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엔씨소프트 야심작 ‘TL’, 결제보다는 꾸준한 플레이가 핵심
엔씨소프트의 새로운 변신을 담은 야심작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쓰론앤리버티(이하 TL)’이 베타 테스트를 통해 실체를 드러냈다.
24일부터 30일까지 5일간 진행되는 이번 테스트는 방대한 오픈월드, 별을 품은 아이들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스토리 라인, 무기 사용에 제한이 없는 프리클래스 등 30레벨까지 전반적인 게임 플레이가 모두 공개됐으며, 시즌 패스 등 핵심 비즈니스 모델도 공개돼 정식 서비스 때의 모습을 미리 체험해볼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엔씨소프트의 대표적인 특징들이 녹아져 있어, 완전한 변신을 기대했던 이들에게 다소 실망스럽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긴 하지만, 이전 리니지 시리즈와 달리 스토리 연출이 강화되고, 반격 등 수동 조작의 필요성이 높아진 전투, 탐험의 재미를 추구한 코덱스 시스템 등 새로운 시도들도 눈길을 끌고 있다.
신작 테스트가 진행되면 당연히 게임 플레이나 콘텐츠에 관심이 집중되기 마련이지만, 이번 TL 테스트는 게임플레이보다는 과금 모델에 대한 관심이 더 높은 편이다. 엔씨소프트가 이제까지 확률형 아이템 중심의 과금 모델로 많은 비판을 받았고, 이번 TL은 P2W(페이투윈)에 민감한 해외 콘솔 시장을 노리고 있는 만큼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고 단언했기 때문이다.
이번 테스트를 통해 공개된 TL의 과금 모델의 핵심은 시즌 패스와 성장 패스다. 이전 리니지 시리즈에는 변신 뽑기 한방에 전투력이 확 달라질 정도로 뽑기 비중이 높았으나, 이번에는 미션을 달성하면 추가 보상을 획득하는 시즌 패스와 성장 패스가 중심을 이루고 있으며, 특수 상점에서도 각종 물약, 변신 꾸미기 등만 판매되고 있고, 확률형 뽑기 상품은 보이지 않았다.
이전 리니지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변신 시스템과 펫에 해당하는 아미토이가 있다보니, 이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고 느낄 수도 있으나, 게임 플레이를 해보면 시즌 패스 보상 등 게임 플레이를 통해 자동으로 획득하는 구조다. 해외 시장을 노리고 있다고 단언한 만큼, 추후에도 변신과 아미토이에 뽑기가 추가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게임 플레이로 미션을 달성하면 보상을 지급하는 시즌 패스 상품은 이미 다른 게임에서도 많이 도입하고 있기 때문에 TL만의 특별함으로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시즌 패스를 통해 지급되는 보상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제작 재료, 성장석 등 성장을 위해 필요한 재료들로 구성되어 있어, TL의 플레이가 확률형 뽑기 한방 대신 꾸준한 게임 플레이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형태로 변화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기존 리니지 시리즈를 보면 전투력을 올리기 위해 장비에 강화석을 발라 강화 수치를 올리는 것이 기본이지만, 일정 수준 이상 강화하면 장비가 깨질 수도 있기 때문에, 강화석을 바를 때마다 상당한 스트레스가 있었다.
하지만 TL에서는 강화석이 성장석으로 변경됐으며, 확률 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성장 게이지가 얼마만큼 올라가냐의 차이만 있는 것이기 때문에, 꾸준히 성장석을 투입하면 장비의 레벨을 확정적으로 올릴 수 있다. 또한, 전승 개념이 있기 때문에, 기존에 쓰던 장비를 새로운 장비에 먹이면 성장치가 모두 새로운 장비로 옮겨간다.
전투력을 단번에 올려줄 수 있는 더 높은 등급의 장비는 몬스터 사냥, 게임 퀘스트 보상, 제작 등으로 획득할 수 있다. 당연히 제작이 핵심이 될 수 밖에 없는데, 재료들은 모두 게임 플레이를 통해 획득할 수 있으며, 장신구 역시 뽑기가 아니라 제작으로 획득하도록 되어 있다.
물론 높은 등급의 무기들은 재료들을 구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자금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거래소를 통해 재료를 빨리 수급하면 되고, 자금 여유가 부족한 사람들은 느긋하게 재료를 모으면 되는 일이니, 돈을 쓰지 않으면 아예 획득할 수 없는 상황과는 다르다. 특히 운이 좋다면 비싼 재료를 획득해서 거래소에 팔면 막대한 수익을 얻을 수 있으니, 고과금 이용자뿐만 아니라 중소과금 이용자들에게도 거래소가 핵심 콘텐츠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무기 숙련도 시스템도 꾸준한 게임 플레이를 강조하는 요소다. 기존 리니지 시리즈에서는 레벨이 낮아도 비싼 무기를 장착하면 엄청난 위력을 자랑하는 것이 특징이었지만, TL에서는 무기 숙련도가 있기 때문에 한가지 무기를 꾸준히 사용해서 숙련도를 올릴 필요가 있다.
또한 스킬도 무기별로 구분되어 있는 성장액을 꾸준히 먹여서 스킬 레벨을 올리는 구조이기 때문에, 좋은 무기가 생겨도 처음부터 사기적인 위력을 발휘할 수는 없다. 무기 사용에 제한이 없는 프리클래스 시스템이 특징이다보니, 특정 무기를 꾸준히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이점을 주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이렇듯 TL은 기존 리니지 시리즈와 달리 막대한 과금을 통해 단번에 전투력을 올리기 보다는 꾸준한 게임 플레이를 통해 차근차근 성장시키는 것이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코덱스로 대표되는 게임 콘텐츠도 이곳저곳 탐험과 수집을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알아가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어, 장비 강화하고 던전에 들어가서 무한 사냥을 하는 효율 중심의 리니지 시리즈보다는 느긋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보통 테스트 단계에서는 과금 모델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나, 엔씨소프트는 이번 테스트 때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받아 TL의 과금 모델을 결정하겠다고 밝힐 만큼, 이용자들의 반응을 무척 신경쓰고 있다. 이번 테스트에서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받은 TL이 정식 서비스 때는 어떤 모습으로 등장하게 될지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