상을 나쁘게 만드는 것 같아 다소 아쉽다. 무과금 이용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요소이긴 하지만, 뭐든지 과하면 모자라는 것보다 좋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