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가이드 "지난밤에 누구와 키스했을까요? '과몰입금지'하며 함께 찾아봐요"
서울경제진흥원(SBA)이 글로벌 게임 데이터 플랫폼 '오피지지'(OP.GG)와 손을 잡고 인디 게임 지원에 나섰다. 부족한 자금과 인력으로 인해 게임을 개발하는 것도 벅찬 인디 게임사들의 마케팅을 지원해서, 그들이 열성적으로 만든 게임을 널리 알리기 위함이다.
우연히 어떤 게임이 오피지지와 손을 잡았을까 명단을 보던 차에, 눈에 확 띄는 내용의 게임을 하나 발견했다. 한 여대생이 진실한 사랑을 찾는 이야기를 다룬 '과몰입금지'였다.
"저희 게임은 한국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를 소재로 제작된 FMV(Full Motion Video) 게임이에요. 영문학과 대학생인 연우가 전날 밤 술자리에서 누군가와 키스를 하게 되고, 다음날 아침 필름이 끊긴 채로 일어나며 게임이 시작되죠."
광화문 사무실에서 만난 몬스터가이드의 오현경 대표는 '과몰입금지'(영문명: Love Too Easily)가 풋풋한 대학생들의 사랑 이야기라고 전했다. 게임 방식은 중간중간 영상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이전에 인디 게임으로 크게 히트했던 '모태솔로'같은 형태라고 했다. 과거에 스토리를 진행하다가 '몇 페이지로 가시오'라고 말하는 스토리북의 영화판이라고 보면 된다고도 귀띔했다.
또 오 대표는 이 '과몰입금지'가 플레이어가 주인공 연우가 되어 전날밤 일어났던 사건을 역추적하며 단서를 모으고, 퍼즐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진실을 찾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다회차 플레이 시 추적해야 할 대상이 바뀌어 새로운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사실 저는 전통적인 한국의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어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FMV 게임의 장르적 한계에 도전해보고자 했죠. 여주인공이 엉뚱한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단순한 스토리에서 시작되지만, 이 게임에서 연우가 누구와 사랑에 빠질지는 온전히 이용자분들께 맡기고 싶은 거죠."
실제로 오 대표의 권유로 게임을 플레이해 보니, 천편일률적인 드라마적 진행과는 완전히 달랐다. 이용자가 적당히 선택만 해서 따라가는 기존의 FMV 게임 장르가 끝이 아니라, 다양한 미니게임, 퀵타임 이벤트(QTE) 등의 차별적인 요소가 첨가되어 있었다. 자그마치 미니 게임이 9종, 엔딩이 12개나 탑재됐다는 얘길 들었을 땐 내심 '대단한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희는 사실 영화 전문가들이에요. 여기 오대표님도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출신이고요. 이번에 작업하면서 저는 게임 개발이 이렇게 힘든지 처음 알았어요. 배우분들도 너무 고생하셨고요. 완성도를 타협하지 않다 보니 결국 3년이나 걸렸네요."
이주윤 부사장도 '과몰입금지'에 대해 소회를 밝혔다. 이 부사장은 게임 개발에 어려운 점이 없었냐는 질문에 '단순한 인터랙티브 무비로 했으면 이렇게 오래 걸리진 않았을 것'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다만 혼신을 다해 노력했기에 후회가 없다고도 덧붙였다.
"저희 게임은 오는 8월 말 이전에 출시가 될 예정입니다. 오랫동안 다듬었고 또 최선을 다했습니다. 정확한 출시 날짜도 곧 발표가 될 예정이에요. 설레는 대학생들의 진실한 사랑이야기, '과몰입금지'에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오현경 대표와 이주윤 부사장, 그리고 박효진 이사. 몬스터 가이드의 핵심 3인은 곧 출시될 '과몰입금지'의 마지막 폴리싱에 한창이었다. 스팀에 가보니 '과몰입금지' 위시리스트가 2천 정도에 데모 버전에 대한 이용자들의 평가도 썩 나쁘지 않았다. 와디즈 펀딩을 통해서도 1천만 원 이상의 목표치가 달성됐다고 한다.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몬스터가이드가 있는 광화문 옆 청계천 길을 걸으며 대학생 때의 풋풋했던 시절이 떠올랐다. 지난 3년간 몬스터가이드의 영화 전문가들은 게임을 어떤 시각으로 보고 어떻게 영화적으로 풀어냈을까, 8월 말 '과몰입금지'의 출시가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