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쏘아 올린 굵은 공.. 한국 콘솔 게임 '100만 장 시대' 개막

지난해 11월에 개최된 2022 지스타 게임쇼는 '한국 콘솔 게임의 글로벌 출사표'를 알리는 무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넥슨, 네오위즈, 넷마블, 크래프톤 등 수많은 게임사들이 일제히 차세대 콘솔 게임을 주 무기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전시장 곳곳에서 '플랫폼 다변화'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고, 게이머들 또한 한마음 한 뜻으로 그러한 게임사들의 변화를 옹호했다.

그리고 만 1년이 가까워오는 현재, 국산 게임 지형의 변화는 놀라운 수준이다. 곳곳에서 외신의 호평과 함께 판매량 1백만 장을 넘어섰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한국 게임사들의 콘솔 게임시장 진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데이브 더 다이버'
'데이브 더 다이버'

한국 콘솔 게임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올해 대표 타이틀은 넥슨의 '데이브 더 다이버'다. 넥슨의 서브게임 브랜드 '민트로켓'에서 개발한 이 게임은 블루홀을 탐험하며 해양 생물을 사냥하는 어드벤처 요소와 초밥집을 운영하는 경영 시뮬레이션이 결합한 게임으로, 매력적인 캐릭터와 흥미로운 스토리가 어우러진 것이 특징이다.

놀라운 점은 '던전 앤 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등 PC와 모바일 게임에 오롯이 집중하던 넥슨에서 돌연 내보낸 이 게임이 수많은 해외의 콘솔 게임들을 누르고 혜성처럼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는 점이다.

출시 후 '데이브 더 다이버'는 외신과 메타크리틱 등 해외 평가 사이트에서 엄청난 호평을 받았고, 유난히 명작들이 쏟아진 2023년 게임 라인업 중에서도 '올해의 게임'(Game of the Year)을 받을 만한 게임이라는 평가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출시 이틀 만에 스팀 인기 1위를 기록한 '데이브 더 다이버'
출시 이틀 만에 스팀 인기 1위를 기록한 '데이브 더 다이버'

판매 기록도 대단하다. 출시 직후 '데이브 더 다이버'는 쟁쟁한 인기작들을 뒤로하고 스팀 인기 게임 1위를 기록했다. 게임 평가 또한 현재 약 5만 4천여 명의 이용자들이 게임 평가에 참여했는데도 '압도적 긍정적'을 이끌어냈으며, 올해 유일하게 2백만 장 판매를 돌파한 국산 스팀 게임으로 기록되고 있다.

여기에 해외 판매량이 전체의 90%를 넘는다는 점도 기존의 한국 게임의 지형을 완전히 바꿔놓은 사례라는 평가가 이어진다.

또 기억해야할점이 있다. 이러한 '데이브 더 다이버'의 기록이 오로지 게임성으로 달성한 성과라는 사실이다. 국내와 일본, 중국 등 넥슨은 PC와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압도적인 강자 중 하나로 손꼽히지만, 반대로 콘솔 게임시장에서의 인지도는 제로에 가깝다.

콘솔 게임 이용자 중 상당수가 게임사의 팬덤으로 구매층을 형성하는 만큼, 시장 상황이 넥슨에 훨씬 불리했음에도 '데이브 더 다이버'의 호평이 이어진 것이다.

손맛 있는 수중 액션을 선보인 '데이브 더 다이버'
손맛 있는 수중 액션을 선보인 '데이브 더 다이버'

또 이 같은 행보는 크래프톤과도 대비된다. '배틀그라운드'라는 걸출한 게임으로 해외 콘솔 게임시장에서 걸출한 인지도를 쌓아왔음에도 크래프톤은 로그라이크 장르를 표방한 '미스트오버'로 참패를 맛봤으며, 뒤이어 '칼리스토 프로토콜'로 연이어 고배를 마셨다. 이는 얼마나 콘솔 게임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운지를 알려주는 단적인 예이기도 하고, 그만큼 '데이브 더 다이버'가 대단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넥슨의 '데이브 더 다이버'에 이어 네오위즈도 콘솔 게임시장을 개척 중인 한국 게임사로 손꼽힌다. 네오위즈는 자체 개발 게임은 아니지만 인디 게임 '스컬'로 100만 장 판매를 넘긴 적이 있다.

네오위즈
네오위즈

이어 네오위즈는 올해 자체 개발작인 소울류 게임 'P의 거짓'으로 또 한 번 100만 장 판매 달성이라는 고지를 넘었다. 200만 장을 돌파한 '데이브 더 다이버'에 이은 'P의 거짓'의 행보로 드디어 한국 콘솔 게임 '100만 장 판매'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나아가 국내에는 기라성 같은 콘솔 게임들의 후속타가 이어질 예정이다. 넥슨은 당장 오는 10월 26일에 '데이브 더 다이버'의 닌텐도 스위치 버전의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또한 올해 내에 신작 'TL'을 선 출시하겠다는 계획과 함께 배재현 부사장이 수년간 공을 들인 'LLL' 또한 이번 지스타에서 내놓은 후 내년을 기약한다고 발표했다.

이외에도 신생 인디 게임사 디자드에서도 언리얼 5 엔진에 특화된 다대다 실시간 액션 전투 게임 '아수라장'을 통해 내년 내 콘솔 게임시장을 두드리는 등 국산 콘솔 게임들의 활약은 내년에도 활기차게 이어질 예정이다.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