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 배당 확대. 게임사들 주주 신뢰 회복 위해 안간힘

장기적인 불황이 계속되면서 엄청난 주가 하락을 기록하고 있는 주요 게임사들이 자사주 소각, 배당 확대 등 장기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면서 성난 주주들 달래기에 나섰다.

현재 경기 불황으로 대부분의 회사들이 주가하락을 경험하고 있기는 하나, 게임사들은 최근 2~3년간 코로나19 특수로 역대급 매출을 올리면서 큰 폭의 주가 상승을 경험했기 때문에, 최근 주가 하락이 더욱 뼈아픈 상황이다.

공모가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진 크래프톤을 비롯해, 엔씨소프트, 넷마블, 컴투스, 위메이드, 카카오게임즈 등 대형 게임사들 대부분이 주가가 전성기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졌으며, 많은 게임사들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준비하고 있던 블록체인, 메타버스 사업까지 전망이 흐려지고 있는 상황이라, 주가가 바닥을 뚫고 지하로 향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또한,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코로나19 이후 막대한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사내유보금이 대폭 증가했지만, 임원진 연봉만 올라가고, 주가 관리는 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주주들의 불만을 더욱 키우고 있다.

때문에 최근 여러 게임사들이 진행한 주주 총회에서 매출 상승을 위한 신사업만큼이나 주주 신뢰 회복을 최우선 목표로 발표했으며, 자사주 소각,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크래프톤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
크래프톤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

크래프톤은 2022년 결산 컨퍼런스콜을 통해 장기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오는 2025년까지 자사주 취득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며, 2023년에는 취득분 100% 소각, 이후에는 취득분 60% 이상을 소각하겠다는 입장이다. 취득에 필요한 금액은 잉여현금흐름에서 투자금을 제외한 금액의 40% 한도 내에서 진행된다.

컴투스는 올해 초 삼성증권과 6월까지 150억 원 규모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맺었으며, 1주당 1300원의 현금 배당 결정을 결정했다. 작년 역업 적자 93억원을 기록했음에도, 154억 원을 배당액으로 결정한 것이다. 또한, 정관 변경을 통해 배당 기준일을 연말 주주명부 폐쇄일이 아니라 주주총회 이후로 변경하면서, 투자자들이 결산 배당 책정규모를 보고 투자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컴투스
컴투스

넥슨 역시 500억 엔 규모로 자사주 2500만 주 매입했다. 넥슨은 2025년 8월까지 500억 엔을 추가로 매입하고, 매입 후 소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웹젠은 2005년 이후 18년 만에 주주 배당을 발표하고, 자사주 소각도 진행했다. 주당 배당금은 370원이며, 이번에 소각한 자사주는 36만주(전체의 1.01%)다.

웹젠
웹젠

더블유게임즈도 2022년 결산 발표와 함께 주당 600원의 배당금을 발표했으며, 기보유한 184만8756주의 약 10%인 18만3745주를 소각하고, 향후 2년 내에 자사주를 활용한 M&A 투자나 전략적 제휴가 없다면 자사주의 50% 이상을 소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추가적으로 연말까지 주주가 공모가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무상증자도 검토할 계획이다.

티쓰리엔터테인먼트는 불황이 지속되던 지난해 말 상장했기 때문에 큰 폭의 주가하락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증진을 위해 주당 60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다만, 이 같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주주들의 불만은 쉽게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장기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친다고는 하나, 코로나19 시절에 워낙 고점이었고, 계속 되는 확률형 아이템 규제, 개발비 증가 등 여건이 좋지 않아, 주가가 회복된다고 하더라도 예전 고점까지 회복하는 것은 쉽지 않아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보다 주주 현금 배당을 결정하고 있는 게임사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긴 하나, 주주 배당으로 가장 많은 혜택을 보고 있는 것이 회사 최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창립자들이기 때문에, 과연 투자자들을 위한 배당 결정인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역대급 호황 이후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는 게임사들이 올해 달라진 모습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통한 매출 상승, 그리고 주주 신뢰 회복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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