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원작을 그대로 옮긴 화려한 연출! 韓日 동시 출격한 블랙클로버 모바일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블랙클로버’를 모바일 게임으로 옮긴 ‘블랙클로버 모바일’이 지난달 25일 한국과 일본에 동시 출시됐다.
일본 애니메이션은 높은 인지도 덕분에 게임으로 등장할 때마다 꾸준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소재이며, 특히 이번 ‘블랙클로버 모바일’은 원작의 인기는 기본이고, 개발을 맡은 빅게임 스튜디오가 이전에 넷마블의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를 성공시킨 개발진이 설립한 회사이기 때문에 출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요즘 엔씨소프트의 ‘TL(쓰론앤리버티)’,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디아블로4’ 등 대형 게임들 소식이 연이어 터지면서 살짝 묻힌 감이 있긴 하지만, 출시 첫날 한국과 일본 양대마켓 인기 1위에 오르면서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애니메이션 게임은 원작 팬들을 만족시키는 것이 일순위가 되기 때문에, 원작의 느낌을 최대한 똑같이 구현하는 것이 기본이긴 하나, ‘블랙클로버 모바일’은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애니메이션을 그냥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원작 재현에 최선을 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투에서 원작의 화려한 연출을 그대로 가져온 듯한 스킬 컷신은 물론이고, 원작 안에 들어가서 돌아다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예쁘게 꾸며진 마을 전경을 감상할 수 있고, 심지어 아기자기한 월드맵에 등장하는 SD 캐릭터도 원작 애니메이션의 쁘띠 클로버를 똑같이 재현해 원작 팬들이 미소를 짓게 만들고 있다.
또한 스킬 컷신이 길어지면 전투에 방해되기 때문에 보통 컷신 생략 기능을 넣는 것이 일반적인데, 컷신 1초 생략 옵션은 물론, 단축 컷신 옵션까지 별도로 추가해뒀다. 원작 팬들에게 원작 재현률로 절대 지적을 받고 싶지 않다는 광기가 느껴진다.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에서 애니메이션 게임 중 최고 수준의 연출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개발진답다는 생각이 드는 결과물이다.
마법을 쓰지 못하는 소년이 친구이자 라이벌인 유노와의 선의의 경쟁을 통해 마법제로 성장한다는 원작 스토리가 워낙 게임에 잘 어울리기 때문에, ‘블랙클로버 모바일’의 플레이도 아스타, 유노, 노엘 실버 등 원작의 인기 캐릭터를 수집하고 적들과의 싸움을 통해 나만의 마법기사단을 성장시키는 흐름을 담았다.
이미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에서 경험해봤던 것처럼 원작 스토리와 똑같이 흘러가는 메인 스토리를 중심으로, 원작의 주요 전투 장면을 다시 경험하는 기억의 회랑, 각종 재화를 수급하는 도전, 순찰, 낚시 등 각종 미니 게임, 기간 한정으로 진행되는 시즌 콘텐츠 등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재료들을 획득해서 동료들을 성장시키게 된다.
전투는 턴 방식이지만, 각 캐릭터별 고유 스킬과 원작에 등장하는 합격기 등으로 보는 재미를 살렸고, 전투 중에 쌓이는 SP게이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성도 담았다. IP게임의 특성상 원작 캐릭터만으로 게임을 구성해야 하기 때문에 서로 맞붙는 상대가 한정적인 만큼, 각종 상성, 그리고 턴이 돌아오는 순서, 인연 관계를 활용한 합격기 등을 통해 물고 물리는 전략성을 추구한 것으로 보인다.
다소 복잡한 감이 있긴 하지만, 시스템을 이해하고 직접 전투를 진행해보면 확실히 자동 전투로 진행할 때보다 더 강력한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다. 참고로 자동 전투를 진행할 때도 스킬 순서를 세팅해둘 수 있기 때문에, 잘 세팅해두면 그냥 AI에 맡기는 것보다는 효율적인 전투를 진행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IP 게임의 특성상 캐릭터 수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대신 캐릭터 등급으로 변화를 주고, 성장 구조를 상당히 복잡하게 만들었다. 뽑기로 획득하는 캐릭터는 R등급 SR등급, SSR 등급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캐릭터 조각 등을 투입해서 LR 등급까지 성장시킬 수 있다.
단순히 캐릭터 레벨만 올리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계 레벨에 도달하면 캐릭터 조각을 소모해서 등급을 올려야 하고, 원작의 마도서에 해당되는 스킬 페이지와 스킬도 성장시킬 수 있으며, 캐릭터 등급을 올릴 때마다 조금씩 늘어나는 장비 슬롯에 여러 가지 크기로 만들어진 장비를 효율적으로 장착해서 전투력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 UR등급 이상부터는 일종의 패시브라고 할 수 있는 재능 개발을 추가로 더 할 수 있으며, 애정도에 따른 추가 보상과 복장이 달라지는 코스튬 요소까지 있어서, 최애(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키우고 싶다면 상당한 시간과 자금이 투입될 수 밖에 없다.
흥미로운 부분은 만약에 메인 스토리 진행 중에 우리팀에 있는 캐릭터가 적으로 등장한다면 그 전투에는 해당 캐릭터를 출전시킬 수 없다는 점이다. 또한 스토리 모드 중 강제 출전되는 캐릭터도 있기 때문에 여러 캐릭터를 골고루 수집하고 키울 수 밖에 없도록 만들어뒀다.
일정 시간마다 회복되는 티켓이 있어야만 진행할 수 있는 메인 스토리와 더불어서 콘텐츠의 빠른 소모를 막기 위한 장치라고 생각될 수 있는 부분이지만, PVP도 아닌 스토리 모드에서 같은 캐릭터가 서로 싸우는 모습을 보는 것도 어색한 일이니, 원작의 세계관에 충실한 설정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수집형RPG인 만큼 캐릭터 뽑기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데, 캐릭터 뽑기와 마도서 뽑기가 합쳐져 있기 때문에 원하는 것을 획득하는 것이 쉬운 편은 아니다.
하지만, 200뽑기로 SSR 등급 천장이 설정되어 있고, 운명의 문 미션을 모두 달성하면 시즌1 특별 캐릭터 하나를 무조건 획득할 수 있는 등 이용자들을 위한 혜택을 많이 만들어뒀으며, SR 등급도 차근차근 성장시키면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PVP 랭커가 되고 싶은 욕심만 가지지 않는다면 무과금으로도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이렇듯 원작을 충실히 재현한 게임이라는 점에서는 100점 만점에 200점을 줘도 모자랄 정도이지만, 게임 자체로만 보면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 좀 있는 편이다. 캐릭터 성장 시스템이 다소 복잡한 편이기 때문에 굉장히 많은 미션들을 매일 매일 하나도 빼먹지 말고 충실히 달성해야만 성장이 뒤처지지 않으며, 원작을 충실히 재현한 스킬 연출 때문에 전투 진행이 상당히 느린 편이다.
스킬 연출 스킵 설정을 해도 느리다고 느낄 정도이니, 스킵 설정을 어떻게 하는지 모르고 그냥 진행한 사람들은 기어가는 듯한 전투 속도에 답답함을 느끼고 초반부터 이탈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엄청나게 공을 들여 만든 연출을 최대한 많이 보여주고 싶은 것은 이해가 되지만, 다른 것은 다 참아도 인터넷과 배달 느린 것은 못 참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인 한국 이용자들을 위한 배려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