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부터 탱크, 폭발처리 로봇까지 게임패드의 진화 어디까지?

최근 전세계에서 주요 뉴스로 떠오른 타이타닉호 관광 잠수함 사건에서 때아닌 게임패드 논란이 불거졌다. 바로 수만 달러짜리 잠수함 조종기가 다름 아닌 게임패드인 것이 밝혀졌기 때문.

이번 잠수함 사건을 일으킨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의 CEO 스톡턴 러쉬는 지난 12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로지텍 게임패드를 소개하며 "이 컨트롤러로 잠수함의 모든 기능을 조종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게임패드와 유사한 형태의 제품인 '로지텍 G F710 무선 게임패드'는 단돈 '40달러'. 한화 약 5만 원대에 불과하다.

타이타닉 잠수함에 사용된 게임컨트롤러
타이타닉 잠수함에 사용된 게임컨트롤러

물론, 사고를 당한 잠수함에서 해당 조이스틱을 사용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위험한 심해에 진입하는 관광 잠수함에서 게임패드를 사용하는 것이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와는 달리 이 게임패드는 군용 잠수함부터 탱크, 드론에 이르기까지 생각보다 광범위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잠수함에 사용된 XBOX 컨트롤러
잠수함에 사용된 XBOX 컨트롤러

실제로 미 해군은 이 게임패드를 잠수함 운영에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잠망경과 포토닉스 마스트를 제어하기 위해 필요한 장비를 'Xbox 게임패드'로 대체하기도 했다. 실내 공간이 협소한 잠수함에 부피가 큰 장비를 놓는 것보다 각종 운행 기능이 포함된 게임패드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미 육군 역시 폭탄처리 로봇의 조작 기기로 'Xbox 컨트롤러'를 채택하여 운용 중이며, 전투 차량인 M-SHORAD에는 베이지색으로 도색된 '닌텐도 64' 게임 패드 형태의 조작 기기가 부착되어 실전에서 다수 사용되기도 했다.

M-SHORAD 컨트롤러
M-SHORAD 컨트롤러

여기에 영국은 코소보 분쟁, 유고슬라비아 전쟁, 걸프전 등 다양한 지역에 파견되어 유명세를 떨친 탱크 '챌린저2'(Challenger 2)의 발사 컨트롤을 '닌텐도 64' 게임 패드 형태의 컨트롤러로 조종하는 제품을 생산 중이며, 이스라엘 역시 같은 형태의 컨트롤러를 탑재한 탱크를 운영 중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게임패드는 널리 사용 중이다. 우크라이나 육군 93여단은 바흐무트 지역에서 러시아 교전에 사용된 드론 조종자들이 사용하는 게임패드 형태의 컨트롤러를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군 측은 이 드론을 통해 전쟁의 상황을 체크하고, 폭탄을 달아 참호 속을 공격하는 등 다양한 공격 행동에 나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군용 장비의 안정성을 중요시하는 군대에서 게임패드가 널리 사용되는 이유로는 병사들의 적응이 빠르고 보급이 상대적으로 원활하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챌린저2 발포 컨트롤러
챌린저2 발포 컨트롤러

탱크, 잠수함, 드론 등의 군용장비를 운용해야 하는 병사들에게 게임패드는 매우 친숙한 기기다. 오랜 시간 동안 게임을 플레이하며, 게임패드 조작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군대 역시 간단한 장비 교육만으로, 이 장비를 익숙하게 운용할 수 있어 비용을 크게 아낄 수 있다.

여기에 대량생산이 가능한 시제품이라는 점에서 몇 가지 특수한 조건만 만족하면 곧바로 실전에 배치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비용이 높은 기존 군용기기보다 보급이 빠르고, 안정성도 일정 부분 보장되어 있어 매우 탄력적으로 장비를 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핵심 기기 조작은 어렵지만, 탱크, 잠수함 등 다양한 군용 장비에서 게임패드가 차지하는 역할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드론의 중요성이 크게 높아진 만큼 군대에서 게임패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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