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안부 지긋지긋하다”, 10명 중 7명은 유해한 커뮤니티 때문에 게임 안 한다?
게임을 하다 보면 과격한 말을 듣곤 한다. 이런 상황에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게이머라면 부모님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게임을 잘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하지만 이런 과격하고 유해한 커뮤니티가 게임의 수익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Take This’가 이달 7일 발표한 ‘긍정적인 게임 문화는 좋은 비즈니스다’ 연구에 따르면 유해한 게임 커뮤니티와 게임 수익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 ‘Take This’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줄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비영리 단체다.
연구의 저자인 ‘라셸 코워트(Rachel Kowert)’ 박사는 긍정적이고 건전한 커뮤니티를 조성하는 것으로 알려진 게임이, 일반적으로 유해하고 폭력적이라고 밝혀진 게임에 비해 수익이 54%나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여기서 ‘유해하고 폭력적’의 기준은 ‘욕, 인종 차별, 여성혐오, 안전에 대한 위협, 살해 위협’ 등을 내뱉는 이용자의 정도를 말한다.
이 분석을 기반으로 박사는 데이터 분석 기업 닐슨(Nielsen)과 협력하여 북미에 거주하는 청소년 및 성인 2,328명을 대상으로 게임 커뮤니티 경험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먼저, 10명 중 6명의 이용자는 게임 커뮤니티 때문에 게임을 강제 종료한 경험이 있다. 정확하게는 게임 커뮤니티 내에서 부적절한 언행과 증오를 받아 해당 세션이나 창을 완전히 종료했다는 의미다.
비슷한 비율로 이용자의 10명 중 6명은 커뮤니티 내에서 다른 플레이어가 자신을 대하는 방식 때문에 게임에 돈을 쓰지 않기로 한 적이 적어도 한 번은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어서, 10명 중 7명의 이용자가 커뮤니티의 평판(해당 게임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이 부적절한 언행을 하는 비율이 높다는 인식) 때문에 특정 게임을 피한 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커뮤니티에 크게 반응을 보이는 건 젊은 이용자의 비율이 높았다. 설문 결과 18세 미만의 이용자의 대다수가 커뮤니티 평판 때문에 게임을 떠나거나, 돈을 쓰지 않거나, 게임에 전혀 참여하지 않았다.
한 가지 놀라운 점은 남성 이용자가 여성 이용자보다 유해한 커뮤니티로 인해 지출 및 플레이 행동의 변화를 크게 보였다.
이런 연구 결과는 유해한 커뮤니티가 광범위하고 부정적인 방식으로 게임 수익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를 뒷받침하듯 회사들이 게임 내 커뮤니티를 긍정적으로 개선하고자 노력한 사례가 속속히 등장하고 있다.
‘리그오브레전드(LoL)’의 운영사로 유명한 라이엇게임즈가 유비소프트와 함께 게임 내 유해한 커뮤니티 개선 연구를 진행했다.
해당 연구는 ‘무해한 소통(Zero Harm in Comms)’ 프로젝트로, 두 회사가 보유한 기술과 데이터를 토대로 악성 채팅을 감지하는 AI(인공지능) 시스템 고도화 및 건전 언어 분류체계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
라이엇 게임즈와 유비소프트는 해당 프로젝트를 어쌔신 크리드, 파크라이 등 자사의 IP(지적 재산권)에 광범위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모든 데이터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익명 처리된다.
여기서 끝나지 않고, 유니티는 이달 14일 유해성 차단 솔루션인 세이프 보이스(Safe Voice)를 베타 버전으로 출시했다. 세이프 보이스는 첨단 음향을 활용해 게임 내 유해한 요소들을 대규모로 식별하는 유니티 게이밍 서비스의 커뮤니티 유해성 차단 솔루션이다.
세이프 보이스는 어조, 음량, 높낮이, 억양, 감정, 플레이어 상호작용 시의 맥락 등 고유한 음성 특성을 분석해 뉘앙스를 살린 인사이트를 거의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이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해 유해 행위를 사전에 차단하거나, 플레이어가 상대 플레이어를 음소거하거나 게임 도중 갑자기 퇴장하는 행위 등 게임 진행에 방해가 되는 유해 행위를 신고하면 차단하는 기능을 포함한다.
라이엇 게임즈 관계자는 “세계 각지에서 게임의 인기가 점점 많아질수록 문제의 규모는 커진다. 그래서 라이엇의 모든 게임에 걸쳐 유해한 행위를 감지하고 더 긍정적인 커뮤니티를 조성하고자 한다.”, “더 포용적인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드는 노력에 진정한 끝이란 없다. 그렇지만 함께 협력하면 의미 있는 개선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