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게임사 코스닥 도전! IPO 빙하기를 돌파할 경쟁력은?
최근 ‘승리의 여신 니케’를 성공시키며 주목받고 있는 시프트업이 드디어 주관사 선정을 시작하면서 코스닥 입성을 본격화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승리의 여신 니케’가 국내뿐만 아니라 북미, 일본 등 해외에서 꾸준한 성과를 기록 중이며, 차기작으로 해외 시장을 노린 콘솔 게임인 ‘스텔라 블레이드’를 개발 중인 만큼, 상장을 통한 추가 자금 유치로 해외에서도 개발력을 인정받는 게임사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물론, 크래프톤 등 바로 전에 코스닥에 입성한 게임사들이 공모가에도 못 미치는 주가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게임주가 전체적으로 부진한 상황이긴 하다. 지난해 상장을 추진했던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개발사 라이온하트는 예비 심사를 통과했음에도 불구하고, 기한 내 상장 추진을 하지 못해 다시 예비 심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이런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코스닥 입성을 노리는 게임사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고, 또 그들이 계속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블루아카이브’, ‘피파 모바일’ 등의 흥행에 힘입어 1조 1920억 원으로 역대 최고 1분기 매출을 기록한 넥슨이 보여줬다시피 게임 하나의 성공이 엄청난 파급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특히, 레드오션으로 변한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 시장에서도 성과를 낼 만한 AAA급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춘 게임사라면 글로벌 IT 선두 기업도 부럽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영업이익률을 기대해볼 수 있다. 실제로 현재 코스닥 입성을 준비하고 있는 게임사는 모두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개발력을 중점적으로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주관사를 선정하며 본격적으로 코스닥 입성 준비에 나선 시프트업은 ‘데스티니 차일드’, ‘승리의 여신 니케’까지 두 작품을 연속으로 성공시켰으며, ‘승리의 여신 니케’는 한국 게임이 주목받기 힘든 일본, 북미 시장에서 성과를 냈다는 점이 강점이다. 게다가 출시 때만 반짝한 것이 아니라, 최근 반주년 업데이트로 다시 순위를 끌어올리면서 꾸준한 인기를 증명했다.
최근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필수조건으로 꼽히고 있는 콘솔 게임 개발도 일찍부터 시작한 덕분에, 올해 안에 ‘스텔라 블레이드’의 출시가 예정되어 있다. 현재 상장사 중에서 올해 안에 AAA급 콘솔 게임을 선보이겠다고 발표한 곳이 몇 개 되지 않으니, 상당히 빠른 움직임이다. 덕분에 ‘승리의 여신 니케’의 글로벌 퍼블리싱을 맡고 있는 텐센트가 지분 20%를 취득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 차관과 업무 협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에서도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코스닥 예비 심사에 통과했으나, 경기 불황으로 인한 투자 심리 위축으로 상장 추진을 연기한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는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해외 시장 확대와 다수의 차기작을 통한 IP 다변화에 승부수를 걸고 있다.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의 발표에 따르면 오는 6월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일본 출시를 시작으로, 올해 안에 북미, 유럽까지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며, ‘오딘 발할라 라이징’ 단일 IP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수의 차기작도 예고하고 있다.
현재 공개된 차기 라인업을 보면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뒤를 잇는 오픈월드MMORPG ‘프로젝트Q’, 서브컬쳐 신작 ‘프로젝트C’, 루트슈터 장르 ‘프로젝트S’ 등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을 염두한 신작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카카오게임즈가 대주주가 됐기 때문에 분할 상장 논란에 휩싸여 있다는 것이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기는 하지만, IP 다변화, 해외 시장 성과 등으로 회사 가치를 키워서 다시 도전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아직은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는 않으나 라인게임즈 역시 코스닥 입성을 노리고 있는 게임사다. 지난해 ‘대항해시대 오리진’, ‘언디셈버’ 등을 통해 확률형 아이템을 벗어나 해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바 있으며, 올해도 닌텐도 스위치 플랫폼을 겨냥한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해외 콘솔 시장을 겨냥한 루트슈터 장르 ‘퀀텀 나이츠’ 등을 준비 중이다.
위에서 언급한 회사들과 달리 적자 상태이기 때문에 넘어야 할 산이 많긴 하지만, 플랫폼 다변화를 통해 꾸준히 해외 시장 공략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하나만 터져주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EVR스튜디오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신사업에 승부수를 던졌다. 아직 성공작이라고 할만한 게임이 있는 것은 아니나, 꾸준한 기술 투자를 통해 VR, 디지털 휴먼, 메타버스 등 신사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신사업이 아직 지지부진한 상태이다보니, 구체적인 결과물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만,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 선두에 설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실력 덕분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SNL코리아’ 등으로 유명한 에이스토리와 전략적 파트너십 및 지분 투자를 체결하기도 했으며, 프리IPO를 통해 210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대비 주가 반토막이 기본일 정도로 게임주들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코스닥 입성에 도전하는 패기 넘치는 게임사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긴 하나, 분명 시장 상황은 그들에게 낙관적이지 않다.
올해 1분기에 증권가 예상치를 넘어선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인 크래프톤도 공모가 대비 반토막 난 주가가 회복되지 않고 있을 정도로, 게임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선이 냉혹해졌기 때문이다.
베스파 등 기존에 코스닥에 입성한 게임사들이 단일 IP의 한계, 흥행 게임 유지관리의 어려움, 무리한 확장으로 인한 부실한 회계 관리 등 게임사들의 약점이 될만한 부분을 모두 노출하면서 실패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이제는 실적은 기본이고, IP 다변화, 해외 시장 확대 가능성 등 지속적인 성장 모델을 증명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제 2의 쿠팡이라고 불리고 있는 마켓 컬리 등 대형 유니콘마저도 실패하는 역대급 IPO 빙하기 상황에서, 과연 어떤 게임사가 게임 시장의 새로운 돌풍을 이끌 주역으로 인정받게될지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