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아재 게임이라며, 누구나 해도 재밌겠는데? ‘모바일 액션 RPG 비질란테’
지난 4월 윈스토어 공개 베타 테스트로 화제를 모은 비질란테가 드디어 7월 26일 정식 출시했다. 비질란테는 더솔트가 서비스하는 수집형 모바일 액션 RPG로, 수집과 육성을 기반으로 하되 카운터와 회피 기능으로 액션 게임의 본질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비질란테는 높은 연령층인 ‘아재’들을 위한 게임으로도 유명하지만, 직접 해보니 남녀노소 모두 플레이하기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임을 처음 실행하면 자연스럽게 튜토리얼이 시작된다. 튜토리얼에서는 카운터(방어)와 회피 기능을 알려주고, 자동 전투 시스템에 대해 설명해준다. 어려운 액션 커맨드를 덜어내어 진입장벽은 낮춰도 카운터와 회피로 액션 게임의 정체성은 잊지 않았다.
적의 공격 타이밍에 맞춰 카운터(방어)를 하면 ‘COUNTER ATTACK’ 효과가 발생하면서 주위의 적들을 밀어내면서 피해를 주고, 회피(대시)를 하면 ‘EVADE’ 효과가 발생하면서 적의 공격을 피할 수 있다.
공격 타이밍은 적군의 공격 모션과 장판(붉은색으로 표시되는 공격 범위)를 보고 알 수 있다. 장판의 붉은색에서 노란색 모션이 퍼져나갈 즈음에 회피나 카운터 커맨드를 입력하면 딱 타이밍이 맞는다.
자동 전투 시스템도 독특했다. 비질란테는 수동 조작, 반 자동 조작, 완전 자동 조작으로 이루어진 단계별 조작 방식을 채택했다. 수동 조작은 일반 공격을 비롯해서 모든 조작을 직접 하는 것, 반 자동 조작은 일반 공격과 적 타겟팅을 자동으로 하되 스킬은 스스로 눌러야 하는 것, 완전 자동 조작은 모든 부분이 자동으로 진행되는 형태다.
완전 자동 조작 도중에도 카운터나 회피 커맨드는 입력할 수 있다. 방향 조절도 가능하다. 자동 조작(오토) 시스템을 게임에 중후반 부에 열어주는 곳도 많은데, 비질란테는 튜토리얼 도중 바로 해금시켜주는 것이 좋았다. 자동으로 움직이는 부분을 비교적 자유롭게 설정 가능한 것도 이용자의 플레이 스타일을 존중해 준다는 느낌이 든다.
게임은 비질란테 특유의 디스토피아 세계관도 잘 느껴졌다. 이용자는 튜토리얼 이후 본격적으로 전투 시나리오(메인 스토리) 콘텐츠를 플레이하게 된다. 메인 스토리는 게임 주인공인 이반이 ‘뉴 아크’에서 살아가며 엮이는 사건사고를 다룬다.
운석이 떨어진 이후 황폐화된 세계(포스트 아포칼립스)가 배경이다 보니, 그런 시대상에 있을 법한 이야기가 스토리로 나온다. 장비의 경험치가 방독면 모양으로 그려지는 등 곳곳에 몰입감을 높이는 장치도 있다.
전투 시나리오는 한 스테이지당 2분 내외로 짧은 플레이 타임을 가지고 있고, 클리어 시간과 생존한 팀원 수에 따라 클리어 등급이 정해지는 ‘클리어 랭크’ 시스템이 존재한다. 시간 조건을 충족하고 출전 캐릭터가 모두 살아있으면 S랭크, 둘 중 하나만 충족시키면 A랭크, 시간은 맞췄지만 편성한 캐릭터 3명 중 2명이 사망 시 B랭크인 방식이다.
