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스위치로 나온 ‘장미와 동백’, 싸대기로 시월드 정복하자!
모바일이나 웹 브라우저에서 즐길 수 있었던 싸대기 게임, ‘장미와 동백’이 어제(19일) ‘장미와 동백 - 호화찬란 버전’으로 스위치에 출시됐다.
게임은 총 4편으로 구성되어 있고, 1편과 2편은 모바일판 ‘장미와 동백’의 리메이크 버전이다. 반면에 3편과 4편은 스위치에 이식하며 새롭게 추가된 이야기라서 지금까지 본 적 없었던 새로운 적들과 싸울 수 있다. PVP인 ‘대결 모드’와 컬래버레이션 시나리오인 ‘LA-MULANA편’은 덤이다.
‘장미와 동백 - 호화찬란 버전’의 1편 기준 스토리를 가볍게 요약하자면, 게임은 귀족(화족) 가문으로 시집을 간 천민 ‘레이코’가 집안사람들의 구박을 버티지 못하고 싸대기 싸움을 거는 이야기를 담았다.
세계관 내에서 ‘싸대기’란 귀족 여성이 상대방을 용서할 수 없을 때만 허용되는 유서 깊은 격투 기술이라는 설정으로, 해당 기술을 사용해서 하는 전투는 신성한 결투 정도로 통한다. 마냥 몰상식한 하극상이 아닌 나름의 예의(?)를 갖춰서 하는 행동이라는 것.
게임을 처음 실행하면 오프닝 애니메이션이 이용자를 반겨준다. 모바일 판이나 웹 버전에서는 볼 수 없었던 영상으로, 의외로 퀄리티 높은 영상미와 함께 앞으로 싸우게 될 적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짧은 애니메이션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게임이 시작되고, 스토리 스크립트가 하나 둘 표시된다. 개인적으로 번역이 마음에 들었는데, “지x도 풍년이네요.”, “괄약근에 힘 꽉 주고 츠바키코지 가문을 제 것으로 만들어 보이겠습니다.” 등 어쩐지 정겹고 입에 착착 달라붙는 대사를 맛볼 수 있었다.
가끔 시대상에 맞지 않는 “무지개 반사” 같은 스크립트도 있었지만, 가벼운 B급 ‘병맛’ 감성이 가득한 게임의 분위기에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이어서 게임의 핵심인 ‘전투’로 들어가 보자면, ‘장미와 동백 - 호화찬란 버전’은 전작과 다르게 턴제로 진행된다. 우측 상단 바 모양이 ‘장미’ 형태면 이용자의 턴, ‘동백’ 모양이면 적의 턴이다. 게임은 상대의 체력을 전부 없애거나 자신의 체력이 모두 떨어지면 끝난다.
이용자는 자신의 턴이 되면 A버튼을 누른 상태로 조이콘을 휘둘러 상대방에게 ‘싸대기’를 날릴 수 있다. 조이콘을 휘두르는 정도에 따라 공격의 강도가 달라지고, 아주 약하게 휘두르면 싸대기를 때리는 척 적을 속일 수도 있다. 아주 약하게 휘둘러 적을 속인 뒤, 강하게 공격을 날려 유효타를 먹이는 방식으로 활용하면 된다.
반대로 적의 턴에는 상대의 공격을 피하는 ‘회피’를 진행할 수 있다. 적의 모션을 잘 보고 싸대기가 날아오는 타이밍에 R버튼을 누르면서 조이콘을 뒤로 물리면 공격을 피할 수 있다. 회피에 성공하면 바로 A 버튼을 눌러 반격(카운터 작렬) 대미지를 입히는 것도 가능해서 상대의 공격을 피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간단한 전투 시스템이지만, 타격감이 워낙 훌륭하고 적들의 공격 방식이 다양해서 끝까지 긴장감 있는 플레이가 가능했다. 내가 적들을 속일 수 있듯이 적들도 속임수 동작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고, 체력이 일정량 이상 떨어지면 새로운 공격 방식이나 모션 등이 추가되는 경우도 있어서 ‘이번 적은 어떤 패턴을 보여줄까?’하고 기대하게 됐다.
또, 대부분 우아한 모습을 하고 있는 캐릭터들이 공격을 주고받으면서 우스꽝스럽게 망가지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혼자서 스토리 에피소드를 진행하는 것도 즐거웠지만, 게임에 PVP를 지원하는 ‘대결 모드(둘이서 싸다구 편)’의 이야기도 빠질 수는 없다. 개인적으로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게임을 즐겼을 때 ‘장미와 동백’의 재미 요소가 더 살아나는 기분이었다.
메인 화면에서 ‘대결 모드’를 선택한 뒤 실행하면, 오른쪽 조이콘을 가진 이용자가 ‘장미의 숙녀(1p)’, 왼쪽 조이콘을 든 이용자가 ‘동백의 숙녀(2p)’가 된다.
‘장미의 숙녀’는 시나리오 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만 선택할 수 있고, ‘동백의 숙녀’는 시나리오에서 ‘적’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만 선택할 수 있다. 캐릭터 선택 창에서 검게 칠해진 캐릭터는 본편 시나리오에서 만난 적이 없어서 해금이 덜 된 것으로, 다양한 캐릭터로 플레이하고 싶다면 본편을 먼저 플레이하길 권장한다.
여기서 특이한 점이 하나 있다면, ‘장미의 숙녀’와 ‘동백의 숙녀’의 체력량이 항상 같지가 않다. 선택한 캐릭터의 고유 체력을 그대로 따라가는 형태인데, 적 캐릭터가 체력이 많은 편이 대부분이라, ‘동백의 숙녀’가 PvP에 더 유리하다.
PvP 특성상 개개인의 실력차가 있는 경우가 많으니, 게임에 덜 익숙한 이용자가 ‘동백의 숙녀’가 되는 식으로 밸런스를 맞추면 된다.
혼자 플레이하는 시나리오와 달리, 대결 모드에서는 정말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펼쳐지는 방해 공작과 전술이 쏟아진다. 같이 플레이하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필자의 경우 현실에서까지 엇박으로 비명을 질러 속임수를 쓰는 친구가 있었다.
간단한 조작 방식, 누구나 웃으면서 플레이할 수 있는 가벼운 스토리, 친구와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찾는 이용자라면 ‘장미와 동백 - 호화찬란 버전’을 고려해봐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