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J 프로모션 싫어요! 후원이 대세로 자리 잡나?
게이머들 간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BJ(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는 스트리머 등) 프로모션에 대한 이용자들의 반감이 점점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게임 업계가 새로운 형태의 BJ 활용안을 내놨다. 게임사가 광고비를 지급하는 것이 아닌 이용자들이 후원하는 형태의 시스템을 마련한 것이다.
업계 선두 주자인 넥슨이 먼저 ‘히트2’에서 후원 시스템을 선보이고 ‘프라시아 전기’로 넓혔으며, ‘나이트 크로우’의 서비스를 앞둔 위메이드도 스트리머 후원 프로그램을 예고했다. 후원 시스템이 하나둘 등장하며 향후 후원 시스템이 대세로 자리 잡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BJ 프로모션은 게임사가 게임 방송을 진행하는 스트리머들에게 광고비를 주고 자사 게임을 플레이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보통 일회성 홍보에 그치지 않고 장기간 계약을 맺어 홍보하는 형태다. BJ 대부분이 광고비를 다시 게임에 투입하기 때문에 게임사 입장에서도 크게 손해를 보는 것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광고비를 받은 BJ들이 게임 초반부터 집중적인 현금결제를 진행해 매출 순위에 빠르게 오를 수 있다. 초반 순위가 중요한 게임 시장에서 확실한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해왔다.
다만 지난해부터 기류에 변화가 생겼다.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이 BJ 프로모션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광고비를 받은 BJ와 공정한 경쟁이 펼쳐지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런 BJ들과 경쟁을 펼치는 이용자가 경쟁에서 앞서나가려면 그들보다 더 큰 비용과 시간을 게임에 투자해야 한다. 게임사 입장에선 두 손 들고 환영할 일이지만, 이용자 처지에서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이에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은 BJ 프로모션을 반대하는 시위를 진행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더불어 민주당 이상헌 의원도 관련해 의견을 냈다. 이 의원은 “게임사 프로모션 계정을 표시해, 게이머들의 최소한의 알 권리 보장하자“라고 제언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업계 선두주자 넥슨이 재미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지난해 8월 출시한 MMORPG ‘히트2’에 크리에이터 후원 프로그램을 선보인 것이다. 이용자가 자신이 응원하는 크리에이터의 후원 코드를 입력 후 유료 아이템을 구매하면, 결제 금액 일부를 크리에이터에게 돌려주는 시스템이다.
크리에이터 후원 프로그램은 스트리머들의 기여도를 인정하면서도 게임의 공정한 생태계를 해치지 않는 프로그램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히트2’로 후원 시스템을 학습한 넥슨은 지난 3월 넥슨 크리에이터즈 후원 서비스의 정식 출시에 돌입했다. 특히, 3월 30일 출시한 MMORPG ‘프라시아 전기’에도 이를 적용했다. 이용자와 스트리머가 상생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해 반응도 좋다.
‘프라시아 전기’는 출시 직후 애플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에서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하고, 현재까지 유튜브 등 여러 커뮤니티 채널에서 화두가 되며 흥행몰이 중이다.
최근에는 위메이드도 스트리머 후원 시스템인 SSS펀드(Streamer Supporting System Fund)를 공개했다. SSS 펀드는 위메이드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 위메이드 게임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는 스트리머, 스트리머를 후원하는 서포터가 상생하는 투명한 후원 플랫폼이다.
이용자는 게임 상품을 구매할 때, 결제 금액에 비례하는 후원 포인트 ‘시드(SEED)’를 받는다. 시드를 SSS펀드에 등록된 스트리머별 코드를 통해 전달함으로써 후원에 참여할 수 있다. 여러 스트리머를 동시에 후원하는 것도 가능하다.
스트리머는 획득한 시드 비율만큼, 게임 서비스 성과에 따라 조성되는 후원금을 분배받는다. 후원금 규모와 스트리머가 받은 시드 수량 등은 SSS펀드 공식 사이트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된다. 스트리머는 자신의 시드 비율과 수령 예상 후원금을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다.
SSS펀드 첫 시즌은 이달 27일 출시되는 ‘나이트 크로우’ 출시에 맞춰 약 2개월간 진행된다. 위메이드는 시즌 1이 종료되면 보완을 거쳐 위메이드의 다른 게임에도 순차 적용할 예정이다.
이처럼 후원 프로그램이 하나둘 등장하자 게임사들은 후원 프로그램은 물론 다방면에 걸쳐 BJ 관련 프로모션을 고민하는 모습이다.
관련해서 한 업계 관계자는 ”BJ 프로모션의 경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 부분이다. 후원 시스템이나 애초에 BJ 지원을 하지 않는 것 등 다양한 방면에서 고민하고 있다. 또 후원의 경우 이용자들이 직접적으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크게 없는 것도 고민해 볼 부분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