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게임즈 이종주 PD “영웅전설의 감동을 잇는 게임을 만들고 싶습니다”
추억의 명작 게임으로 손꼽히는 팔콤의 ‘영웅전설 가가브 트릴로지’가 모바일 게임으로 돌아온다.
‘영웅전설 가가브 트릴로지’는 1994년 발매된 ‘영웅전설3: 하얀마녀’를 시작으로 ‘영웅전설4: 주홍물방울’, ‘영웅전설5: 바다의 함가’ 등 3부작을 일컫는 타이틀로, ‘가가브’로 불리는 혼돈의 소용돌이로 인해 분열된 3개의 지역에서 벌어지는 스토리를 다룬 것이 특징이다.
특히, 한글화 작업이 진행된 게임이 드물었던 90년대~2000년대에 3편 모두 한글화로 정식 출시되어 국내 이용자들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긴 작품이기도 하다.
‘영웅전설 가가브 트릴로지’ 모바일게임의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파우게임즈의 이종주 PD는 게임의 개발 이유에 대해 현재까지 IP(지식재산권)로 활용되지 않은 작품이라는 것에 큰 매력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처음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한가지 철학이 있었습니다. ‘한번 개발된 IP는 하지 않는다’라는 것이었죠. 하지만 유명 IP는 너무 규모가 크고, 괜찮은 IP는 이미 선점되었는지라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던 중 스팀에서 고전 게임을 하다가 추천 리스트에 ‘가가브 트릴로지’가 떴고, 자료를 찾아보니 한 번도 다른 IP로 출시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해 게임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파우게임즈에서 선보일 ‘영웅전설 가가브 트릴로지’는 팔콤에서 제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 중인 작품이다. 특히, 세븐나이츠와 그랑사가 등의 게임에 참여한 이종주 PD의 경험을 살려 캐릭터 수집형 RPG(이하 CCG) 장르로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종주 PD는 ‘영웅전설 가가브 트릴로지’의 수많은 주&조연 캐릭터와 환상적인 BGM 그리고 감동적인 스토라인 등 원작의 향수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CCG 장르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CCG는 다양한 캐릭터를 수집하는 것이 핵심인 게임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캐릭터의 매력도가 높아야 하고, 게임에 몰입하도록 하는 스토리와 음악도 상당히 중요하죠. ‘영웅전설 가가브 트릴로지’는 이러한 요소를 모두 담고 있는 작품이었고, 이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이는 중입니다”
원작에 대한 존중 방식도 인상적이었다. 이종주 PD는 ‘영웅전설 가가브 트릴로지’를 오랫동안 즐긴 이른바 ‘고인물 팬’ 중 한 명이다. 이미 엔딩만 수 십 번 봤을 정도로 ‘영웅전설’의 스토리를 꿰고 있는 이 PD는 기승전결이 뚜렷한 원작의 세계관을 헤치지 않는 선에서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웅전설 가가브 트릴로지’는 그 자체로 스토리가 완결된 게임입니다. 때문에 원작에는 없는 지역을 구현하거나, 새로운 스토리를 만드는 것은 원작 개발사인 팔콤도 저도 원하지 않는 일이죠. 이에 팔콤 측에서 받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설정에만 존재하는 캐릭터나 지역을 게임 속에 구현할 계획입니다”
가가브 원력 940년에 벌어진 토마스와 해적왕 라몬의 에메랄드 해전과 같은 원작의 설정을 인터뷰 내내 언급하던 이 PD는 “원작의 팬으로 설정에만 존재하던 사건들을 게임으로 구현할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쁘다”라며 개발자 이전의 팬으로서의 기쁨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영웅전설 가가브 트릴로지’는 과연 어떤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일까? 이 PD는 아직 개발 초기 단계인 만큼 많은 것을 이야기할 수 없지만, 자동전투와 합리적인 수동전투의 밸런스를 중시한 전투 시스템과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영웅전설 가가브 트릴로지’는 작품마다 전투 시스템이 모두 달랐습니다. 이에 고민을 거듭한 결과 5편을 기반으로 전투 시스템을 설계했고, 스킬 간의 상성과 전략적인 요소를 고려한 전투를 체험할 수 있도록 개발을 진행하는 중이죠”
이 PD는 더 효율적이고, 확실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수동 전투를 통해 난관을 헤쳐 나가고, 자동전투를 통해 피로도를 줄이는 등 원작의 감성을 모바일에서 느낄 수 있는 전투 시스템을 구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원작이 지닌 스토리의 감동을 모바일게임에서도 느낄 수 있도록 SD 캐릭터들이 직접 움직이는 방식으로 스토리를 연출하고자 하며, 이를 위해 스토리 마다 연출을 별도로 제작 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가가브 트릴로지는 4,5,3편으로 스토리가 이어집니다. 이용자들은 4편의 마을에서 게임을 시작하지만,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5편과 3편의 스토리를 만나볼 수 있죠. 특정 사건을 중심으로 분기가 나눠지는 식입니다. 여기에 메인 스토리는 기본 캐릭터로 모두 체험할 수 있되, 숨겨진 지역이나 캐릭터는 어느 정도 레벨링이 필요한 방식으로 게임이 진행될 것입니다”
CCG 장르를 표방하는 만큼 캐릭터 뽑기 시스템과 BM(과금 콘텐츠)에 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사실 파우게임즈가 ‘영웅전설 가가브 트릴로지’를 개발한다는 소식에 대해 원작 팬들은 기대보다는 우려를 표했다. ‘킹덤: 전쟁의 불씨’, ‘프리스톤테일M’ 등 한국형 MMORPG를 선보인 파우게임즈에서 개발되는 만큼 높은 과금 시스템을 지닐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한가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영웅전설 가가브 트릴로지’는 기존 파우게임즈의 작품과 결이 다른 게임이라는 것입니다. 아직 초기 개발 단계인 만큼 BM 설계가 진행 중이지만, 원작의 스토리와 게임성을 느낄 수 있는 것을 중점으로 만들고 있고, ‘게임의 스토리에 집중하도록 만들자’라는 것이 기본 방침입니다”
첫 작품인 3편이 94년에 나온 만큼 ‘가가브 트릴로지’를 모르거나, 접하지 못한 분들도 원작의 스토리와 게임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핵심적인 이야기와 중요 사건은 막힘없이 즐길 수 있을 수 있다고 이 PD는 설명했다.
2024년 출시를 예정으로 개발 중인 ‘영웅전설 가가브 트릴로지’는 오는 11월 열리는 ‘지스타 2023’에서 게임을 공개하여 이용자들에게 첫 체험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워낙 오래된 게임인만큼 ‘가가브 트릴로지’에 대해 이름만 들어보셨거나 실제로 플레이하신 분들도 다른 유명 RPG보다 적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게임이 명작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죠. 저희 파우게임즈에서 만드는 ‘영웅전설 가가브 트릴로지’를 통해 명작의 향수와 깊은 감동을 다시 한번 느껴 보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