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섹시 누님도 귀여운 시절이 있었다. ‘베요네타 오리진’
섹시한 9등신 미녀가 등장해 악마는 물론 천사까지 때려잡는 액션 게임 베요네타 시리즈가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지난 3월 17일 닌텐도 스위치로 국내 정식 발매된 ‘베요네타 오리진: 세레자와 길을 잃은 악마(이하 베요네타 오리진)’이 그 주인공이다. 게임의 개발은 플래티넘게임즈가 맡았고 한국닌텐도가 국내 유통을 담당했다.
이 게임은 베요네타 시리즈의 강력한 주인공 ‘베요네타’의 어린 시절을 다뤘다. 아직은 ‘베요네타’보다 울보 ‘세레자’라는 이름이 더 어울리는 마녀 견습생 주인공과 의도치 않게 소환된 악마 ‘체셔’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퍼즐 어드벤처 게임이다. 두 캐릭터의 힘을 합쳐 숲을 탈출하는 것이 게임의 목표다.
게임을 처음 켜면 그동안의 ‘베요네타’ 시리즈와는 완전히 다른 비주얼에 기존 팬들이 깜짝 놀랄 수 있으리라 본다. 기존 ‘베요네타’ 시리즈는 약간 과장한 실사 그래픽에 가까웠다면, 이번 작품은 마치 한 편의 동화를 보는 것 비주얼을 준비했다. 특히 게임의 무대가 되는 숲을 참 매력적으로 그렸다. 숲 구석구석은 물론 제법 멀리까지 구현돼 있어 보는 재미가 있다.
눈앞의 악마를 한 방에 날려 버리는 ‘베요네타’의 모습과 달리 귀여운 모습의 10대 소녀로 등장한 ‘세레자’가 색다른 재미를 전한다. ‘세레자’의 목소리 연기도 괜찮았다. 기자는 영어 음성으로 진행했고, 한 명의 어엿한 마녀로 성장해 나아가는 ‘세레나’의 의지가 목소리에서 잘 드러났다. 또 구연동화처럼 메인 스토리를 읽어주는 성우의 연기도 일품이었다.
기존 베요네타 시리즈의 강력한 마녀가 등장하지 않아 액션이 아쉬울 것으로 판단했다면 오산이다. 게임에서 ‘세레자’와 그의 파트너 ‘체셔’가 보여주는 액션은 제법 수준이 높다. 게임에서 액션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특히, 닌텐도 스위치의 조이콘 왼쪽 스틱와 오른쪽 스틱을 활용해 두 캐릭터를 동시 조작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이용자는 왼쪽 스틱으로 ‘세레자’를 오른쪽 스틱으로 ‘체셔’를 조작하게 된다. 공격이나 스킬 활용도 왼쪽과 오른쪽에 자리한 조이콘이 각각 캐릭터 한 명에 대응한다. 처음에는 적응에 시간이 좀 필요하지만,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전투 자체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적응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보통 전투가 벌어지면 ‘체셔’가 전투의 전면에 나서며 ‘세레자’가 이를 보조하는 식이다. ‘세레자’가 적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가시 바인딩으로 적을 묶어두면, 거대한 고양이의 모습을 한 악마 ‘체셔’ 호쾌한 공격을 먹인다. ‘체셔’는 공격을 펼칠 때 마력이 소모되기 때문에 무한정 공격을 이어갈 수는 없다. ‘세레자’의 품에 안겨 마력을 회복하기도 해야 한다. 여러모로 신경 쓸 것이 많고, 강력한 보스와의 전투를 끝내고 나면 뿌듯함이 밀려오기도 한다.
그리고 겉모습은 비슷하지만 각기 다른 특징을 지닌 다양한 적들이 등장한다. 이에 맞춰 ‘체셔’도 게임을 진행하며 획득한 엘리멘트 코어 4종(식물, 바위, 물, 불)을 교체해 가며 다양한 기술을 쓸 수 있다. 각 상황에 맞춰 능력을 사용해 공략하는 재미가 있다. 아울러 게임 막바지에 돌입하면 그간의 베요네타 시리즈처럼 회피하면 주변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위치 타임도 등장하고, ‘세레자’가 체셔에 올라탄다. 그 때가 되면 게이머는 일반적인 액션 게임처럼 조작할 수 있으며, 그 때 느낄 수 있는 쾌감이 상당하다.
