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첩보물로 돌아온 '사이버펑크2077: 팬텀리버티'
지난 20년 12월 발매돼 여러모로 화제가 된 CD 프로젝트 레드(이하 CDPR)의 오픈월드 게임 '사이버펑크2077'의 확장팩 '팬텀리버티'가 오는 9월 26일 출시된다. CDPR은 약 2년 6개월 만에 선보이는 대형 확장팩 '팬텀리버티'로 명예 회복에 나설 계획이다.
'팬텀리버티'는 스파이 스릴러 테마로 준비 중인 확장팩으로 새로운 지역에서 진행되는 새로운 스토리와 스타 배우 이드리스 엘바가 맡은 비밀 요원 캐릭터 솔로몬 리드 등 매력적인 등장인물이 등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용자는 대통령 구출에 나선 주인공 V가 되어 첩보 영화의 주인공처럼 스파이 활동과 그물처럼 얽힌 음모 속으로 뛰어들게 된다.
이번 확장팩에서는 스토리 외에도 다양한 부분에서 변화가 준비됐으며, 12일 이를 앞서 체험해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CDPR은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팬텀리버티'의 데모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자리를 준비했고, 현장에서 직접 체험해 봤다.
참고로 이번 체험은 지포스 RTX 4090 등이 장착된 최신 PC로 진행했으며, 체험은 콘텐츠의 변화보다는 스토리를 중심으로, 약 1시간가량 진행했음을 일러둔다. 아울러 체험 버전은 현재 개발 중인 버전으로, 정식 출시 이후 체험 버전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체험 버전의 경우 당연히 기존 버전과 마찬가지로 한국어 자막은 물론 더빙까지 지원했으며, 게임의 그래픽적인 완성도는 확장팩인 만큼 엄청난 변화가 느껴지지 않았으나, 4090을 활용한 안정적인 화면이 인상적이긴 했다.
이번 확장팩의 스토리는 신 미합중국(NUSA) 대통령이 탄 궤도 왕복선 스페이스 포스 원이 나이트 시티의 가장 위험한 지역인 도그타운 상공에서 추락을 앞둔 상황에서 시작된다. 스페이스 포스 원이 해킹을 당해 아슬아슬한 비행을 이어가고 있는 시점이었다.
대통령과 함께 있는 것으로 밝힌 송버드라는 이름을 가진 넷너러는 주인공 V의 '렐릭(일종의 인격이 담긴 칩)'에 접근해 추락하는 스페이스 포스 원에서 대통령을 구출해 달라고 요청한다. 송버드는 한국계 캐릭터로 송소미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어 한국인 입장에서 게임의 시작부터 인상 깊었던 것이 사실이다.
송버드의 부탁을 수락한 V는 스페이스 원의 추락 지역에 도착하고, 도그타운 내의 실력자 핸슨 대령의 부하들과 적과 전투를 펼친 후 로잘린드 마이어스 대통령을 구출하게 된다. 다만 구출을 부탁한 송버드는 현장에 없었다.
주인공인 V는 로잘린드 마이어스 대통령과 임시 거처를 마련하고, V는 대통령의 부탁으로 전설적인 베테랑 요원 솔로몬 리드와 접선하게 된다. 게임에서는 리드와 접선을 위해 유선 전화가 있는 건물로 진입이 필요했다. 기자의 경우 주변 상인에게 돈을 주고 힌트를 얻었지만, 리드에게 접근할 수 있는 다른 방식의 접근도 준비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는 첩보물을 보는 듯한 연출이 눈에 들어왔다. 솔로몬 리드는 접선 장소에서 기다리고 있는 주인공의 뒤에서 다가와 본인의 얼굴을 보여주지 않고 주인공을 위협한다. 스파이 영화와 같은 첩보물에 등장할 법한 연출로 1인칭 게임인 '사이버펑크2077'의 특성상 뒤를 볼 수가 없어 연출이 주는 재미가 배가됐다. 아울러 아울러 접선 장소에서 기다리는 동안 조니 실버 핸드의 과거 군대 복무 시절 이야기 등을 들을 수 있었던 것은 덤이다.
