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전종목 메달 달성한 e스포츠, 지원 확대 기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e스포츠 한국 대표팀이 전 종목 메달 달성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하며 금의환향했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FC온라인, 스트리트파이터5, 리그오브레전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종목에 출전했으며, FC온라인에서 곽준혁 선수가 동메달, 스트리트파이터5에서 김관우 선수가 금메달, 리그오브레전드 대표팀은 금메달,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대표팀은 은메달을 획득했다.
특히, 스트리트파이터5 종목에 출전한 김관우 선수는 44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금메달의 주인공이 되면서 화제가 됐으며, 리그오브레전드 종목에 출전한 페이커(이상혁), 쵸비(정지훈), 카나비(서진혁), 제우스(최우제), 룰러(박재혁), 케리아(류민석) 선수는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중국 대표팀까지 포함해 전경기 2:0 완승으로 세계 최고의 실력을 과시했다.
스트리트파이터5 김관우 선수는 이미 민방위까지 마친 현역 제대이기 때문에 병역 특례에 해당되지 않았지만, 이상혁 선수를 필두로 한 리그오브레전드 대표팀 전원은 이번 금메달 획득 덕분에 병역 특례의 혜택을 받게 돼, 국내 리그오브레전드 리그 흥행에 청신호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전에 임요환, 홍진호 선수 등이 공군 e스포츠팀 소속으로 군 생활과 선수 생활을 같이 한 적이 있긴 하나, 병력 특례를 받은 것은 국내 e스포츠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이상혁 선수는 기자회견에서 "e스포츠가 스포츠라고 할 수 있는가?", "e스포츠 선수에게 병력 특례를 주는 것이 합당한가?" 등의 난감한 질문에도 "경기를 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많은 분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고 경쟁하는 모습이 영감을 일으킨다면 그게 스포츠로서 가장 중요한 의미라고 생각한다"는 우문현답으로 많은 이들을 감탄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e스포츠 국가대표팀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놀라운 성적을 거두면서 e스포츠 지원 확대의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개인 SNS를 통해 “국내 e스포츠 환경이 열악함에도 거둔 성과이기에, 선수들이 만들어 준 결과에 기뻐함과 함께, 이제 선수들이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줘야 할 것입니다”라고 의견을 남겼다.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 역시 개인 SNS를 통해 “한국e스포츠협회에게도 감사함을 전합니다. 대회전 사전답사는 물론, 중국 경기장와 똑같은 환경을 조성해서 선수들과 시뮬레이션까지 했습니다. 이런 노력이 이스포츠 각 종목에서 좋은 성적을 이끌어낸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e스포츠의 발전은 계속될 것입니다. 저도 국회에서 좋은 정책으로 계속해서 지원하겠습니다. 화이팅!!”이라고 글을 남겨 주목을 받았다.
또한, 새로운 문화체육부 장관으로 유력한 유인촌 후보자도 e스포츠 진흥 방안을 고민하겠다는 입장이다.
유인촌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서면질의 답변서를 통해 “e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지역별 e스포츠 상설경기장 등 기반시설을 구축하는 등 지역 e스포츠 환경을 우선적으로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향후 한중일 e스포츠 대회를 점차적으로 확대하여 개최하는 등 e스포츠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e스포츠 구단 창단 및 운영에 대한 세제혜택을 확대하는 등 e스포츠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지원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논란이 되고 있는 게임질병코드에 대해서도 “이는 WHO의 권고사항으로 도입 여부 및 범위, 시기는 각 국가별로 자체 결정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직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고, 다른 나라에서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매우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국민의 74.4%가 이용하는 대표적인 여가 및 문화생활 및 만큼 올바른 게임 이해 및 활용 교육을 확대하여 건전 게임 문화를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규제보다는 진흥에 초점을 맞추는 견해를 보였다.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e스포츠는 오는 2026년에 열리는 제20회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도 정식 종목으로 확정됐다. e스포츠 지원 확대 움직임이 결실을 맺어 다음 아시안게임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