각 에피소드마다 S랭크 개수에 따른 쏠쏠한 보상을 지급하고, S랭크로 클리어 한 스테이지는 ‘뉴클리어 모드’가 개방된다. 이 모드는 기존 스토리 스테이지에서 특수한 기믹을 추가하여 좀 더 강화된 형태의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콘텐츠로 클리어 시에는 루비(유료 재화)를 얻을 수 있다. 단, 한 번 클리어 한 스테이지는 재입장 불가하다.
캐릭터 육성에도 비질란테만의 특색이 녹아있다. 이용자는 캐릭터가 레벨 업 할 때마다 얻게 되는 ‘훈련 포인트’를 통해 캐릭터 능력치를 추가 성장시킬 수 있다. 어떤 능력치를 먼저 올리냐에 따라 캐릭터의 방향이 변하면서 나만의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는 형태다.
투자할 수 있는 카테고리는 체력, 방어, 공격으로 총 3가지로 투자한 부분에 따라 캐릭터는 딜러(공격 직군)가 될 수도 있고 탱커(방어 직군)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가챠(뽑기)로 캐릭터를 중복 획득할 경우 ‘캐릭터 조각’을 얻을 수 있는데, 단순히 해당 캐릭터의 능력치가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특수한 효과를 부여해 준다. 아무 효과가 없는 높은 등급의 캐릭터보다 조각이 모두 모인 낮은 등급의 캐릭터가 유리할 수도 있다.
게임에는 속성 시스템도 있어서 높은 등급의 캐릭터를 우선적으로 편성하는 것보단 속성에 맞는 캐릭터의 육성 여부가 중요했다. 모든 캐릭터는 불, 나무, 물, 빛, 어둠에 해당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불은 나무에 유리하고, 나무는 물에게, 물은 불에게 유리한 꼬리잡기 형식이다. 빛과 어둠은 서로가 상성이다.
우세 속성으로 공격할 시에는 대미지가 30% 증가하고, 반대로 열세 속성으로 공격할 시에는 대미지가 30% 감소하는 방식이다.
‘작전’ 콘텐츠의 빠른 템포도 인상적이었다. ‘작전’은 비동기 3대3 PVP ‘순위 쟁탈전’, PVP 등급에 따라 보상을 얻는 ‘리그전’, 캐릭터 각성 재료와 성장 재화 등을 얻을 수 있는 ‘재료 던전’, 보스를 물리쳐 재화를 얻는 ‘현상금 사냥’, 에너지를 얻는 방치형 콘텐츠인 ‘무한 던전’으로 이루어져 있다.
‘무한 던전’을 제외하고 모든 콘텐츠는 2분 내외, 길어도 5분 안으로 빠르게 끝난다. 처음부터 제한 시간이 정해져 있고, 이 시간을 넘기면 해당 판은 실패 처리되는 셈이다.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부분을 속도감 있게 잡아 육성 재료를 모으는 것이 괴롭지 않았다.
‘재료 던전’은 해당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소탕’ 시스템이 열리고, 해당 시스템을 이용하면 전투를 스킵하고 보상만 받을 수 있다. 소탕 횟수는 하루에 10회로 제한되어 있지만 루비로 횟수를 구매할 수도 있다.
비질란테는 다양한 콘텐츠와 시스템으로 탄탄한 게임성을 지니고 있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3D 모델링이 캐릭터의 매력을 전부 담아내지 못했다는 부분이다.
게임의 2D 일러스트 퀄리티는 상당하다, 밀도 높고 화려한 그림체가 캐릭터의 특색을 확 살려준다. 원하는 캐릭터를 대표 캐릭터로 설정하면 메인 화면에서 해당 캐릭터의 Live 2D 처리된 일러스트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인 게임에서 보이는 3D 모델링은 로우 폴리곤 특유의 각지고 딱딱한 느낌이 영 아쉽다. 물론 캐릭터마다 특색 있는 스킬과 모션, 타격감에 집중하다 보면 잊히는 부분이긴 하지만, 수집형 요소가 있는 게임인 만큼 캐릭터의 모델링에도 더 신경 써줬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