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아카이브에 이어 스타듀 밸리까지, 게임 업계에 오케스트라 선율 울려 퍼진다
최근 ‘블루 아카이브’, ‘스타듀 밸리’ 등 유명 게임의 오케스트라 개최 소식이 잇따라 들려오고 있다. 이제 게임은 단순히 재미를 위한 오락거리를 넘어 하나의 문화 예술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먼저 넥슨은 ‘블루 아카이브’의 첫 단독 오케스트라 공연 ‘사운드 아카이브 디 오케스트라’를 11월 5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블루 아카이브’는 청량하고 밝은 분위기에 걸맞으면서도 높은 완성도를 지닌 배경음악으로 꾸준한 호평을 받은 게임이다.
해당 공연에서는 ‘Unwelcome School’, ‘Constant Moderato’ 등 ‘블루 아카이브’를 대표하는 곡들이 ‘최영선’ 지휘자 및 ‘밀레니엄 심포니 오케스트라’ 아래 웅장하게 연주될 예정이다. 또, 이번에는 지난 블루아카이브 1.5주년 페스티벌에 깜짝 등장해 큰 호응을 얻은 가수 ‘윤하’도 특별 게스트로 만나볼 수 있다.
‘스타듀 밸리’ 개발자 ‘에릭 바론’도 ‘스타듀 밸리’ 오케스트라 투어 ‘페스티벌 오브 시즌스’의 개최 소식을 알렸다. ‘스타듀 밸리’는 게임 분위기에 맞게 전체적으로 일상적이고 밝은 OST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적 있는 게임이다.
행사는 내년 2월 1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시작으로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14개 지역을 돌며 진행된다. 공연은 ‘챔버 오케스트라’의 라이브 연주로 진행돼, 관현악으로 편곡된 ‘스타뷰 밸리’의 OST를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이번 행사는 포켓몬스터,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등 유명 IP의 라이브 공연을 맡은 경험이 있는 ‘소호 라이브’와의 협업으로 진행돼 보다 퀄리티 높은 공연을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물론, 게임을 기반으로 한 오케스트라 행사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코로나19로 경직됐던 문화·예술계가 풀리기 시작한 작년 여름에는 ‘LOL: 디 오케스트라 MSI 부산’, ‘스타크래프트 라이브 콘서트: 앙코르’, 로스트아크 오케스트라 ‘Dear. Friends’가 열리더니, 작년 말에는 아예 국회에서 게임 오케스트라 연주가 진행된 바 있다.
작년 12월,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대한민국게임포럼·국회 문화콘텐츠포럼이 주최한 ‘게임 문화예술콘서트’가 개최됐다. 당시 행사에서는 가디언테일즈, 마비노기, 배틀그라운드 등 게임 애호가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게임의 주제곡이 약 1시간 30분 동안 연주됐다.
‘게임 문화예술콘서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게임을 구성하는 음악, 미술, 스토리 등 다양한 요소는 하나하나 살펴보면 모두 예술적 속성을 갖추고 있다.”라며 “이를 하나로 모아놓은 게임은 종합 예술로서의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게임 업계에 울려 퍼지는 오케스트라 선율에 클래식 음악 시장도 긍정적인 입장을 전했다. 게임 음악을 통해 클래식에 입문하는 이용자 증가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영국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이하 RPO)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11세의 어린이 및 청소년 응답자의 15%는 ‘게임 음악을 통해서’ 클래식 음악을 접하게 됐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연주회에 가서(11%)’라는 답변보다 높은 수치다.
RPO의 전무 제임스 윌리엄스는 영국 언론 ‘Telegraph’와의 인터뷰에서 “게임은 젊은 층이 처음으로 클래식 음악을 경험할 수 있는 중요한 통로다”, “게임 음악은 (클래식 음악 접근에 대한) 촉발제이자 촉매제가 될 수 있는 정말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게임 오케스트라의 주요 고객층인 게임 이용자들도 반색했다. 이용자들은 “내가 저 오케스트라의 악기 하나는 맞춰줬겠지”라고 우스갯소리를 하고, 게임에 쓴 돈이 웅장한 오케스트라로 돌아왔다고 생각했을 때 뿌듯한 마음도 든다는 반응을 보였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게임 오케스트라 개최는 게임사들 입장에서도 충성 고객 확보에 도움이 된다. 내가 직접 플레이하고 즐겼던 게임의 음악이 오케스트라를 만나 웅장하게 연주되는 모습을 싫어할 수 있는 이용자는 몇 없을 것이다.”, “이용자도 좋고 게임사도 좋은 윈-윈 행사다”라고 말했다.
한편, 야후 리서치는 비디오 게임의 음악 시장이 2022년 1조 6095억 원에서 2029년 2조 7557억 원까지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