이후 함께 이동하는 솔로몬 리드와 V는 몇 차례 전투를 진행하게 되고, 로잘린드 마이어스가 자리한 임시 거처로 이동한다. 체험 버전은 로잘린드 마이어스와 솔로몬 리드가 재회하고 대화를 나눈 뒤 종료된다. 정식 버전에서는 솔로몬 리드와 함께 송버드와 관련된 이야기 등을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체험 버전을 즐기면서 인상 깊었던 것은 매력적인 신규 지역 도그타운이다. 도그타운은 퍼시피카에 속해 있는 도시 속의 도시다. 체험 시간이 길지는 않았지만, 퍼시피카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도그타운은 나이트시티의 기존 질서와는 별개로 독립적인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지역은 카지노와 호텔 같은 엔터테인먼트 단지로 개발 중이었으나 전쟁으로 개발이 중단됐다. 건물들은 무단으로 점유해 사용 중이며, 기업의 영향력이 없으므로 자유로운 거래가 이뤄지는 곳이기도 하다. 정말 어마어마한 수준의 거래가 가능하다.
이번 확장팩의 경우 스토리도 알차게 준비했다고 하니 정식 버전에서는 도그타운의 더 다양한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체험 버전에는 계속해서 선택지가 주어진 것도 특징으로 다가왔다. 로잘린드 마이어스 대통령과 임시 거처를 마련한 뒤 갑자기 등장한 낯선 이들을 죽일지 말지 등의 처리 방식이나 대통령의 프로파간다를 듣고 난 이후 NUSA에 대한 선서를 할지 말지 등 다양한 선택지가 등장한다.
체험 버전에는 확인할 수 있을 만큼의 변화를 보기는 힘들었으나, 정식 버전에서는 선택지에 따라 이야기 이해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송버드의 경우 최근 공개된 개발자 해설 영상에서 "그녀에게 너무 공감한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전혀 이해가 안 된다."는 등도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용자의 선택이 중요한 역할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부분이다.
모든 부분을 보지는 못했지만, 게임 시스템적으로도 다양한 부분에서 차이가 있었다. 가장 먼저 와닿는 부분이 전투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카타나를 활용해 적의 총알을 막아낼 수 있던 것이다. 그리고 카나타 등으로 적을 마무리하는 처형 모션도 등장한다. 기존보다 근접 전투의 맛이 산다.
또 전투 시에 총을 발사하는 등의 조작을 진행하면 스태미나가 소모됐다. 스태미나를 모두 소모하면 총기 조준 등에서 불이익이 생겼다. 여기에 또 회복 물약 사용에도 변화가 있다. 기존에는 보유량만 충분하면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단 2개로 줄었다. 대신 다시 사용할 수 쿨타임(재사용 시간)이 적용된 스타일로 변화했다.
스태미너의 고갈과 HP 회복의 제한 등으로 전투에 신경 쓸 것이 늘었다. 확장팩이 출시되면 기존 전투에 익숙한 게이머라면 잠시 적응기를 거쳐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임은 이 외에도 다양한 부분에서 변화 포인트가 있다. 새로운 무기와 차량이 추가되며 차량 전투까지 만나볼 수 있다. 여기에 오픈월드 콘텐츠인 에어드랍과 운송 임무도 준비됐고, 확장팩에서는 새로운 스킬 트리인 '렐릭'도 개방된다. 은신에 초점을 맞춘 빌드부터 강력한 대미지를 줄 수 있는 건슬링어, 사이버웨어 마스터 등이 준비되어 있다고 한다.
CDPR이 게임 출시 이후 약 2년 6개월 만에 선보이는 확장팩 '팬텀리버티'로 '사이버펑크2077'의 명예 회복에 나서고, 과거 '위쳐3'의 확장팩 콘텐츠처럼 이용자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선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