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력 높은 이용자들 많다? 게임사에게 쏟아지는 카드사 ‘러브콜’
넥슨이나 엔씨소프트 등 주요 게임사들이 카드사와 손을 잡고 카드를 제작하는 사례가 속속히 등장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게임 이용자들의 구매력 증가에 따른 카드사들의 수익 창출 방안 모색의 결과로 보인다.
실제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2 게임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게임 이용자 중 게임 머니 및 아이템을 구입하기 위해 현금을 지출한 경험이 있는 비율은 PC 게임 63.8%, 모바일 게임 39.5%이다. 모바일 게임의 결제 이용자 수가 적어 보이지만 전년 대비 평균 결제 금액이 15,000원 상승하는 등 나날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카드사들은 게임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게임사 IP를 이용한 카드 홍보, 게임 이용자들을 통한 수익 창출을 기대할 수 있고, 게임사들 입장에서도 카드 혜택을 통한 이용자의 증가를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게임사와 카드사의 협업으로는 넥슨의 사례를 들 수 있겠다. 넥슨은 작년 6월 현대카드와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마비노기’ 등 자사의 대표 IP로 디자인한 ‘넥슨 현대카드’를 출시했다. 상품은 다양한 혜택에 집중한 ‘넥슨 현대카드’, 프리미엄 고객을 위한 ‘넥슨 현대카드 UNLIMITED’ 그리고 ‘넥슨 현대카드 CHECK’ 3종으로 구성되어 있다.
‘넥슨 현대카드’는 가입 상품과 전월 이용금액에 따라 최대 3%까지 한도 없이 ‘넥슨 현대카드 포인트’를 적립받을 수 있고, 해당 포인트는 넥슨 홈페이지 내 회원 전용 상점인 ‘넥슨 현대카드샵’에서 넥슨캐시나 모바일 게임 쿠폰 등으로 전환 가능하다.
‘넥슨 현대카드’는 최근에도 이벤트를 진행하며 이용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는데, 지난 9월에는 ‘데이브 더 다이버’와의 컬래버레이션 소식을 알렸다. 해당 콜라보에서는 오는 11월 9일까지 ‘넥슨 현대카드’ 누적 사용 금액 15만 원을 달성하면 ‘데이브 더 다이버 패키지’ 혹은 ‘넥슨 현대카드 포인트 10만 포인트’ 중 한 가지를 선택해 받을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데이브 더 다이버 패키지’에는 게임 유통 플랫폼인 스팀에서 사용할 수 있는 ‘데이브 더 다이버 디럭스 에디션’ 이용권(게임 코드), 머그컵과 코스터로 구성된 한정판 굿즈, 그리고 넥슨 현대카드 포인트 3만 포인트가 포함돼 있다.
이에 질세라 엔씨소프트도 ‘도구리’ 캐릭터 IP를 내세워 신용카드 2종, 체크카드 2종으로 이루어진 ‘신한카드 봄 도구리 에디션’을 9월 출시했다. ‘도구리’는 리니지2M의 몬스터를 기반으로 한 캐릭터지만, 넥슨과 달리 카드의 혜택이 게임과 관련된 것은 아니다.
도구리 신용카드는 전 가맹점 최대 0.5% 캐시백, 대중교통 일 최대 200원 캐시백, 디지털 구독 최대 1만 원 캐시백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도구리 체크카드는 국내외 이용금액 최대 0.3% 캐시백, 대중교통 일 최대 200원 캐시백을 지원한다.
당시 컬래버레이션 상품 출시 기념 이벤트도 진행했는데, 엔씨소프트는 도구리 신용카드로 12만 원을 사용한 고객 선착순 500명에게 ‘넵! 쓰겠습니다! KIT’를 선물했다. KIT 구성품은 후드 담요, 단 우산, 볼캡, 사원증케이스&데코참 등 7종의 도구리 캐릭터 상품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가 서비스하는 게임에 사용할 수 있는 혜택을 가진 카드는 아니지만, ‘도구리’라는 캐릭터 IP를 강화하기 위해 모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혜택으로 이용자의 관심을 유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사가 서비스하는 모든 게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혜택을 선보이는 ‘넥슨 현대카드’가, 게임 관련 혜택은 아니지만 캐릭터 IP 강화에 나선 ‘신한카드 봄 도구리 에디션’이 있는가 하면, 아예 한 가지 게임에 특화된 카드를 제작한 사례도 있다.
그 주인공은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 카드’로, 회사는 작년 1월 BC카드와 협업하여 MMORPG ‘로스트아크’에 특화된 카드를 출시했다. 해당 카드는 로스트아크의 마스코트인 ‘모코코’를 기반으로 한 디자인부터 게임에서 등장하는 ‘웨이 카드’를 모티브로 한 디자인까지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
‘로스트아크 카드’는 게임 내 유료 재화 할인 혜택을 중심으로 제공한다. 이용자는 ‘로스트아크’의 유료 재화인 ‘로열크리스탈’을 해당 카드로 충전할 때 10%의 청구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도 받을 수 있는 혜택으로는 BC카드 국내외 전 가맹점 0.5%, 온라인 가맹점 1.5%의 청구할인이 있다.
BC카드 측 관계자는 출시 이틀 만에 누적 발급 1만 개를 돌파했고, 게임 이용자의 니즈에 딱 맞는 특별한 혜택으로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바 있다.
해외 게임사의 카드사 협업 사례도 빠지면 섭섭하다. 작년에는 중국 게임사인 호요버스도 ‘호요버스 체크카드’를 선보였다. 카드는 자사가 서비스하는 ‘붕괴3rd 달려라’ ‘원신 통통 폭탄’ ‘원신 슬라임랜드’ ‘미해결사건부 운명의 파트너’ 등 4종의 게임 테마로 디자인됐다.
‘호요버스 체크카드’는 편의점, 베이커리, 커피, 대중교통 이용 시 5%가 하나머니로 적립되고, 달마다 최대 5000 하나머니를 적립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도구리 카드’처럼 게임 관련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다.
하나카드의 한 관계자는 “호요버스 체크카드는 기존 제휴 체크카드들과 비교했을 때 발급량이 높은 편이고, 발급량의 약 60%가 MZ세대다.”, “귀엽고 친숙한 캐릭터 IP가 청년층에게 부담없이 다가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