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완화? 다시 차단? 오락가락 중국 상황에 게임사들 불안 초조
G7 정상 회의가 끝난 직후인 지난 22일부터 중국에서 네이버의 접속이 차단됐다는 소식이 들려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국에서 한국 포털 사이트가 막힌 것은 사드 배치로 인한 한한령이 본격화된 2019년에 다음 포털의 접속이 차단된 이후 4년만이다.
이전에도 중국 내에서 주요 행사가 있을 경우 해당 기간 동안 해외 포털의 접속을 차단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곧 천안문 사태 34주년을 앞두고 있어 대내외 통제를 강화하는 일시적인 차단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대만 발언으로 인한 보복성 조치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많다.
이렇다보니, 올해 실적 개선을 위해 중국 시장에 희망을 걸고 있었던 국내 게임사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대내외 통제를 위한 일시적인 차단이라면 다행이지만, 보복성 조치라면 사드 이후 6년 만에 찾아온 중국 진출 기회가 다시 무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국내 게임업계는 중국 내 게임 규제 완화 소식 덕분에 희망이 가득했다. 한한령으로 인해 지난 6년간 한국 게임의 외자판호 발급이 중단되면서 중국 진출 기회가 막혀 있었으나, 지난해 말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 등 7종, 그리고 올해 3월에 넥슨게임즈의 ‘블루아카이브’,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킹덤’ 등 5종의 게임이 외자판호를 획득하면서 한한령이 완전히 풀리는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블루아카이브’, ‘로스트아크’, ‘일곱 개의 대죄’ 등 이번에 판호를 획득한 게임들은 현재 출시를 몇 달 앞두고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사전예약을 진행 중인 만큼, 큰 이변이 없다면 조만간, 늦어도 연말에는 출시 계획이 발표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텐센트 등 중국 게임 시장을 이끌고 있는 주요 게임사들이 올해 기대작을 발표하는 쇼케이스 행사에서 한국 게임을 주요 게임으로 소개했다는 점이다. ‘원신’, ‘왕자영요’ 등 중국 자체 게임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어 외산 게임이 자리잡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긴 하나, 대형 퍼블리셔의 넉넉한 마케팅 지원이 약속됐으니, 게임성만으로 승부를 걸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물론, 지난해 야심차게 중국 출시를 진행했던 ‘검은사막 모바일’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중국 자국 게임의 놀라운 발전으로 인해 확률형 아이템 중심인 한국 게임의 경쟁력이 없어졌다는 우려가 커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검은사막 모바일’은 출시 5년만에 중국에 진출해서 신선함이 부족했지만, ‘로스트아크’, ‘블루아카이브’ 등 이번에 판호를 획득한 게임들은 아직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리에 서비스 중인 게임들인 만큼, 성과를 기대해볼만 상황이다.
또한, 무려 8개월 동안 중국 게임사들의 판호 발급까지 중단될 정도로 고강도 규제가 펼쳐지면서 1만 4천개가 넘는 중국 게임사들이 문을 닫아, 당장 출시할 게임이 부족해진 것도 중국 대형 퍼블리셔들이 한국 게임 수입에 적극적으로 나선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만, 이번 네이버 차단 사태가 보복성 조치라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아직 한국 게임을 규제하겠다는 공식적인 움직임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언제든 정부 고위층의 말 한마디만으로도 상황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 중국 게임 시장이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발급된 판호가 알 수 없는 이유를 들어 취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판호 취소까지 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무기한 출시가 연기될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 2020년 넥슨이 텐센트와 손을 잡고 출시를 준비하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사전예약 6000만이라는 엄청난 수치를 기록하며 흥행 기대감이 컸지만, 아무런 이유도 밝혀지지 않은 상태로 갑작스럽게 출시가 취소된 후 아직까지도 출시되지 못하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중국와 한국의 외교 문제이기 때문에 한국 게임사 입장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이 지켜만 보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정식 출시된 이후 게임성 문제로 외면받는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납득하겠지만, 링 위에 올라가보지도 못하고 경기가 끝나는 것은 억울할 수 밖에 없다. 이번 사태가 어떻게 흘러갈지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