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롤드컵] 1황 젠지와 그 뒤를 따르는 T1과 KT 그리고 위기의 DK
2023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2023 롤드컵)의 상위 토너먼트 진출팀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현재 스위스 스테이지 3라운드가 진행 중인 2023 롤드컵에서 한국 LCK 중 가장 먼저 상위 라운드에 진출을 확정한 팀은 젠지였다.
2023 LCK 전 대회를 우승하며, 이번 롤드컵에서 유력 우승 후보로 꼽히는 젠지는 1라운드에서 만난 VCS(베트남 챔피언십 시리즈) 1번 시드로 출전한 GAM e스포츠를 만나 가볍게 1승을 기록해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2라운드는 LCK 간의 내전으로 진행됐다. 바로 올 시즌 큰 무대에서 매번 격돌한 최대 라이벌 T1을 예선에서 만나게 된 것.
젠지를 상대한 T1은 마치 결승 무대를 보는 듯한 벤픽과 플레이로 경기 초반 젠지를 압도하는 듯했으나, 한타전부터 치밀하게 계산한 젠지의 노림수에 제대로 당하며 이번 롤드컵에서 첫 패배를 기록했다.
이후 3라운드에서 한때 LCK 킬러로 불렸던 G2까지 가뿐히 잡아낸 젠지는 중국 LPL의 최강팀 징동 게이밍과 함께 이번 롤드컵에서 가장 먼저 3승을 기록해 상위 라운드 진출을 확정지은 팀이 되었다.
T1과 KT의 분전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먼저 지난 19일 북미 리그의 우승팀 팀 리퀴드를 만난 T1은 ‘표식’ 홍창현이 선보인 매서운 리신 플레이와 ‘코어장전’ 조용인의 활약에 눌려 경기 내내 끌려가는 장면을 연출했다.
자칫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이 일어날 수도 있던 상황. 하지만 중반 이후 몸집을 키운 T1은 서서히 경기의 주도권을 잡아가기 시작했고, 결국 35분경 벌어진 미드 한타에서 대승을 기록해 극적인 역전승으로 2023 롤드컵 첫 승을 신고했다.
이후 젠지에게 패배하며, 과거와 같은 경기력이 나오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던 중 맞이한 3라운드에서 C9을 만난 T1은 예술적인 한타 스킬 연계와 유려한 운영으로 2승을 추가하며, 이러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3승을 기록하면 상위 스테이지로 진출하는 스위스 스테이지의 특성상 4라운드에서 LCK 내전 혹은 LPL의 강호를 만나는 경우를 제외하면 T1의 상위 라운드 진출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이번 롤드컵에서 다소 어려운 일정을 받아들었으나, LCK 정규시즌 1위의 저력을 보여주며,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1라운드부터 몇 번의 대전 추첨 끝에 중국의 강호 BLG(비리비리 게이밍)를 만난 KT는 과거 BLG 소속이었던 ‘에이밍’ 김하람의 카이사가 활약하며 초반 분위기를 잡았으나, 22분 한타에서 대패하며 유리한 경기가 완전히 뒤집혀 그대로 패배하고 말았다.
롤드컵에 처음으로 데뷔하는 인원이 많은 KT로는 최악의 출발인 셈. 하지만 KT는 2라운드 LCK 내전에서 만난 DK를 상대로 무난히 승리하며 이번 대회 첫 1승을 챙겼다.
3라운드에서 G2에게 다 이긴 경기를 뒤집히며 분위기가 가라앉은 중국의 WBG(웨이보 게이밍)을 상대한 KT는 경기 초반부터 전라인에서 상대를 몰아치며, LCK 정규 시즌 1위 시절의 모습을 다시 보여줘 2승을 챙겼다.
LCK 4번 시드로 출전한 DK(디플러스 기아)는 벼랑 끝에 몰린 모습이다. 이번 대회에서 국내 최고의 미드라이너로 꼽히는 ‘허수’ 쇼메이커와 지난해 롤드컵 우승의 주역 ‘데프트’ 김혁규를 앞세운 DK에 대한 기대는 남달랐다.
하지만 1라운드 G2와의 경기에서 탑과 바텀이 계속 공략당하며 경기 내내 끌려다녔고, 40분이 넘도록 버티고 버티며, 역전을 노렸지만, 결국 41분경 미드 한타에서 패배하며 2023 롤드컵을 1패로 시작했다.
이후 2라운드에서 KT를 만난 DK는 제이스, 직스, 아지르로 이어지는 중장거리 조합을 꺼내 들었으나, 오브젝트 전투에서 패배가 이어지며, 힘을 쓰지 못했고, 결국 31분 만에 4:16이라는 킬 스코어 차이와 함께 2패를 추가했다.
3패를 당하면 곧바로 대회에서 탈락하는 스위스 스테이지의 특성상 이제 DK는 1패만 더 기록하면 대회 일정을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 이에 DK는 오늘(23일) 만나는 BDS(비디에스)와의 경기에서 반드시 1승을 챙겨야 다음 단계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