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탁트오퍼스, 클래식 음악을 미소녀로 만들었다!
게임에서는 다양한 존재를 의인화해서 매력적인 캐릭터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 ‘모에화’로도 잘 알려진 이 현상은 대표적으로 경주마를 소재로 한 ‘우마무스메’, 위인과 신화 등을 소재로 한 ‘페이트/그랜드 오더’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이번에 살펴볼 ‘탁트오퍼스’도 예외는 아니다. ‘탁트오퍼스’는 무려 클래식 음악을 미소녀로 만들었다. 탁트오퍼스는 디엔에이(DeNA)가 개발한 모바일 수집형 RPG로 캐릭터와 사운드, 화려한 전투 연출과 컷신 등 탄탄한 그래픽이 특징이다.
세계관을 가볍게 설명하자면, 게임은 2067년 ‘흑야운철(운석)’이 떨어진 뒤 운석에서 발생하는 괴물 ‘D2’로 멸망의 위기를 맞은 세계를 다루고 있다. 이용자는 음악의 힘이 깃든 소녀들인 ‘연주자’를 통솔하는 ‘지휘자’가 되어 괴물을 물리쳐야 한다.
‘연주자’, ‘지휘자’ 같은 단어를 보면 눈치챘겠지만, 클래식 음악 기반 게임인 만큼 음악과 관련된 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게임 내 전투만 보더라도 ‘소절’, ‘독주’ 등의 단어를 사용한다. 어렵게 보이지만, 막상 전투를 시작하면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전투 시스템은 턴제 방식으로 진행된다. 좌측 하단을 보면 행동 순서를 알 수 있고, 이 순서는 캐릭터가 가진 고유의 속도 값으로 정해진다. 적을 포함한 모든 캐릭터가 행동하면 다음 ‘소절’으로 넘어간다. 쉽게 말하자면, ‘다음 턴’으로 넘어간다.
전투는 캐릭터 위치만 신경 쓰면 크게 어려울 것 없었다. 모든 캐릭터는 ‘스킬로 공격할 수 있는 적의 위치’와 ‘스킬 사용 위치’가 있다.
예를 들자면 캐릭터 ‘운명’의 스킬은 적 진영 앞쪽 2칸에만 공격이 닿는다. 전열 공격만 가능한 ‘근거리’ 캐릭터로 보면 된다. 적 캐릭터가 스킬 공격 범위 외에 있으면, 스킬 대신 ‘공격(일반 공격)’만 할 수 있다. 일반 공격은 스킬에 비해 대미지가 약한 편에다 ‘음률 포인트’를 얻을 수 없다.
여기서 ‘음률 포인트’란 필살기의 개념인 ‘독주’를 시전하기 위한 게이지다. 이 포인트는 레드, 블루, 그린으로 분류되어 있고, 캐릭터마다 ‘독주’에 필요한 음률 포인트 색상이 다르다. 캐릭터 ‘운명’은 ‘독주’에 레드 음률 3포인트, 블루 음률 1포인트가 필요하다.
필요한 색상의 ‘음률 포인트’는 그 색상에 맞는 스킬을 사용하면 얻을 수 있다. 스킬 버튼 테두리에 얻을 수 있는 색상이 표시되어 있으니 구분이 어렵지는 않다.
다만 ‘스킬 사용 위치’가 아니면 스킬을 사용해도 음률 포인트를 얻을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스킬 시전 가능 위치 외에서 스킬을 사용하면, 자동으로 스킬 시전 가능 위치로 캐릭터가 이동한다. 대신 음률 포인트는 획득할 수 없어서, 필살기인 ‘독주’ 사용이 늦어질 수 있다. 위치를 옮겨야 하는 경우, 해당하는 스킬 버튼 테두리가 실선에서 점선으로 변하니 스킬 시전 위치 여부를 항상 확인하자.
전투 시작 전 캐릭터 위치 배치만 잘 해두면 전투 진행 중 신경 쓸 부분은 많지 않다. 화려한 스킬 연출과 귀여운 캐릭터나 구경하고 있으면 된다. ‘탁트오퍼스’의 캐릭터들은 디자인과 일러스트, 설정이 탄탄해서 보는 맛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캐릭터는 ‘작은 별 변주곡’이다. 이 캐릭터는 악보가 동요로 널리 알려진 탓에 어린아이의 외관과 성격을 가졌다는 설정이다. 음악에 맞게 ‘별’을 강조한 옷 디자인과 캐릭터 디자인이 콘셉트를 확 살려주는 느낌이었다.
이 외에도 음악이 가진 이미지를 잘 구현한 캐릭터들이 많았고, 매력적인 캐릭터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티타임’ 등의 시스템도 있어서 게임에 더 몰입할 수 있었다. ‘티타임’에서는 간단한 미니 게임으로 제조한 음료를 재료로 원하는 캐릭터와 대화할 수 있다.
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캐릭터와 일상적인 이야기를 한다는 느낌이 나쁘지 않다. 캐릭터의 상세 정보를 확인할 때는 그 캐릭터에 해당하는 클래식 음악이 배경음으로 깔리는 섬세함도 좋았다. 음악은 유명 피아니스트 ‘마라시’가 담당했는데, 퀄리티가 상당했다.
게임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캐릭터 강화 재료를 얻을 수 있는 ‘오퍼레이션’, 인 게임 재화를 지급하는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콘텐츠로 지루함도 덜었다.
특히, 시뮬레이션은 돌아다니면서 간단한 퍼즐을 풀고 다음 스테이지로 가는 올라가는 형식이라 미니 게임을 하는 느낌이 들었다. 문을 열기 위한 동력원을 찾고, 날아가지 않도록 선풍기 앞에 박스를 배치하고, 빛줄기를 큐브에 통과시켜 원하는 방향으로 굴절시키는 등 퍼즐 종류도 다양했다.
시뮬레이션에서는 메인 스토리 해금에 필요한 재화인 ‘탐색의 증표’를 얻을 수 있어서, 게임 플레이를 위해선 필수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콘텐츠인데, 적절한 퍼즐 요소 배치로 지루한 ‘숙제’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이렇게 장점이 많은 게임이지만, 당연히 단점도 존재했다. 기본적으로 모든 부분에서 로딩 시간이 긴 편이었고, 기기 발열 문제도 좀 있었다. 잊을만하면 발생하는 자잘한 튕김 등의 오류도 플레이를 방해했다. 터치 피드백이 적은 것도 아쉬웠는데, 무언가를 터치했을 때 ‘눌렸다’는 느낌이 잘 안 났다. 터치가 입력이 안 된 것인지, 단순히 로딩이 오래 걸려서 멈춰있는 것인지 구분이 힘들었다.
이어서 자동 전투도 빠른 클리어보단 지나치게 안전성을 추구하는 부분이 답답했다. 당장 공격 스킬을 사용하면 적을 처치할 수 있는데도 넉넉한 아군의 체력을 회복하거나, 서포트 버프 스킬을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등 ‘무한 회복 및 버프’ 상태에 빠진 경우도 있었다. 결국 필자는 빠른 클리어를 위해서 자동 전투 대신 계속 수동으로 게임을 플레이했다.
하지만 최근에도 게임사가 UI 관련 불만을 인식하고 개선을 약속하며 꾸준히 이용자와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준 만큼, 지금 느낀 단점들도 차차 나아지길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