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든 것들이 인 게임에?", 이용자가 만들어가는 게임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아 이런 부분이 추가되면 재밌을 것 같은데”, “이 부분은 더 취향에 맞게 바꾸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이용자들은 그 생각을 기반으로 각종 게임 모드(이미 완성된 컴퓨터 게임의 일부를 수정해서 즐기는 행위)를 제작하기도 한다.
게임사에서 정식으로 배포하지 않은 게임 모드를 이용하면 더 많은 콘텐츠를 즐길 수 있지만, 오류가 발생하거나 심할 경우 바이러스나 해킹 등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하지만 게임사에서 직접 시스템을 만들어 준 경우에는 말이 다르다. 지금 소개하는 이 게임들은 스티커부터 시작해서 무기, 맵, 심지어 게임의 규칙까지 이용자가 반영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이용자가 만들어가는 게임, 그 주인공들을 함께 만나보자.
먼저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다. 크레이지레이싱 카트라이더의 후속작으로, PC/모바일/콘솔 크로스 플레이가 가능한 것이 특징인 캐주얼 레이싱 게임이다.
게임에는 다양한 시스템이 있지만, 그중에서 ‘리버리’가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이용자는 이 시스템으로 카트를 부위별로 자유롭게 도색하고, 직접 제작한 스티커를 붙여 나만의 디자인을 만들 수 있다. 스티커 제작의 자유도가 높고, 정교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스티커 제작은 동그라미나 세모 같은 ‘기본 도형’, 불꽃이나 곰 등의 모양을 담은 ‘형상’, 알파벳 등의 ‘문자’를 조합해서 원하는 디자인을 만들 수 있다. 선택할 수 있는 색상의 범위가 넓고 크기, 높이, 넓이, 회전, 상세 조정 등 스티커를 만드는데 필요한 옵션은 모두 존재한다.
이용자들 사이에서 개성 있고 재밌는 스티커들이 다수 생겨났고, 게임사는 긍정적인 반응과 호응에 힘입어 아예 ‘시즌 2: WKC’ 업데이트를 통해 ‘스티커 마켓’을 추가했다. 이 마켓은 이용자가 직접 제작한 스티커를 거래할 수 있는 거래소로, 판매자는 일정 수수료를 제외하고 인 게임 재화 루찌(Lucci)를 얻을 수 있다.
다음으로 포지 앤드 파이트(Forge and Fight)다. 이 게임은 직접 무기를 제작해서 싸우는 멀티 플레이 대전 게임이다.
이용자는 대장장이 검투사가 되어 칼, 총, 낫, 화염 방사기 등의 재료를 이용해서 자신만의 무기를 제작할 수 있다. 무기 제작 후 팀 혹은 개인으로 상대를 만나 전투를 시작하게 되는데, 라운드가 종료될 때마다 재료를 추가로 얻으며 무기 강화도 할 수 있다.
게임은 철퇴에 화염 방사기를 붙여 불타는 공, 전기톱과 전기 충격기를 조합하는 등 기발한 무기들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나 진짜 신기한 무기 만듦’이라는 게시글을 올리며 자신의 플레이를 공유하는 움직임도 생겨났다.
포트나이트의 사례도 빠질 수 없다. 포트나이트는 3인칭 슈팅 게임으로, ‘세이브 더 월드 모드(PVE)’, ‘배틀로얄 모드(PVP)’, ‘포크리 모드’등의 콘텐츠를 가진 게임이다.
이용자는 '포트나이트 언리얼 에디터(Unreal Editor for Fortnite, 이하 UEFN)'라는 PC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여 포트나이트에 게임 및 경험을 설계, 개발, 퍼블리싱할 수 있다.
UEFN은 언리얼 엔진 5을 통해 쉽게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워크 플로우(작업 절차)를 제공한다. 이용자는 프로그래밍 언어 벌스(Verse)를 이용해서 커스텀 사물 및 기타 에셋 불러오기, 강, 호수, 산 등을 포함한 자신만의 독특한 지형 제작 등을 세세하게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다.
'포크리 모드'와는 개발자가 PC 기반 언리얼 에디터의 다양한 툴과 워크플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마지막으로 히트2(HIT2)다. 히트2는 히트 IP(지식재산권) 시리즈의 최신작으로, 화려한 그래픽과 대규모 전투가 특징인 MMORPG다.
특이하게 이 게임에는 매주 이용자가 투표하며 서버의 규칙 및 효과를 정하는 ‘조율자의 제단’ 시스템이 있다. 이용자는 ‘투표권’을 통해서 직접 원하는 규칙에 표를 던지거나, 거래소를 이용하여 투표권을 판매 및 구매도 할 수 있다.
사람들은 투표를 통해 일반 채널의 PK(다른 플레이어를 공격하는 것) 가능 여부, 다른 이용자를 처치한 사람이 받는 처벌, 캐릭터 부활 방식 등을 결정할 수 있다. 최근에는 아이템 획득 확률에 대한 투표도 추가되었는데, 결과에 따라 ‘일반 필드 몬스터 처치 시 아이템 드랍률 증가’ 혹은 ‘보스 몬스터 처치 시 아이템 드랍률 증가’ 중 한 가지가 서버 내 적용된다.
물론 긍정적인 사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캐주얼 MMORPG인 메이플스토리2의 경우 무기, 의상, 얼굴 등을 자유롭게 디자인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
이용자들은 좋아하는 연예인의 얼굴을 그려서 쓰고 다니고, 무기에 애착 인형의 모습을 씌우는 등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며 분위기가 좋았다. 하지만 지나치게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형태와 문구가 담긴 커스텀 아이템이 등장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제작사 측에서는 해당하는 아이템과 이용자 단속에 나섰으나, 이용자들은 “또 이상한 거 볼까 봐 게임 못 들어가겠다”, “엄마 앞에서 게임하기 두려워졌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불쾌감을 표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용자는 게임에 반영할 수 있는 부분이 늘어날수록 상당한 애착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모두가 함께 즐기는 것이 게임인 만큼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도록 게임사의 확실한 제제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