전투와 다른 게임의 축은 탐험이다. 게임에서 ‘세레자’는 숲에서의 탈출, ‘체셔’는 다시 마계로 돌아가기 위해서 둘은 힘을 모아 숲을 탐험해 나간다. 특히, 숲 곳곳을 탐험하는 과정은 전투 못지않게 두 캐릭터의 협동을 요구한다.
이용자는 악마를 막는 로즈메리 꽃이 피어있는 곳을 지날 수 없는 ‘체셔’를 위해 ‘세레자’로 ‘위치 펄스’로 춤을 추며 식물을 자라게 만들고 ‘체셔’가 우회할 수 있는 길을 만들 수 있다. 또 반대로 ‘세레자’가 이동할 수 없는 처지가 되면 ‘체셔’와 엘리먼트 코어의 다양한 능력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장면도 자주 나온다. 두 캐릭터의 협업 없이는 게임을 클리어할 수 없게 만들었다.
특히 숲 곳곳에는 휴식을 취하는 마녀의 안식처는 물론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수기나 문서, 매력적인 캐릭터인 도깨비불 찾기, 마력 흡수, 능력치 강화를 위한 각종 재화 등 다양한 수집 요소와 공간이 마련돼 있다.
또 일부 과정은 마치 메트로 배니아 게임처럼 다른 엘리멘트 코어의 능력을 얻고 와야 지나갈 수 있는 등의 요소도 있으니 참고하도록 하자. 게임 클리어 이후에도 수집 요소를 모을 수 있으니 꼭 첫 플레이에서 전부 고집할 필요는 없다.
탐험과 전투의 재미를 보충하는 것은 ‘티르 너 노그’라는 특별한 공간이다. ‘티르 너 노그’는 보통 퍼즐이나 전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더 난도가 높은 퍼즐을 만날 수 있으며, 전투도 마찬가지다. 클리어 보상으로는 HP 증가를 위한 꽃잎을 준다. 꽃잎 5개를 모으면 전체 HP가 증가한다. 이야기를 즐기면서 만나는 필수구간 외의 ‘티르 너 노그’를 즐겨야 하는 이유다.
게임의 스토리는 시리즈의 팬이라면 반길만한 요소들이 준비됐다. 숲에 들어선 '세레자'와 '체셔'가 모험을 함께 하면서 둘의 연대가 깊어진다. 이 과정에서 도망만 치던 마녀 견습생 ‘세레자’가 성장하게 된다. 이용자는 강력한 마녀 ‘베요네타’의 시작을 함께할 수 있다.
그리고 스토리 자체도 마지막 반전이 준비되어 있으며, 스토리를 클리어하고서는 13챕터로 구성된 본편 외에도 ‘베요네타’ 시리즈의 또 다른 마녀 ‘잔느’를 활용한 특별 시나리오를 즐길 수 있다. ‘잔느’도 이번 작품에서는 꼬마 마녀로 등장하지만, ‘세레자’보다 한층 강력하고 모든 스킬을 가진 ‘체셔’를 활용할 수 있어 시원시원한 재미를 선사한다.
아울러 게임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은 굉장한 편의성이다. 여러 반복 입력을 진행해야 하는 동작을 버튼을 계속 누르고만 있어도 지나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 여기의 게임의 난도도 굉장히 쉽게 설정할 수 있어 누구나 게임을 쉽게 즐길 수 있다. 게임이 어려워서 막힌다면 다양한 편의 기능을 설정해 즐겨볼 것을 추천한다.
‘베요네타 오리진’은 시리즈의 팬이나 원작 시리즈와 다른 모습으로 돌아와 실망하고 있었던 이용자에게도 충분히 좋은 게임이 될 수 있으리라 본다. 펼쳐지는 이야기가 매력적이며, 아이들 게임 같은 외형이지만 제법 깊이 있는 액션을 구현했기 때문이다. 또 완성도 높은 퍼즐과 모험까지 준비돼 있어 게임의 재미가 쏠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