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전쟁 게임은 이제 그만. SD 귀요미들이 기다린다
올해 상반기에 대규모 전쟁을 중심으로 한 MMORPG(대규모 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들이 연이어 등장하면서, 상위권 다툼이 치열했으나, 이번 여름부터는 귀여운 캐릭터들을 앞세운 게임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상반기에 나온 게임들이 대부분 기존에 매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던 ‘리니지M’을 겨냥해서 나온 게임들이었기 때문에 전부 중세 배경에 공성전을 내세우다보니, 계속되는 비슷한 게임의 등장으로 인해 피로감이 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4월 말에 출시된 호요버스의 ‘붕괴 스타레일’이 SF 세계관에 턴제 전투라는 호불호 강한 조합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를 앞세워 구글 매출 3위까지 오르면서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였으며, 5월에 등장한 빅게임 스튜디오의 ‘블랙클로버 모바일’도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게임성을 앞세워 구글 매출 7위까지 오를 정도로 인기를 얻어 상위권 MMORPG들을 긴장시킨 바 있다.
요즘 ‘P-거짓’으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네오위즈는 귀여운 캐릭터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SD 캐릭터를 내세운 ‘브라운더스트2’를 6월 중에 출시할 예정이다. ‘브라운더스트2’는 장기, 체스를 두는 것처럼 치밀한 전략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자랑했던 ‘브라운더스트’의 후속작으로, 이번에는 90년대 일본 RPG(역할 수행 게임)을 연상시키는 스타일로 변신해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스테이지를 고른 후 컷신을 보고 바로 전투가 진행되던 전작과 달리, 마을을 돌아다니며 NPC들과 대화를 하고, 숨겨진 보물을 찾는 등 다양한 곳을 돌아다니며 모험하는 재미를 강조했으며, 이동할 때마다 조작하는 대표 캐릭터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동료들의 모습이 슈퍼패미콤 시절의 일본식 RPG를 떠올리게 만든다는 평가다.
특히, 세로 화면 고정으로 인해 싸울 때 뒤통수만 보인다는 비판을 받았던 1차 테스트 때와 달리, 전투 시점을 쿼터뷰로 조정하고, 가로 화면까지 지원하면서 귀여운 캐릭터들의 매력이 더욱 강조됐으며, 시나리오를 선택할 때도 게임샵에서 게임팩을 구입후 게임기에 꽂는 연출까지 구현해서 고전 RPG를 좋아하는 마니아들의 추억을 자극하고 있다.
아직 정확한 출시일이 발표되지는 않았으나, 3분기 내에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키우기와 카카오게임즈의 가디스 오더 역시 SD 귀요미 캐릭터 붐을 이어갈 게임으로 기대되고 있다.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세븐나이츠’ IP를 활용한 방치형 게임으로, 원작의 캐릭터들을 귀여운 SD 캐릭터로 변신시켰다. 그동안 출시된 ‘세븐나이츠’ 후속작들은 카운렌더링 그래픽이긴 했지만, 모두 8등신 캐릭터로 묘사돼 귀여운 느낌보다는 사실적인 액션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영웅들을 모두 SD 캐릭터로 변신시키면서, 원작에서 느낄 수 있었던 귀여움을 극대화시킨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게임즈가 출시를 준비 중인 ‘가디스 오더’는 ‘크루세이더 퀘스트’로 유명한 로드컴플릿에서 개발 중인 횡스크롤 액션RPG다. 도트 그래픽으로 유명한 로드컴플릿의 신작 답게 레트로 감성을 가득 담은 매력적인 SD 캐릭터들과 콘솔 게임을 즐기는 듯한 손맛을 담은 수동 전투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지스타에서 초반부를 경험할 수 있는 시연 버전이 공개돼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많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소녀전선으로 유명한 XD도 올해 안에 신작 ‘소드 오브 콘발라리아’를 선보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이 게임은 귀여운 도트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고전적인 턴제 SRPG(시뮬레이션 RPG)로, 이 장르에서 전설적인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오우거 배틀 사가’, ‘파이널 판타지 택틱스’를 연상시키는 게임 플레이가 기대되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사양이 높아지고, 언리얼 엔진 등 그래픽 엔진의 발전으로 인해 사실적인 그래픽을 강조하는 게임들이 더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추억을 불러 일으키는 SD 캐릭터의 매력에 한번 빠져보는 것도 올해 하반기의 게임 라이프를 더욱 풍족하게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