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3를 대체할 게임쇼?” ‘서머 게임 페스트’ 어떤 행사일까?
미국 최대 게임쇼 E3의 개최가 2년 연속 취소된 가운데, 이를 대체할 또 하나의 게임쇼가 시장에서 이슈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바로 ‘Summer Game Fest’(서머 게임 페스트)가 그 주인공이다. 캐나다의 게임 저널리스트 제프 케일리의 주도로 시작된 ‘서머 게임 페스트’는 2020년 첫 공식 이벤트를 시작한 이후 점차 규모를 키워가며, E3를 대체할 새로운 게임쇼로 불리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사실 ‘서머 게임 페스트’는 처음부터 주기적으로 열리는 게임쇼의 형태는 아니었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이 전세계에 불어닥친 여파로 게임쇼가 잇따라 취소되자 이를 대체할 일종의 이벤트와 같은 형태로 개최한 것이 ‘서머 게임 페스트’의 시작이었다.
일회성 게임 이벤트에 그칠 수도 있었던 ‘서머 게임 페스트’는 주최자인 제프 케일 리가 수 많은 게임사를 찾아다니며 참여를 이끌어냈고, 2021년 최대의 화제작이었던 ‘엘든링’의 정보를 공개해 대중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이후 2022년 E3가 또다시 취소된 이후 더욱 탄력을 받은 ‘서머 게임 페스트’는 소니, MS, 캡콤, 에픽게임즈, 닌텐도 등 대형 게임사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며, 여느 대형 게임쇼 못지않은 규모로 성장했다.
올해 개최되는 행사 역시 많은 주목을 받는 중이다. 오는 6월 8일 LA 유튜브 극장에서 개최되는 ‘서머 게임 페스트’는 약 41개 기업의 참가가 확정되었으며, 넥슨, 네오위즈, 스마일게이트 등 한국 게임사들도 이름을 올리며, 큰 이슈를 받기도 했다.
호요버스, 스퀘어에닉스, CD 프로젝트 레드, 유비소프트 등 올해 출시 예정인 신작들을 보유한 게임사들이 대거 출전할 만큼 새로운 정보도 다수 공개될 예정이다. 먼저 유비소프트의 경우 어쌔신크리드 시리즈의 신작 ‘어쌔신 크리드 미라지’의 신규 정보를 공개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아울러 코지마 히데오의 복귀작이자 국내에서는 ‘쿠팡맨’으로 불린 ‘데스스트랜딩’의 후속작 ‘데스스트랜딩2’, 잔혹 대전 격투게임 모탈컴뱃 시리즈의 최신작 ‘모탈컴뱃1’, ‘사이버펑크 2077’의 확장팩 ‘팬덤 리버티’ 등의 작품들도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특히, 피파와 결별하고 독자적인 축구 게임 브랜드 ‘EA 스포츠 FC’를 내세운 EA의 새로운 축구 게임의 정보와 포커스가 개발한 액션 게임 ‘베니시드: 고스트 오브 뉴 에덴’ 등 다양한 신작의 정보가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게임사들의 참가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넥슨의 경우 자사의 루트슈터 신작 ‘퍼스트 디센던트’, 워헤이븐 등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며, 네오위즈는 2023년 최대 기대작 ‘P의 거짓’의 신규 정보를 공개할 계획이다.
아울러 스마일게이트는 국내 유통을 맡은 반다이남코의 신작 ‘블루 프로토콜’과 크로스파이어 IP를 활용한 FPS VR 게임 ‘크로스파이어: 시에라스쿼드’ 등의 작품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처럼 대형 게임사들이 잇따라 참가하며, E3를 대체할 새로운 게임쇼로 각광받는 ‘서머 게임 페스트’이지만, 모든 부분에서 호평받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대중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게임 라인업이다. 2020년 이후 마이크로소프트(MS), 소니, 닌텐도 등의 거대 기업들은 자사의 신작 정보를 자체 게임 쇼케이스를 통해 공개하는 것으로 방침을 변경했다.
실제로 이번 행사에서 2023년 최대 기대작으로 꼽힌 소니의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2’나 MS의 ‘스타필드’ 등의 소식은 빠져있으며, 대형 게임사들의 주력 신작들 역시 기존에 공개된 정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대중의 관심을 끌만한 AAA급 작품들은 빠진 채 행사가 진행되는 셈이다.
더욱이 공식 단체나 협회가 개최하는 것이 아닌 저널리스트인 제프 케일 리의 주최로 진행되는 행사인 만큼 서머 게임 페스트’의 구성이 부실하고, 언론 플레이에 치중하고 있다는 비난도 존재한다.
2021년 제프 케일 리는 당시 최고 회제작이었던 ‘엘든링’에 대한 엄청난 정보가 ‘서머 게임 페스트’에서 공개될 것이라고 꾸준히 언급하며, 수많은 게임 팬의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정작 나온 정보는 영상 한편이었고, 행사에서 공개된 내용은 기존의 정보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었다.
여기에 2022년 역시 많은 게임의 정보를 흘렸지만, 대중의 관심을 충족시켜주긴 힘들었고, 이에 “정확한 정보가 아닌 행사를 띄우기 위해 과장된 정보를 제공한다”라는 비난을 받는 중이다.
이처럼 올해로 4회를 맞는 ‘서머 게임 페스트’는 E3의 취소로 인한 반사이익으로 미국의 새로운 게임쇼로 각광을 받고 있지만, E3 개최 취소의 결정적인 역할을 한 ‘부실한 게임 라인업’이라는 문제는 아직 해결하지 못한 모습이다.
과연 점차 규모를 늘려나가는 ‘서머 게임 페스트’가 향후 어떤 행보로 기존 게임쇼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모습이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